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케이블채널 tvN에서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13명의 참가자가 매주 게임을 통해 생존경쟁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최근 세번째 시즌이 시작한 가운데 자체 최고시청률 기록을 깨며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지니어스’가 세번째 시즌으로 돌아와,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모습은 게임 업계에서 반길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보드게임을 통해 경쟁을 펼치는 구성이기 때문이다.

보드게임 업계는 최근 정부의 공격적인 웹보드게임 규제로 허탈함을 감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웹보드게임 규제는 사행성게임 근절이라는 의미가 함축됐다. 이는 의도치 않게 '보드게임' 명칭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알려지는 결과로 낳고 있다.

이 때문에 보드게임을 소재로 구성된 예능 프로그램 ‘지니어스’는 이같은 편견을 해소시켜주는 고마운 존재로 여겨진다. ‘지니어스’에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 포커류 게임이 등장했다. 이는 승부의 긴장감을 중심으로 연출이 이뤄져, 포커류 게임이 지닌 사행성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기회가 됐다.

보드게임 업체가 기존 온라인/모바일게임처럼 대중을 상대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작품을 알리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운 편이다. 이런 가운데 '지니어스'는 보드게임을 즐기는 과정이 예능 프로그램 형식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보드게임을 알린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보드게임 시장 매출 규모는 연간 3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5~6년 전 900억원 수준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 보드게임 업체들은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보드게임 박람회 ‘에센페어’를 통해 수출계약 추진액 194만 9000 유로(한화 약 26억 3천만 원)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보드게임은 그 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으며,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보드게임 업계 관계자들 역시 국내 보드게임은 이제 시작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 중 하나는 보드게임이 ‘완구’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이는 포장횟수제한을 비롯한 ‘과대포장금지법’이 적용돼 업계 어려움을 가중시켜왔다. 특히 게임으로 분류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문화 산업으로 정부 지원이나 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대중에게 보드게임을 알리는 수단 중 하나로 '지니어스'의 가치는 남다르다. '지니어스'를 통해 보드게임을 소개했듯이, 게임 업계가 기존의 마케팅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더욱 늘려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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