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다음게임 행보는(하)]…넷마블, 텐센트와의 공조 과제

사진 위=왼쪽부터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 사진 아래=CJE&M은 텐센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넷마블을 공동 출범시키기로 했다.
지난 1일 분사한 다음게임(대표 홍성주)은 초대 수장으로 홍성주 전 게임부문장을 선택했다. 홍 대표는 그동안 다음의 게임개발 자회사 온네트와 게임부문장을 맡아왔으며, 17년이 넘는 세월동안 게임시장에서 잔뼈가 굵어 경험도 풍부하다.

그는 다음의 게임사업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사내에서 전폭적인 신뢰를 받아와 업계는 홍 대표의 발탁을 기정사실로 여겨 왔고, 실제로 다음게임의 수장자리를 차지했다.

홍 대표를 보좌할 경영진도 그와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로 채워졌다. 허진영 전 게임서비스본부장은 정보보호 책임자(CPO), 김용훈 전 게임사업본부장이 관리책임자(COO)로 함께 하게 됐다. 재무 책임자(CFO)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출신 남재관 부문장이 담당한다.

다음게임은 독립법인 출범과 함께 온라인게임 신작을 론칭해 분위기를 살린다는 계획이다.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검은사막’ ‘위닝펏’은 하반기 출사표를 던진다. 또 지난 6월 서비스한 ‘플래닛사이드2’에도 업데이트로 힘을 더할 예정이다.

다음게임은 새출발 밑천인 3개 온라인게임으로 살림을 꾸리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작품성이 높은 만큼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겉보기와는 다른 것 같다.

다음게임은 지난 5월에는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돌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날렸다. 신작 라인업 확보를 위해서다. 이런 행보는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한 노력으로 보는게 옳다.

사실 다음게임이 홀로서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음게임은 지난 2003년 의욕적으로 게임사업을 시작했지만 2년 만에 정리 했다. 지난 2012년에는 게임개발사 온네트를 인수하고, 일본 모바일게임사 DeNA와 협약하는 등 게임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역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연이은 실패로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 흡수돼 재기의 날을 갈았다. 대작 온라인게임 3개 작품으로 날을 갈았지만, 모바일게임이라는 한쪽 날개가 약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하반기에 10여개 모바일게임을 론칭키로 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성공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다음게임의 향후 행보가 반쪽자리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같은 날 태어났지만 두 회사의 행보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각각의 처한 상황이 틀리기 때문이다.

먼저 넷마블의 경우 대박은 아니지만 꾸준한 실적을 올리는 온라인게임을 가지고 있다. 게임포털 ‘넷마블’에는 ‘대항해시대’ ‘다크에덴’ ‘SD건담캡슐파이터’ ‘마구마구’ 등이 아직도 인기리에 서비스 중이다.

모바일게임 성과도 눈부시다. 게임사업을 포기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던 넷마블이 살아난 것도 모바일게임 덕이었다. ‘증손자법’ 해소도 넷마블 모바일라인업을 탐내던 텐센트가 통큰 투자를 결정하면서 해결됐다. 조직정비 이슈도 최소한의 규모로 마무리 됐으니 이제 성장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여기에 더해 넷마블은 텐센트라는 무기도 손에 넣었다. 2대주주로서 텐센트가 ‘넷마블’ 표 게임을 중국에 나르는 창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향후 과제는 큰 그림에서 판을 잘 짜는 일만 남았다. CJ그룹의 전문가들이 이 약점을 보완해 준다면 순풍에 돛 단 배처럼 순조로운 항해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다음게임은 모바일게임의 빈자리를 카카오게임하기로 채울 것으로 예측된다.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최세훈)과 카카오(대표 이석우)가 합병되면 제일먼저 게임부문을 합치는 작업이 시작된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두 회사의 수장이 수차례 ‘시너지’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다음게임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카카오게임하기와 다음게임의 협업이 전망되는 것에도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다음게임과 카카오게임하기의 협업을 기정사실화한 분위기다. 다음게임이 채널링 사업과 신작 온라인게임 3개로 완성한 진열대에, 국내 최대의 모바일게임 플랫폼으로 꼽히는 카카오게임하기가 장식된다면 이보다 좋은 그림은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가 같은 날 분사를 시작해 비슷한 행보를 가는 점은 분명 흥미롭지만, 출발선이 다른 만큼 올 하반기에는 분위기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오는 10월부터 각자가 그리는 큰 그림을 얼마나 완성도 있게 마무리 짓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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