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회장 뭐했나' 불만 쏟아져…대 국회 활동 한계 드러내

국회로부터 CEO의 무더기 출석 요구를 받고 있는 게임업계가 잇단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대 국회 채널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무능과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2일 국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의 게임업계 CEO 소환 방침이 구체화되자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게임산업협회(K-iDEA, 회장 남경필) 등 게임 단체 및 업체들은  대상 기업 및 CEO 명단은 대충 파악하고 있으나 소환 범위가 얼마큼 더 확대되고 비화될 것인지에 대해서 전혀 감을 잡지 못한 채 허둥대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협회측은 대략 주요 게임 업체 7개사 CEO가 국회 소환 대상 기업인으로만 파악하고 있을 뿐, 그 이후의 대상 범위 등에 대해서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회 일정이 확정되면 어떤 방식으로 상임위가 진행되며, 질의 예상 범위는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사전 정보 등을 전혀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국회를 잘 아는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원들의 질의 내용에 대해 사전 숙지하지 못하고 국회로 불려나가 청문에 응할 경우 자칫 큰 봉변을 당할 수 있다"면서  "그러함에도 협회 및 업체 관계자들이 국회 일정이나 의원 정서에 대해 하나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책임을 방기하거나 무능함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밖에는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도 "게임업체도 그렇지만 협회의 대응력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특히 7개사 대표 CEO의 국회 소환이 결정될 때까지 협회가 한 일이 과연 무엇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현 게임산업협회장은 5선 출신의 남경필 경기도 지사(새누리당)에다 이번 CEO들의 줄소환을  주도한 인물 또한 새누리당의 신의진 의원이란 점에서 사전에 국회 분위기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면 이같은 일이 벌어지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소환 인원도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와관련, 업계의 한 소식통은 "협회의 행정이 게임쪽으로만 크게 경도돼 있는데다 구심점 마저 없어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더욱이 사무국과 운영위가 분리돼 있는 협회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운영위 책임자가 제도권, 특히 국회와의 협상을 진행하기에는 경험과 협상력에서 열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치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게임업계가 오프라인, 제도권에 대해 무신경하거나 철저하게 외면해 온 점도 이같은 일이 벌어진 배경으로 꼽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게임업계니까 다른 건 다 제쳐 두고 오로지 게임만 잘 만들면 된다는 식이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게임은 상대적으로 사회에 많은 문제점을 양산할 수 있는 제 요소들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대외협력 및 채널을 갖추고 잘 가동해야 했는데, 이 부문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조차 쓰지 않아 왔다"면서 "그러다 보니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시장 성장 규모 만큼  확대 재생산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규모가  커지는 만큼  대 사회, 대 국회에 대한 관심을 더 기울여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건 사실"이라고 말하고  "이번 일을 통해 국회가 단순히 게임업계에 대해 망신을 주려는 것으로만 파악하지 말고 산업 규모 만큼 그 역할도 함께 주문받고 있다고 보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이번 게임업계 CEO 소환과 관련, 책임없는 전문경영인을 배제하고 실질적인 기업 사주를 불러 들여야 한다는 방침아래 김정주 NXC회장 등을 새로운 소환 기업인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파란이 예상된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