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모바일게임계를 대표하는 두 업체, 게임빌과 컴투스의 상승세가 무섭다. 최근 글로벌 플랫폼을 바탕으로 전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된 두 형제회사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2조8000억원을 넘어선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부진한 엔씨소프트를 대신해 게임대장주를 이미 게임빌과 컴투스로 인식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같은 게임빌과 컴투스의 성장 뒤에는 끝없는 도전이 밑바탕이 됐다. 2G 핸드폰 시절부터 끊임없이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려온 두 회사는 스마트폰을 바탕으로 글로벌시장이 열리면서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제한적인 인터페이스, 한정된 자원에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왔던 노하우가 스마트폰을 만나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두 회사가 보유한 독자적 서비스플랫폼 유저 3억2000만명이 두 회사의 내놓는 게임에 열광했고, 이는 기록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올 2분기 폭발했던 매출액은 3분기 또 한번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하고 있다.

물론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아직 형제회사로 영업하기 전인 약 10여년 전부터 2G 모바일게임 시장을 호령하던 두 회사는 2011년 모바일게임 시장 환경이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는데 빠르게 대응하진 못했다. 

지금이야 모바일게임으로 얻는 매출이 온라인게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지만, 당시 모바일게임은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일 뿐이었다. 그만큼 시장도 좁았고, 업계 1위라고 자부했지만 매출수준은 온라인업계와 비교하기 미안한 수준이었다.

이때 송병준 대표와 게임빌 임원진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모바일게임 시장을 놓고 경쟁하던 컴투스를 품에 안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실행한 것이다.

업계는 두 회사의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 치열하게 경쟁했던 두 회사가 갑자기 형제회사로 모습을 바꾼다는 것이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의견과 반목하던 상대가 융합을 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의견이 반씩 나뉘었다. 그 만큼 앞날이 불투명한 결단이었다.

인수계약 체결 당시 송 대표는 "온라인게임에 주력했던 업체들이 당장 모바일게임의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지 못할 것이다"라며 "모바일게임과 온라인게임은 분명 다르다"라고 말했다. 당장의 사정은 힘들지만 그동안 쌓은 경쟁력을 믿고 오히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또, 거대 자본을 등에 엎고 세계 시장을 공략하던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에도 당당히 나섰다. 지난해에는 힘든 상황에서도 매출의 57% 가량을 해외시장 공략에 투자했다. 물론 이런 투자가 지난해 이야기만은 아니다. 지난 13년간 꾸준히 계속돼 왔다.

'위기 속에 기회 있다'는 격언 처럼 진정한 의미의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해 두 회사는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고, 여기서 키운 달콤한 열매가 대박이 난 것은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이런 모습과는 반대로 최근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국내 시장의 포화와 갈수록 힘들어지는 글로벌 경쟁에 힘들다고 하소연 하면서, 투자를 줄이고 기존 매출원에 더 집착하는 수비적인 경영책을 선택하고 있다. 

물론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경영진의 몫이며, 그에따른 책임도 경영진이 져야 한다. 따라서 너무나도 불확실한 시장상황과 유저의 선택 사이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선택하기는 쉬운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꾸준한 투자로 비약적으로 성장한 두 회사의 사례는 분명 많은 경영진들이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게임빌과 컴투스의 대박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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