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한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에 '우리나라 게임에 불만이 많은 사람들에게'(이하 개발자 만화)란 제목의 만화가 업로드 돼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특히 현재 상황은 이 만화에 대한 반박 만화가 연이어 올라오는 등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 만화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현재 우리 게임시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사실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 즉 게임 유저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것이라는 주장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국 게임 시장을 과도한 사행성과 표절 논란 등으로 비판을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사실은 국내 유저들이 키우고 만들어 왔기 때문에 비난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참 그럴듯하고 앞뒤가 맞는 내용이지만, 자세히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개발자가 맞긴 한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특히 '돈벌이가 되는 쪽이 원하는 걸 만들어 줘야 한다'는 주장을 접하고 보면 게임 산업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이 만화의 주장이 아예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이미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는 수많은 카피캣 작품들이 등장했고, 그 작품들이 대박을 치며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작품들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특수한 케이스라는 점을 만화에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미 수많은 카피캣 게임들이 유저들의 외면 속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방법으로 게임시스템을 새롭게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어 이 만화의 주장은 큰 설득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해당 내용을 접하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국내 패키지게임 시장이 불법복제 때문에 망했다는 것은 날조된 사실’이라는 주장과 뭐가 다르지?” 하는 것이었다.

국내 패키지게임 시장의 몰락에 대해 많은 원인분석이 있었다. 무분별한 번들 CD 경쟁, 온라인 게임으로의 시장 급선회 등 다양한 이유가 거론됐으나 불법복제의 영향이 가장 컸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만화에서 지적한 과도한 사행성의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게임 중 사행성 요소가 포함된 작품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반대로 과도한 사행 요소를 포함시켜 유저의 외면을 받은 작품들도 적지 않다.

이 만화는 어쩌면 우리 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반성을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 취지는 좋았다. 하지만 좀더 냉철하고 논리적이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겐 지적을 위한 지적이 아니라 발전을 위한 지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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