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에는 '1호 구매자'라는 명칭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히트 상품의 최신 제품이 나올 때마다 전 세계적으로 1호 구매자에 대한 기사를 매번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이런 1호 구매자에 대한 관심은 과거 '아이폰' 발매 이후 국내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발매 일주일 전부터 매장 앞에서 간의 의자와 침낭, 텐트 등을 설치하고 출시일을 기다리는 모습은 '과한 집착‘과 '열정적인 표현'이란 상반된 평가를 낳으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런 1호 구매자에 대한 관심이 최근 게임업계, 특히 하드웨어 및 타이틀 구매를 전제로 하는 PC 패키지 및 콘솔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게임계에 있어 1호 구매자가 대대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과거 '디아블로3' 발매와 관련해 전날 새벽부터 기다린 조재우씨였다. 이후 '스타크래프트2:군단의심장' '플레이스테이션4' '디아블로3:영혼을거두는자' 등 다양한 행사에서 1호 구매자들이 등장해 출시 행사의 규모와 의미를 키웠다.

특히 최근 X박스원 국내 발매 행사에서도 8박 9일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시간 기록을 갱신한 한국 1호 구매자 배태준 씨는 1호 구매자에게 제공되는 500만 원 상당의 경품도 다른 사람들에게 양도 해 '대인배'로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열정적인 모습에 '다른 것도 아니고, 게임 구매에 저렇게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있나'라는 비난의 목소리 역시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다른 IT 산업에 비해 게임산업에서의 1호 구매자가 받는 비난은 타 산업에 비해 훨씬 비율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이번 X박스원 한국 1호 구매자 배태준씨도 아직까지 남아있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게 되면서 대기시간을 버티는 데 힘들었다고 언급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격려차 대기 장소를 찾아줬고, 자신이 한 번 해 보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열정 하나로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과거 고대 그리스 시대에 지식인들은 암기가 최고의 의사 표현 수단이며, 지식 등을 기록한 기록물들은 젊은 세대의 능력을 갉아먹는 해충과 같다고 비판했다. 중세시대 역시 젊은이들이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책에 빠져 시간과 능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먼 과거를 갈 필요도 없이, 20년 전만 해도 TV는 학생들의 집중력과 학습을 방해하는 바보상자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현재 TV는 스마트TV와 IPTV 등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 창구로 발전하고 있다.

게임업계에 있어 1호 구매자들은 어쩌면 이런 시대의 변화에 앞장서서, 그리고 '가슴이 시켜서' 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그들을 비난하기에 앞서 '무언가를 얻기 위해 여러 날을 지새우는 열정에 불타오른 적이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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