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국내 게임시장을 돌아보며 정리를 하면, ‘온라인 게임의 침체와 모바일 게임의 급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모바일 게임의 발전 속도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으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발전은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모바일 작품이 처음으로 대상의 영예를 획득한 것으로 대신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의 내부를 살펴보면 어떨까. 가볍고 짧은 플레이타임을 보여주던 퍼즐류에서 현재는 다양한 장르가 유저에게 선보이고 있다. PC 온라인의 전유물이라고 평가받던 RPG 역시 모바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꾸준한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는 콘솔 게임들도 새롭게 모바일 버전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RPG 장르의 모바일 출시는 개발기술의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복잡하고 어렵다는 이미지의 RPG 특유의 선입견을 깨준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 개발의 포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는 모바일 게임이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시장을 확대한 것 이상으로 중요한 포인트라고 평가받을 만한 상황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이런 모바일 게임의 거침없는 장르 확장에도 공통된 법칙 같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장르는 다양하되 게임 플레이 자체는 쉽고 간편해야 한다는 ‘간편함의 법칙’이다. 실제로 모바일 RPG 대중화에 불을 지핀 ‘몬스터 길들이기’의 캐치프라이스는 몬스터 수집 외에도 누구나 쉽게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쉬운 조작이었다.

이는 현재 다른 다양한 게임에서도 똑같이 적용이 되고 있다. 게임의 조작 자체가 쉽거나, 게임의 플레이 방법이 간편한 것이 대부분이며, 덤으로 자동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자동 플레이’가 필수처럼 탑재되어 있다. 이를 통해 수많은 모바일 게임 유저들은 단순한 터치 및 드래그만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업무 중에 자동으로 사냥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이런 단순화된 게임 구성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보다 복잡하고 마니악한 재미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간단한 게임만을 선보이고 있어 제대로 된 니즈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과거 기술력의 한계로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내지 못했던 콘솔 및 PC게임보다 심화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왜냐하면 이미 수많은 게임들이 좀 더 코어한 게임을 구현할 수 있다고 증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대한 상업적인 성공을 이유로 게임에 적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간편함의 법칙’이 모바일게임 시장을 확대시킴과 동시에 깊이를 깊게 만들지 못하는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은 다양한 환경을 통해 발전을 거듭하는 콘텐츠다. 다양한 환경을 통해 콘텐츠는 더욱 심화되고 방대해지며 풍부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은 이 ‘간편함의 법칙’ 덕분에 제대로 된 발전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과거에도 칼럼을 통해 현대인들의 게임 스타일 변화를 되짚어본 바 있다. 특히 SF ‘데몰리션 맨’이라는 영화를 통해 간편하고 편한 것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을 했다. 이와 같은 흐름은 현재 모바일 게임의 대세를 보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는 상황이다.

모바일 게임을 통해 다양한 장르가 간편화되어 선보이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움직임은 보다 많은 유저들이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장르 특유의 재미를 위해선 보다 발전된 게임 방향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김정주 노리아 대표 rococo@noria.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