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게임산업 이중규제, 될 말인가
[데스크칼럼] 게임산업 이중규제, 될 말인가
  • 김병억
  • 승인 2014.10.29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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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0년전만 해도 게임산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산업규모도 형편 없었고 개발자들도 소수였다. 그러나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이란 희망찬 미래의 꿈은 안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꿈을 향해 달렸을 뿐이다.

정부에서도 당시에는 게임산업을 정책 대상에서 고려치 않았고 해당 부서조차 없었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차츰 커지면서 음반을 담당하던 부서에서 게임을 맡게 됐고 이름도 게임음반과로 하는 등 게임이란 이름을 앞세운 부서가 탄생하게 됐다.

이후 게임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커지기 시작했고 ‘리니지’를 필두로 한 온라인게임이 청소년들의 문화아이콘으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산업이 커지고 영향력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도 법을 제정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렇게 해서 지난 2006년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이 법이 제정될 당시만 해도 게임산업은 태동기를 지나 성장 진입기에 서 있었다. 결국 산업이 앞서 가고 정책과 법이 뒤를 따르는 모앙세가 된 것이다.

이는 신생산업이 갖는 일반적인 특질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정부가 게임산업을 진흥하겠다고 만든 법이 사실은 게임산업을 규제하는 수단으로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진흥법이 아니라 규제법이 됐다며 이럴 거면 왜 법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다.

게임산업진흥법이 만들어진 2006년은 공교롭게도 ‘바다이야기’ 사태가 터진 해였다. 도박게임인 ‘바다이야기’가 전국을 휩쓸었고 정부는 이를 잡겠다며 아케이드 게임산업을 송두리째 뽑아 버렸다.

그리고 최근에는 진흥법 개정을 통해 온라인 웹보드 게임을 손보는 등 게임업체들의 매출을 반 토막 이하로 떨어지게 했다. 업계에서는 유저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성인들임에도 불구하고 금액을 정하고 게임 방법을 구체화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며 반발했지만 결국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많은 유저들이 웹보드 게임을 접어버렸다.

업계에서는 문체부가 진흥법을 통해 산업을 육성하기 보다는 규제하는 데 더 법을 활용한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문체부 뿐만 아니라 여성가족부과 보건복지부도 덩달아 함께 춤을 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가부는 ‘셧다운제’라는 전대미문의 규제책을 만들어 게임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고 복지부 역시 ‘게임중독법’ 제정이라는 규제의 칼을 통해 산업을 옥죄려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게임업계에서는 여기저기에서 돌을 얻어맞는 꼴이 됐다. 진흥을 하겠다는 문체부마저도 규제를 강화하고 타 부처에서도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만들어 게임산업을 주무르려 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 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갈수록 뒷걸음질 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당연히 불만이 커지고 규제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여가부나 보건복지부 뿐만 아니라 미래창조과학부나 산업통상자원부 등 조금이라도 게임과 연관이 있는 부처라면 훈수를 두려 나올게 뻔하다.

그래서 게임업계에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10여 년 전의 시절이 가장 행복했다고 자조 섞인 넋두리를 늘어놓곤 한다.

문체부와 여가부가 최근 ‘셧다운제’ 등을 완화하기 위해 상설협의회 위원을 위촉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달 말 예정된 2차 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게임산업을 놓고 대립각을 세워왔던 두 부처가 한 자리에 모여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대책을 만들겠다니 일단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이 협의회 구성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정부가 문체부 이외의 부처에 대해서도 게임 산업을 규제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듯한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문체부는 타 부처에서 게임관련 규제조항을 만들 때 마다 여기 저기 쫓아다녀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박근혜 정부가 부처간 협업을 새로운 화두로 제시하며 부처별로 제각각 쌓아 놓은 높은 벽을 허물 것을 주문하고 있다. 부처 이기주의로 인해 사라져야 할 규제들이 그대로 남아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최근 일련의 게임관련 규제안이 이러한 부처협업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염려스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 방향 또한 엉뚱한 곳으로 튀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게임 산업에 대한 더 이상의 이중규제가 나와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특히 규제를 양산하고 규제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부처간 협업이라 할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선 박근혜 정부의 컨트롤 타워 뿐 아니라 국회에서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법 난발로 인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업체들이 잇따른다면 이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다. 그런데 지금의 산업 분위기는 그렇게 가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정말 대못으로 미래 먹거리 산업을 그르칠 것인가.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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