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지하철,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모바일게임을 홍보하는 주요한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목적지에 당도할 때까지 대중교통 이용객들이 모바일게임으로 소일거리를 하기 때문에, 이런 계층을 노린 ‘타깃형’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효과도 좋은 것으로 나타나 많은 업체들이 애용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출퇴근 시간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많은 모바일게임 광고물을 접하게 된다. 게임산업과 상품을 논하는 직업이다 보니 눈길이 가는 것도 당연한 일인데, 여러 광고물을 보다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됐다. 광고물들에 업체로고(Corporate Identity, CI)가 없다는 것이다.

지하철 승강장에 설치된 스크린도어에는 평균 3~4개 작품의 모바일게임의 광고가 걸려있다. 이중 국산 모바일게임 대부분은 개발사나 퍼블리셔의 CI가 달려있지 않았다. 업체 CI가 있어야할 자리에는 ‘카카오게임하기’나 ‘구글플레이’ 같은 플랫폼의 로고가 자리해 있었다.

이런 현상은 일부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많이 보인다. 어림잡아 10개의 광고물 중 6개 작품 정도는 CI를 찾을 수 없었다. 꽤나 이름을 알린 업체들조차 모바일게임 광고물에 개발사나 퍼블리셔가 어디인지 표기를 하지 않는다. 게임을 시작할 때 갖가지 로고를 팝업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자신들의 브랜드에 자신이 없어서 이미 성공한 브랜드의 힘을 빌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런 효과를 이용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계약관계 혹은 홍보효과 극대화를 원하는 업체의 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광고의 한 켠에 CI든 업체명이든 표기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인데, 이를 시행하지 않는 업체가 답답한 것이다.

지하철 광고물의 목적이 상품을 홍보하기 위함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같은 비용이라면 상품을 만든 회사도 함께 홍보하는 것이 효율이 좋은 것은 당연한 일. 광고물 한 구석에 업체CI를 삽입하기만 해도 하루 수 십만명에게 이름을 노출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브랜드 마케팅이 되는 셈인데, 이를 놓치고 있는 실정이 안타까운 것이다.

이를 지켜보며 혹시 '이름 알리기 부끄럽다'거나 '이미지가 나빠질 수있다'는 생각 때문은 아닐까 염려스러웠다. 사회적으로 게임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해가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생각 때문에 이름알리기에 소극적인 것이라면 더욱 마음이 무거워진다.

남들이 뭐라 하더라도 게임인들 스스로는 당당하고 떳떳해야 한다. 이름을 자랑스럽게 알릴 수 있어야 한다.  게임업체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게임을 잘 만드는 회사’라는 인식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런 인식을 위해서는 브랜드 혹은 회사의 이름을 알리는 작업이 선행되야 한다.

이를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광고물 한 구석에 회사의 로고를 삽입하는 것은 ‘분명히’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이런 모습부터 바꿔나가면 어떨까 한다. 미래를 위해 작은 것부터 바꿔나가는 실천이 필요하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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