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ㆍ지하철 광고 쏟아내…작품성ㆍ입소문 무용지물

핀란드 업체가 서비스하고 있는 '클래시오브클랜(COC)'이 모바일게임 유통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슈퍼셀(대표 일카 파나넨)은 '클래시오브클랜'을 홍보하기 위해 지하철광고와 TV광고에 나서는 등 막대한 물량공세를 펴고 있어 자금사정이 열악한 중소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우 예전에는 작품성을 확인한 이용자들의 입소문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으나 최근들어 TV와 지하철을 이용한 광고가 성행하는 등 물량전으로 변질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업체들은 작품을 출시하고서도 이렇다할 주목을 받지 못해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슈퍼셀은 지난해 말, 국내 애플 앱스토어에 ‘클래시오브클랜(COC)'처음 선보였다. 당시에는 영어버전으로만 플레이할 수 있었기에 국내에서는 그렇게 인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전략SNG로 큰 인기를 끌게 됐다.

하지만 슈퍼셀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과도한 마케팅을 펴면서 국내 모바일게임 유통구조가 돈 잔치로 변질돼 버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슈퍼셀이 200억원에 가까운 마케팅비용을 쏟아 부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중소모바일업체가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엄청난 액수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지하철 광고를 출발점으로 버스, 케이블TV로 영역을 넓혀가더니 최근에는 지상파TV의 황금시간대에도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지난 6월 슈퍼셀이 ‘COC' 광고를 한참 할 때에 국내업계는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다. 이유는 마케팅을 쏟아 부었지만 6월 초만 하더라도 ‘COC'의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는 20위권에 겨우 안착할 정도였다. 하지만 점점 여세를 몰아가더니 6월 말에는 급격히 순위가 상승하며 1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결국 이같은 물량공세 덕분에 'COC'는 현재 국내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게임 부분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게임 업체들의 마케팅 비용은 최대 10억원 내외에 불과한데 슈퍼셀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엄청나게 늘어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비용은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함과 동시에 개발비로 가야할 자금이 마케팅으로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COC'가 분명 뛰어난 작품성으로 국내 이용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맞지만 과도한 마케팅으로 인해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이 물량전 양상으로 변질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더게임스 박상진 기자 kenny@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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