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로비오가 화제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앵그리버드'라는 작품 하나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섰지만 이후 후속작의 부진으로 최근 인원정리를 단행하는 등 크게 위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부진은 한 작품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새로운 도전을 성공시키지 못한 탓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잘 만들어진 지적재산권(IP)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실제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워크래프트’ 시리즈는 시간을 초월해 다양한 바리에이션으로 탄생됐다.

초창기 ‘워크래프트’는 RTS로 시작돼 1990년대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았으며, ‘워크래프트3’는 에디터로 제작됀 도타로 큰 인기를 얻어왔다. 여기에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바탕으로 영웅의 서사를 그린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마지막으로 ‘하스스톤’까지 이어져왔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IP는 꾸준히 사랑받고 업체에게 큰 성공을 안겨주기도 한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최근 ‘2014블리즈컨’에서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1998년 ‘스타크래프트’ 발매이후 16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IP로 ‘오버워치’라는 이름의 FPS장르 작품이다.

‘오버워치’의 흥행에 대해서 지금 이야기하기에는 이르지만 새로운 IP를 발굴해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려는 블리자드의 모습은 우리 게임업체들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업체들의 동향을 보면 기존 온라인, 모바일에서 큰 인기를 얻어온 IP를 다시 컨버젼해 선보이고 있다. 위메이드는 국민작품의 반열에 오른 ‘윈드러너’를, 넥슨은 ‘마비노기’ ‘던전&파이터’를,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소울‘을 각각 활용해 신규 작품 제작에 들어갔다.

이들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어설프게 IP를 활용한다면 역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윈드러너2’는 ‘윈드러너’의 후속작이었지만 시장에서 크게 실패를 했다. 또 과거 온라인 게임으로 많은 팬 층을 확보했던 ‘요구르팅’이 최근 ‘퍼즐 요구르팅’으로 재활용 됐지만 이용자들의 의견은 싸늘하기만 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규 IP 개발은 개발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만큼 기존작의 인기를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것이 편하다”며 “또 이용자들의 눈에도 쉽게 띄니 흥행이 쉽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최근 로비오의 몰락을 본다면 이 방법도 최선은 아닌 것 같다. 모바일 시장 초장기 ‘앵그리버드’로 모바일 게임의 재미를 알아간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단순한 게임성에 아기자기한 캐릭터는 다양한 이용자층을 포섭해 큰 인기를 얻었었다.

그러나 지금의 로비오는 어떤가. ‘앵그리버드’ IP에만 집중한 나머지 신규 콘텐츠 개발이 없었고 결국에는 인력 감축이라는 칼까지 빼든 상황이 됐다. 하지만 로비오는 체제변화를 통해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이며 위기를 점차 벗어나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들 역시 이와 같은 모습을 보면서 깨달아야 한다. 새로운 동력원을 개발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더게임스 박상진 기자 kenny@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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