화끈한 전투ㆍ흥미진진 스토리 압권…성장 위한 반복플레이 식상

NHN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우진)가 서비스 하는 모바일게임 ‘크루세이더 퀘스트’가 최근 출시 한달여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을 돌파했다. 고전게임의 맛을 살린 그래픽과 아기자기한 캐릭터, 잘 짜여진 전투 시스템이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오랜만에 만난 수작이라 평할 수 있다. 단순함을 켜켜이 쌓아 묵직한 콘텐츠로 바꾸는 밸런스 감각이 뛰어난 게임이기 때문이다. 게임을 하다보면 불만이 폭발하는 순간도 종종 있지만, 그 이상의 재미를 주는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당분간 인기작 대열에 머물기에 충분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이 작품의 전투 시스템은 다소 독특하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자동으로 이동하는 캐릭터가 적과 만나면 자동으로 공격한다. 과거에 인기를 끈 ‘이스’ ‘용사30’, 최근 인기를 끈 인디 모바일게임 ‘용사는 진행 중’과 같은 방식인데, 캐릭터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블록시스템’을 접목시켰다.

‘블록시스템’은 무작위로 생성된 캐릭터 블록을 쌓고, 연결된 블록 수에 따라 스킬이 강화되는 방식이다. 유저 파티가 총 3개의 캐릭터로 이루어져 블록 종류도 3개다. 이에 따라 블록을 연결시킬지, 아니면 빠르게 사용할지 유저의 선택이 게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유저의 실력이 결과로 이어질 여지를 남긴 것이다.

‘블록시스템’을 잘 이용하면 ‘특수 스킬’을 쓸 기회가 주어진다. ‘특수스킬’은 3성 등급의 캐릭터의 부가 스킬로 블록을 사용 할수록 게이지가 쌓이고, 최대치에 도달하면 ‘특수스킬’ 블록이 생성된다. 이 공격은 매우 강력해서 빠른 전투를 가능하게 해준다.

‘여신스킬’도 전투를 풀어나가는 중요한 요소다. 유저는 3개의 캐릭터 외에도 한 개의 ‘여신’을 선택해 던전을 탐험한다. ‘여신’은 전투력은 없지만 조건부로 강력한 지원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캐릭터를 강화하고, 나쁜 효과를 제거하는 식이다.

던전 진행은 단계별로 몰려오는 적을 차근차근 물리쳐 스테이지의 최종 보스를 처치하면 클리어 된다. 단계는 난이도에 따라 3~6개 웨이브가 몰려오는데 ‘특수스킬’과 ‘여신스킬’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공략에는 큰 무리가 없을 정도다.

이 전투 시스템은 서로가 가진 단점을 상호연계해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캐릭터의 기본 공격과 ‘특수스킬’이 근거리 전용이라면, 상대의 발을 묶는 ‘여신’을 사용하면 되는 식이다. ‘블록시스템’도 운이 작용하는 요소가 크지만,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오히려 ‘특수스킬’ 게이지를 빠르게 쌓을 수 있도록 잘 짜여져 있다.

물론 상위 스테이지로 갈수록 난이도는 높아지고, ‘블록시스템’을 잘 못 쓰면 빵빵한 캐릭터로 파티를 짜도 허무하게 실패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반대로 ‘블록시스템’을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특수스킬’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면 다소 높은 난이도의 스테이지 클리어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캐릭터의 조합과 유저의 판단, 블록 운 등 여러 변수가 있어 반복적인 던전 플레이도 크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할 수 있다.

던전은 일반 스토리 던전과 고대 던전, 월드보스 던전 3개 종류로 나뉘어 있다. 스토리 던전은 게임의 흐름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할 콘텐츠다. 고대 던전은 흔히 ‘인던’이라 부르는 곳에 비유할 수 있고, ‘월드보스 던전’은 ‘레이드’라고 이해하면 편하다. 각 던전들은 별도의 입장아이템이 소모돼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데, 개발사가 유저 편의에 신경 쓴 흔적이라 볼 수 있다.

▲ 2인 유저가 참여하는 레이드 '월드보스 던전'. 최대 6성급 무기를 획득할 수 있다.

유저간 대결(PVP) 콘텐츠는 ‘투기장’이란 이름으로 존재한다. 이곳은 캐릭터 육성과 승급에 필요한 명예점수를 얻을 수 있기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코스다. 상대가 몬스터에서 실제 유저의 파티로 변경됐을 뿐 특별한 점은 없는데, 한 차례 밸런스 조정패치가 적용됐음에도 내 캐릭터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의 유저와 매칭을 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어 불편했다.

캐릭터 육성에 너무 많은 자원이 필요한 것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캐릭터 육성은 ‘승급’을 통해 이뤄진다. ‘승급’은 캐릭터 등급을 한단계 올려주는 시스템으로 3성 캐릭터를 4성 캐릭터로 바꿔주는 것이다.

캐릭터를 육성하는 데는 캐릭터 등급을 올려주는 ‘빵’이 대량으로 소모된다. ‘빵’을 이용한 수련에는 ‘골드(게임화폐)’가 필요하다. 캐릭터 등급을 최고치 까지 올렸다면, ‘명예점수’를 사용해 캐릭터 승급을 할 수 있다.

종합해 보면 육성을 위한 자원이 ‘빵’ ‘골드’ ‘명예점수’ 3가지나 된다. 이 자원을 획득하는 방법도 결국 반복 플레이와 직결되는데, 문제는 너무 많은 양을 요구하다 보니 결국 반복 플레이를 강요하는 모양세가 된다는 점이다.

특히 ‘명예점수’는 캐릭터를 왕국으로 귀환(판매)하거나 ‘투기장’에서 연승하지 않으면 대량으로 얻을 수 없다. 시스템이 이해는 가지만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또, 대부분의 모바일게임이 사용하는 육성시스템이 ‘크루세이더 퀘스트’에서 유독 아쉬운 것은 전체적인 구조가 과거 유행했던 게임들과 유사한 점 때문일 것이다. 이 게임이 고전게임의 장점을 흡수했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음에도, 육성에 최신 트렌드를 접목시켰을 뿐 전투시스템과 같이 발전시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어서다.

물론 이런 단점에도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본질적인 재미가 훼손되지는 않는다. 전투 시스템이 재미있고, 진부하긴 하지만 반전을 예고하는 이야기 구조가 흥미진진하다. 도트를 부각시킨 캐릭터들의 과장된 몸집도 보는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 결국 몇 가지 단점이 발목을 잡긴 하지만 전체적인 평점을 내린다면 ‘수작’의 대열에 포함된 중위권 정도는 줄 수 있지 않을까.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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