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잘 갖춰진 업무 시스템 구축에 일등공신… 올해 말까지 100여 전문 인력 확층

‘퍼즐버블’ ‘브레이브프론티어’ ‘진격1942’ 등을 국내 시장에 안착시킨, 구미코리아가 새 리더를 맞이했다. 구미코리아 설립 멤버로 부사장을 역임한 구자선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대표이사로 선임됐지만, 역할이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전체적인 구조 역시 이전과 변화 없이 각 매니저에게 일임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신작 라인업은 물론 해외 시장 공략까지 착실히 준비 중입니다.”

구자선 구미코리아 대표는 이렇게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조직을 이끄는 인물이 변하는 것은 무게감이 남다르다. 구 대표의 경우 글로벌 업체 지사의 설립멤버로 리더 자리까지 올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그러나 구 대표는 “각 부문의 매니저들이 직접 업무를 총괄했고 그들이 노력한 성과가 본사에서 인정을 받아 대표 승진 타이틀을 얻었을 뿐”이라며 “저를 대표로 만들어줬듯이, 직원들에게 보답을 하고 싶다”고 공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구 대표를 새로운 리더로 맞이한 구미코리아가 이전과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은 회사의 체계가 잘 잡혀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각 부서별 매니저가 지시를 내리고 소통하는 구조로 짜여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력을 충원하는 일도 이와 마찬가지다. 초기 설립 멤버의 경우 구 대표가 맡았으나, 이후는 각 부서 매니저에게 전적으로 위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외국계 업체의 대표인 만큼 조금 다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흔히 말하는 매트릭스조직 구조를 예로 들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오노기 마사루 전 구미코리아 대표와의 관계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글로벌 업체서 경력 쌓아
구 대표는 그동안 EA와 블리자드 등 글로벌 업체를 통해 경력을 쌓아왔다. 구미코리아 역시 글로벌 기업으로 비슷한 성향이라는 점에서, 그의 경험이 더욱 쉽게 녹아들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그는 조직을 구성하고 관리하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 일반적으로 규모가 큰 업체, 특히 글로벌 기업의 경우 이와 같은 체계가 탄탄하게 구축돼 있다. 그러나 게임 업계는 이런 부분이 비교적 미흡하다는 게 구 대표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그는 구미코리아가 빠른 시일 내에 국내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탄탄한 조직구조를 꼽았다. 개발자나 퍼블리싱 담당자의 역량도 큰 영향을 미쳤겠지만, 이와 같은 조직체계가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직원 평가나, 보상, 승진 등과 관련된 제도가 잘 만들어져 있어, 명확하게 운영된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와 관련해 그는 “예를 들어 다른 업체의 경우 연봉 상승이나, 상여금 지급 기준을 모르고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반면 우리는 모든 직원이 각자의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평가된다는 점부터 차이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 계획을 평가하는 기준이나 평가에 따른 연봉 상승 수치 등이 문서화됐다는 것이다. 특히 단기, 중기, 장기 계획을 세워 자기발전의 과정을 정확하게 수치로 평가한다.

이와 같은 시스템은 이미 일정 규모 이상 업체라면 당연한 것이지만, 보다 중점적으로 적용한다는 게 구 대표의 방침이다. 게임 업계 특성 상 소규모 업체로 경험을 쌓은 인력이 많은 만큼 이런 체계를 어려워하는 사례도 적지 않지만 그는 철칙으로 삼고 있다.

이처럼 구 대표가 강조한 명확한 절차와 평가는 개발이나 퍼블리싱 과정에도 적용되고 있다. 특히 그가 경험했던 EA, 블리자드 등 대규모 글로벌 개발사와 동일한 툴이나 프로세스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런 구조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스탠다드’와 연결되고 있다.

세계 각지에 지사를 둔 글로벌 업체의 중역으로서, 구 대표는 직접 여러 국가에 직접 발을 딛고 현지 시장을 경험해왔다. 이런 가운데 구미코리아가 지닌 또 하나의 강점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스탠다드로 해외 주요 업체와 소통에 어려움이 없었다는 게 그의 자랑이다. 특히 그는 국내에서도 유명한 ‘캔디크러쉬사가’ 개발사 킹의 마케팅 담당자와 만남을 사례로 들었다. 게임 개발 용어는 물론 조직 평가 제도까지 비슷해서 의사소통이 간결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 조직운영 등 스탠다드 탄탄
구 대표는 이처럼 게임 시장이 글로벌스탠다드를 향해 가고 있기 때문에 해외 업체 간 이질감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비즈니스와 달리 문화적 차이는 여전히 크다”며 “가장 가까운 나라인 일본 역시 새삼 이런 점을 깨닫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이 게임 시장은 글로벌 스탠다드와 문화적 차이가 혼합됨에 따라 더욱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구 대표는 ‘브레이브프론티어’에 대한 구미 본사의 분석을 예로 들며, 복잡한 시장 상황을 소개했다.

구미는 일본에서 인기를 얻은 ‘브레이브프론티어’가 한국, 중국에서도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아시아 지역에 속하는 일본 시장과 비슷할 것이라 분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북미 시장에서 최상위권에 안착하는 성과를 거두며, 예측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 세계 게임 시장이 전망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닌 구미코리아의 이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구 대표는 “구미코리아는 외국계 회사이면서 글로벌 컴퍼니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해외시장에서 역할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외국계 회사는 앞서 말했듯이 각 부서마다 직접 소통하는 조직적인 특징이 강하다. 여기에 글로벌 컴퍼니는 해외 지사나 시장에 있는 작품을 소싱할 수 있는 업무적인 성격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먼저 국내에서 출시한 작품이 잘 안 됐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일본이나 미국, 중국, 대만 등 해외 지사를 기반으로 구축된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해외 진출 경험이 없는 업체와 비교했을 때 큰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퍼즐버블’과 같이 일본 유명 IP를 가져와서 구미코리아가 자체 개발을 할 수 있으며, 일본 시장에 론칭된 작품을 국내로 퍼블리싱하는 과정도 훨씬 자유롭다. 또 역으로 국내 개발사의 해외 진출 창구 역할로도 그 가치가 높다.

이와 관련해 그는 “구미코리아가 캐주얼 장르 퍼블리싱을 많이 하는 업체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하이퀄리티 RPG는 물론 모든 장르를 선보일 능력과 여건이 갖춰졌고, 마케팅 역시 개발사를 만족시킬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 독자적인 해외 진출 역량 갖춰
특히 구 대표는 “지금까지 구미코리아가 퍼블리싱한 모든 작품은 기본적으로 론칭 첫 달에 억 단위 마케팅 비용을 투입했다”며 “‘갑질’하지 않는 퍼블리셔를 모토로 정했다”고 내세웠다. 또 이런 점을 많은 개발사가 알아줘서 매일 미팅을 진행하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구미코리아의 역할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으며, 인력 규모 역시 이와 비례해 늘어났다.

구미코리아는 현재 80여명 규모지만, 올해 말까지 100여명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최근 사무실을 이전한 것도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일환이다. 특히 최근 구 대표가 새롭게 선임된 것과 맞물려 역량 강화에 추진력을 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이에 힘입어 하반기 신작 공세 역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구 대표는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작품에 대한 유저 인식이 너무 높아진 만큼, 준비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며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장르의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구 대표는 “젋은 대표들을 비롯해 업계 종사자가 노년을 그리는 일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앞서 걷고 있는 선배가 길을 닦고 후배를 양성하는 일이 늘어나야 한다”고 업계의 미래를 걱정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