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중순, 취재 중 짬짬이 즐기던 페이스북 게임에 경고창이 새롭게 등장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은 8월 말 서비스가 중지될 예정이며, 게임위를 통해 심의를 받은 작품만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경고 메시지가 공지된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 모든 페이스북 게임에 대한 접속이 차단됐다. 이유는 과거 공지했던 내용과 동일했다.

페이스북의 일방적인 게임서비스 차단으로 시작된 논란은 이렇게 시작이 됐다. 하지만 한 달 가량이 지난 현재까지 이렇다 할 해결책은커녕 업체와 정부 간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 심의를 담당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초부터 페이스북에 대해 게임 심의와 관련된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 등을 보냈으나 페이스북 측에서 이렇다 할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되었던 상반기에도 페이스북 측은 독자적인 게임 심의 권한, 즉 자율 심의 권한을 달라고 요구하는 등 기존 법규에 부합하지 않는 요구를 해 이렇다 할 접점을 도출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페이스북 쪽의 의견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웹보드게임의 게임들은 이미 한국 IP 접속이 차단돼 있어 게임을 즐길 수 없는 상황이고, 이미 상당수의 게임이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돼 자율 심의를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가 히트를 기록한 '캔디크러쉬사가'와 '데드트리거' 시리즈와 같은 경우에는 사실상 중복 심의를 받는 형태가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런 서비스 중단 장기화에 대한 실질적인 피해는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이 고스란히 겪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몇몇 게임의 경우 모바일 버전을 통해 계속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페이스북 게임 특유의 쉬운 접근성과 간편한 게임 실행 방법을 서비스 차단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페이스북 측은 '심의를 받은 게임만 서비스를 할 수 있다'라는 주장을 하면서도 정작 심의 등급을 받은 '몬스터버스터' 등과 같은 게임에 대한 서비스도 아직 열어주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결국 심의를 받아도 페이스북이 자율심의 권한을 획득할 때까지 서비스는 불가능한 것 아니냐'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지금 페이스북 게임과 관련된 상황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라는 속담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는 형국이다. 페이스북과 정부라는 거대한 고래들의 싸움에 게임을 즐겼던 유저들의 '새우 등'이 터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논리'보다는 '힘'을 더 과시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그러나 '영원한 갑'은 없다. 또한 유저들이 외면한다면 페이스북의 파워도 약해질 수 밖에 없다. 페이스북 경영진들은 이러한 사실을 하루 속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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