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몇 차례 열었던  ‘스타크래프트’ 대회는 이벤트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치열한 경기보다는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들이 무대에 오르는 데 대해  더 큰 의미를 뒀지요. 하지만 이번에 열리는 '스타즈리그'는 제대로 된 상금을 걸고 치러진다는 면에서 ,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지난 16일 서울시 송파구 콩두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난 서경종 이사는 ‘스타즈리그’ 개최를 앞두고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 10여년 간 자신의 청춘을 불 살랐던 리그가 자신의 손에 의해 부활한다는 것이 그를 흥분케 하는 듯 보였다.

‘스타즈 리그’는 명맥이 끊긴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크)’ 종목으로 진행되는 e스포츠 대회다. 몇 번의 이벤트성 대회가 열리곤 했지만 상금을 걸고 정식으로 진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콩두컴퍼니의 목표는 ‘스타크’ 프로게이머들이 선수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안정된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직업이 불안한 선수들의 생활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죠. 향후에는 다른 종목의 선수들을 위한 대회와 지원도 하고 싶습니다.”

서 이사와 홍진호 대표 등 프로게이머 1세대가 공동 설립한 콩두컴퍼니는 지난해부터 ‘콩두 스타즈 파티’를 개최하는 등  ‘스타크’ 부활에 주력해 왔다. 1세대 프로게이머이자 친한 선배로서 후배들이 더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소식이 알려지자 과거 e스포츠계의 탄생과 부흥을 함께했던 팬들의 호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국내외에서 ‘스타크’ 부활을 찬양하는 메시지가 쏟아졌고 홍 대표와 서 이사의 발걸음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개최한 ‘콩두 스타즈 파티’ 행사 역시 이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는게 서 이사의 설명이다.

“‘스타크’ 대회의 생명은 아직 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급작스럽게 결정되긴 했지만 중국에서 진행된 이벤트 대회도 성황리에 종료됐죠. 그날 현장에는 1100명 가량의 팬들이 운집했고, 인터넷을 통해 중국과 한국에서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시 시청하는 등 결과도 좋았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입장에서 보면 만족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지요.”

이제 2주도 채 남지 않은 새로운 리그 ‘스타즈 리그’에 거는 서 이사의 기대는 남다르다. 그동안 열린 대회가  과거를 추억하는 자리였다면, 오는 27일 조 지명식을 시작으로 내년 1월부터 3개월여간 열리는  ‘스타즈리그’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큰 상금이 걸린 만큼 대회 방식도 ‘스타 리그’ 방식을 차용했다. 또, 과거 치열했던 선수들의 경기를 팬들이 흥미진진하게 지켜봤던 만큼 이때의 영광을 다시 살려 내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많은 준비를 진행했고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경기장 마련도 이미 해 놓은 상태다.

“‘ 우승을 차지한 선수에 대해서는  2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집니다. 준우승은 1000만원, 3등 선수에게도 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집니다. ‘스타크1’이 정식 e스포츠 리그로서 진행되던 당시와 비견할만한 엄청난 금액입니다.”

지난 몇 달간을 되 돌아본 서 이사는 그러나  ‘아직은 멀었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국내를 비롯해 중국에서 거둔 성과와 해외 팬들의 반응은 서 이사의 신중함을 열정으로 바꾼 듯 했다. 

 그러나 이미 한번 꺼진 불꽃을 다시 살리는 작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법. 흥행을 위해 많은 사전 작업이 필요했고, 도움이 필요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일이 그리 쉬울 리가 없었다. 다행스러운 일은 선수들과 팬들은 물론 e스포츠협회에서도  대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필요한 자원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는 것.

특히 ‘스타크’ 리그의 부활에 적극적이었던  e스포츠협회는 미사용된 신규 맵, 심판 지원 등을 약속하는 등 서 이사의 고민을 크게 덜어줬다.

서 이사는 끝으로 이렇게 말했다. “‘스타즈리그’를 콩두컴퍼니가 제대로 해 내고 싶습니다. 도움을 준 분들과 팬들, 후배 프로게이머들을 위해서라도 꼭 성공 시키겠습니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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