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부산, 그리고 게임
[데스크 칼럼] 부산, 그리고 게임
  • 김병억
  • 승인 2014.08.18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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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우리나라 제1의 항구 도시이자 문화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곳 사람들은 개방적이고 적극적이며 진취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그래서 많은 유행이 그곳에서부터 시작됐으며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제 부산 하면 떠오르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또 게임업계에 있어서도 부산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10여년 전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스타리그’ 결승전에는 10여만 명의 관람객들이 운집하는 장관을 이뤘다. 이 기록은 그동안 어느 스포츠 행사에서도 만들어낸 적이 없는 전무후무한 것이었다. 지금도 이러한 뜨거운 열기는 재현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 2009년부터 해운대 벡스코에서는 국제게임전시회인 ‘지스타’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에는 매년 우리나라 게임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게임을 찾는 외국인들이 구름처럼 밀려와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 같은 행사 덕분에 부산은 게임인들에게는 마치 ‘제2의 고향’처럼 느껴지기 까지 한다. 그만큼 많은 사연과 추억이 부산에서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지난 해 말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둥지를 틀었다. 게임 문화와 게임 물류의 중심이 부산으로 옮겨진 탓이다. 물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각각 세종시와 나주에 자리 잡았지만 부산의 게임위 역시 행정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이와는 별개로 최근 부산에서는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인 ‘LOL’ 경기가 열린 것이다. 서울과 인천 등 타 도시가 아닌 부산에서 이 대회의 결승전이 열린 것은 아마도 부산이 그동안 갖고 있던 ‘e스포츠의 메카’라는 이미지가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행사장에는 수많은 팬들이 찾아와 한 여름의 열기를 날려버릴 만큼의 뜨거운 응원을 펼쳤다. 이 자리에는 서병수 부산시장도 찾아와 게임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부산은 게임인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도시다. 그런데 얼마 전 이곳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부산에 자리 잡은 게임물등급위원회가 불미스러운 사태로 홍역을 앓았다. 젊은 직원들이 회식 자리에서 신입사원을 상대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추행을 벌인 것이다.

그들은 ‘장난으로 했다’고 변명했지만 이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였다. 게임위가 신속히 진상조사에 나서 가해자들을 모두 해고처리 했지만 그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게임위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자리를 옮겨 그동안 이것저것 챙길 일이 많았을 것이다. 그 때문에 기강도 해이해 지고 관리가 느슨해 졌던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게임위는 이번 사태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직원들이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금품을 제공받는 등 큰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더 철저히 자기관리를 해야 했지만 결국 이번과 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직원들 개개인의 문제도 있겠지만 설기환 위원장을 비롯해 임원들의 책임도 적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먼저 엄격한 근무분위기를 만들었다면 이번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일로 게임위 뿐만 아니라 부산 전체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것 같아 안타깝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욱 마음을 가다듬고 스스로를 경계하고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서병수 시장도 과거 게임과 관련해 ‘손인춘법’ 제정에 동조하는 등 게임인들에게는 미운털이 박혀 있는 상태다.

그가 ‘롤챔스’ 결승전 자리에 찾아와 게임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의 그같은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는 이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서 시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행동이 뒤따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서 시장이 게임인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먼저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할 것이다.

부산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오래도록 게임인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거창한 지원이나 말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마음에서 우러나는 우정과 애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앞으로도 부산은 게임인들의 마음 속에 ‘제2의 고향’, ‘e스포츠의 메카’로 오래도록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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