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매년 자사의 신작과 업데이트 소식을 전하는 '블리즈컨'이란 국제행사를 개최한다.

올해 ‘블리즈컨’은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양일간 2만5000명의 관람객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2' 등 기존에 서비스 되고 있는 게임의 업데이트와 확장팩 소식 외에도 FPS 신작 '오버워치'를 공개해 전 세계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었다.

세계에 게임을 서비스 하는 블리자드의 행사인 만큼 행사장은 여러 인종들이 모인 박람회를 연상케 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청소년 자녀의 손을 잡고 현장을 누비는 다섯명의 학부모가 눈길을 끌었다.  그들은 바로 블리자드의 초청을 받아 이 행사장을 방문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블리자드와 경기도콘텐츠진행원이 진행한 '블리즈컨 2014' 견학 체험단으로 5박 7일간 ‘블리즈컨’ 견학, 블리자드 본사 투어, 마이크 모하임 대표와의 대담 등의 이벤트를 즐겼다.

행사에 참석한 학부모는 게임으로 열광하는 2만5000여명의 관중과 거대 게임기업 블리자드를 견학하고 산업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고 체험담을 밝혔다.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뀌는 효과를 본 것인데, 블리자드는 최소 5명의 학부모를 게임산업의 긍정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들로 바꾸는데 기여했다. 아이들이 게임개발자의 길을 걷겠다 했을 때 게임에 대한 막연한 편견 때문에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들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게임업체의 사회적인 책임이 이슈가 되곤 하는데, 블리자드의 쌍방향 소통 행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임업체가 스스로 열려있다 평하지만, 실상은 각종 유저 이벤트는 물론 사회환원에 관해서도 일방적인 경우가 많았다.

사실 한국업체들도 이런 학부모 초청행사를 안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방식의 차이가 있다. 한국의 초청행사는 사람들을 불러 모은 뒤 게임업체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하는 일방통행식이 많다. 반면 이번 블리자드의 초청행사는 쌍방향 소통이 됐다.

그 결과 형식적인 인사말이 아닌, 5명의 부정적인 '어른'이 아이들과 게임축제를 즐길 정도로 게임산업에 개방적이 됐다. 게임업체가 그토록 바랐던 학부모 중에서 게임산업 편을 들어줄 최소 5명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업체들이 진행한 각종 이벤트와 사회환원 행사에서는 학부모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아이들은 게임과 이벤트에 참여할 수만 있어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치더라도, 게임에 관심 없지만 아이들의 등쌀에 지친 몸을 끌고 온 보호자에게는 쉴 곳조차 제공하지 않는 행사가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직접적인 소비자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고, 행사를 찾은 관람객이 업체들의 목표일 수 있다. 행사에 참가한 학부모들 자체가 게임에 우호적이라 문제가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아주 작은 부분 하나가 학부모의 닫혔던 마음을 연 '블리즈컨 2014' 초청 행사처럼, 업체 스스로 유저와 그 가족에게 다가가려는 시도를 넓혀야 한다고 본다.

마케팅 혹은 사회환원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작은 행사라도 조금만 더 신경쓰면 게임을 문화로, 산업으로, 예술로 인정받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블리자드가 5명의 어른에게 게임산업을 제대로 알린 것처럼, 이런 작은 물결이 커져 큰 파도가 됐으면 한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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