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추가취득 총 15.08% 확보…'투자목적' 벗어나면 상황복잡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대한 주식을 최근 추가 취득함으로써 기업 결합을 위한 최소 지분 15%를 넘어서게 됐다. 이에따라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넥슨이 엔씨소프트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넥슨(대표 박지원)은 지난 8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지분 8만8806주(0.4%)를 장내를 통해 매입했다고 14일 밝혔다. 

과거 일본법인을 통해 취득한 지분 14.68%에 한국법인 지분 0.4%가 더해져 15.08%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이같은 지분구조는 기업결합(인수합병)을 위한 최소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측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윤진원 엔씨소프트 커뮤니케이션 실장 "사전에  논의가 없었던 추가 지분 획득인 만큼 앞으로 넥슨의 움직임과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혹 있을 수도 있는 인수합병 움직임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윤 실장은 특히 "온라인 게임의 업황이 어려운 와중에 꾸준히 영업 이익을 올리고 있고,  안정적이고 독자적인 개발 사업을 잘 하고 있는데 "라며 여운을 남겼다. 갑작스런 넥슨의 지분 높이기라는 것이다.

엔씨소프트에 대한 지분 구조를 보면  넥슨이 보유하고 있는 15.08% 외에 김택진 대표의 9.98%, 엔씨소프트 측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8.93% 순으로 돼 있다. 또 국민연금공단이 7.89%의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갖고 있다.

따라서 넥슨이 맘만 먹으면 언제든 적대적 인수합병을  넘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인수합병까지는 몰라도 엔씨의 자산 운영이나 영업 활동에 제동을 거는 등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게 시장에서의 반응이다.

시장 일각에서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인수 합병설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넥슨은 이에 대해 강력히 부인했다. 장내 매입으로 진행된 지분이었고, 사전 조율했으면 여러 의혹이 발생할 수 있어 사전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넥슨 측 관계자는 "지분 매입 후 경영진 차원에서는 이에대한 정보가 충분히 공유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더이상의 특별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시장에서는 엔씨소프트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굳이 넥슨 측이 지분 보유율을 15% 선까지 꿰차야 했느냐는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최대주주인 넥슨이 투자 기업에 대한 기업 가치를 제고할 목적이었다는 설명도 아주 궁색하게 들려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넥슨측이 엔씨소프트를 인수하려면 아주 복잡한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넥슨측이 엔씨소프트의 지분 인수자금을 일본의 한 은행으로부터 차입해 썼는데, 그 지분인수 목적이 투자를 위한 것이었다는 것. 일본 금융시장의 경우 한국 금융시장과 달리 자금 운용 목적에 위배될 경우 바로 회수 조치에 들어갈 뿐 아니라 그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이 크게 떨어져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

따라서 넥슨이 그런 모험을  단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넥슨이 알려진 것과는 달리 그렇게 유동성에 여유로움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게 금융가의 설명이다. 

다만 경영진의 고도의 정책과 판단에 의해 판이 바뀔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 마치 양대 진영인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지분을 나눠 가진 것도  김택진 사장과 김정주 회장의 막후 협상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한편 엔씨 주가는 오전장 한때 4.65%(6000원)이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어, 넥슨의 추가지분 매입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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