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시아 주력업체 매출감소…업계선 뾰족한 대책 없어 속앓이

일본과 러시아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이 시장을 공략 중인 게임업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과 러시아가 우리 게임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이용되는 시장이니 만큼 업체들의 글로벌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 네오위즈, 그라비티, 펄어비스 등 일본과 러시아 시장에 게임을 수출하고 있는 업체들은 엔화와 루블화가 각각 연초대비 20%, 60% 가까이 폭락함에 따라 적지 않은 매출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전년 말 1달러 당 90엔 수준에서 최근 110엔으로 20% 이상 하락한데다, 러시아 역시 국제유가 하락으로 루블화가 올해 초 대비 60% 이상 떨어진 상태다.

특히 일본의 엔저현상은 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책 ‘아베노믹스’에 따른 것인데, 지난 14일 실시된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이끄는 일본 연립여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엔저현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엔 환율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엔화는 올해 초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원선이 붕괴되면서 위기감이 높아졌다. 현재는 926원대로 상승했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국내 게임업체들의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현지 매출에 큰 차이는 없지만 한국으로 송금되는 금액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환율변동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정환율 계약서에 명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엔화약세가 지속될 경우 이 항목을 수정하는 일이 불가피해 질 것으로 보인다.

또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게임즈 등 일본에 지사를 두고 게임을 서비스 하는 업체들도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루블화 역시 올해 초 달러당 33루블에서 15일 달러당 80루블선이 붕괴돼 60%가량 가치가 하락했다.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목인 석유의 가격(국제유가)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는 떠오르는 신흥 게임시장으로서 우리 업체들의 진출이 크게 늘고 있는 시장이어서 타격이 더욱 크다. 특히 내년까지 러시아 진출을 예약한 중소업체들이 많아 가뜩이나 얇아진 허리가 더욱 왜소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러시아 시장에서는 엑스엘게임즈 ‘아키에이지’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같은 회사의 신작 ‘문명온라인’과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블루홀의 ‘테라’ 등이 현지 업체를 통해 퍼블리싱될 예정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엔화와 루블화의 약세에 대응에 대해 고민 중"이라며 "환율의 경우 업계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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