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모바일게임 진출전략(중)]…국내 비인기 '낚시' 현지서 빅히트

▲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 업체들이 고전하는 이유에 대해 북미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꼽는다. 국내와는 문화적이나 정서적으로 많이 다른 북미 시장을 국내와 똑같이 접근하려는 개발사들이 많기 때문에 실패를 한다는 것. 사진은 지난달에 열린 독일 게임스컴에 마련된 한국공동관.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미국 등 북미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그동안 성과를 낸 업체는 게임빌과 컴투스 등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왜 이렇게 북미시장 공략은 어려운 것일까.

전문가들은 북미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먼저 현지 정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국내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북미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지난 수년 간 북미 모바일 게임 시장에 뛰어든 국내 모바일 업체들을 상당히 많았다. 지난 5월에 열린 북미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손장호 앱애니 매지너는 국내 게임사들 중 미국에서 매출을 내고 있는 기업은 55개 정도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들 중 게임빌과 컴투스만이 선전을 하고 있고 나머지 기업들의 매출은 그리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컴투스는 해외매출의 선전을 통해 지난 2분기 실적을 사상최대로 끌어 올리며 급부상했다. 이를 견인했던 작품은 ‘서머너즈워’와 ‘낚시의신’이다. 특히 ‘낚시의신’은 모바일 낚시 장르로 국내보다는 해외 이용자들에게 통할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많았다.

‘낚시’는 국내에서 다른 여가 활동에 비해 인기가 없지만 미국에서는 상당히 대중적인 여가활동으로 여겨지고 있어 모바일 게임으로 나온다면 북미 이용자들이 많이 즐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여기에 오랫동안 모바일 게임 개발에 힘써 온 컴투스의 기술력이 합쳐져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해외 퍼블리셔의 한 관계자는 “북미의 모바일 게임 트렌드는 국내와는 다르게 다양한 장르가 분포돼 있다”며 “특히 국내에서는 인기가 없는 특수한 스포츠 장르가 북미에서는 인기가 있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견은 북미 모바일 게임 순위를 보더라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글루모바일의 ‘디어헌터2014’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 작품은 북미 구글 플레이 스토어 무료 순위 5위에 안착한 게임으로 다양한 지역을 오가며 이국적인 동물들을 사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사냥’이 북미 지역에서는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 잡은 만큼 모바일 게임 역시도 인기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미국의 국민 스포츠중 하나인 미식축구와 관련된 작품들도 높은 순위권에 안착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들 작품들은 모두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제작된 작품들이다. 컴투스, 게임빌이 제작한 작품들을 제외한다면 북미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작품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국내에서 굴지의 모바일 게임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NHN엔터테인먼트와 위메이드도 국내의 인기에 비하면 해외의 성적은 초라할 따름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그나마 국내 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대표적으로 ‘퍼즐앤드래곤’을 제작한 겅호온라인과 그리의 ‘크리미널레거시’ ‘나이츠앤드래곤’ 구미의 ‘브레이브프론티어’ 등이 순위권에 포진 돼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 업체들이 고전하는 이유에 대해 북미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꼽는다. 국내와는 문화적이나 정서적으로 많이 다른 북미 시장을 국내와 똑같이 접근하려는 개발사들이 많기 때문에 실패를 한다는 것이다.

조현선 키야트게임즈 대표는 “삼국지와 같은 아시아 역사를 담은 콘텐츠들은 북미 이용자들에게 흥미를 이끌 수 없다”고 말하며 “작품의 캐릭터 역시도 북미에 맞춰서 디자인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것들을 바꾸기 위해서는 북미 시장을 잘 아는 전문가들과 함께 북미 시장 진출에 관한 연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이밖에 해외 퍼블리셔 담당자는 북미에서 인기있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유저 인터페이스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여기에 북미 시장을 먼저 이해하는 과정이 먼저 선행되야 하며 기존작들을 번역만 해서 론칭하는 경우는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박상진 기자 kenny@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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