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 수월… 글로벌 경영 본격화
CJ    중국에서 한판승부 벌일 듯… 홀로서기 위한 시험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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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넷마블과 다음게임이 각각 CJE&M과 다음커뮤니케이션 품을 떠나 1일 독립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두 회사 모두 게임부문 조직을 재정비하고, 전문화해 빠르게 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한다는 것이 이유다.

CJ넷마블과 다음게임은 각각 권영식, 홍성주 대표를 새 사령탑으로 내세웠다. 그동안 게임사업 부문에서 거둔 성과가 반영된 인사다.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독립법인의 최고 장으로서 마음껏 사업을 펼쳐보라는 의도도 담겨있다. 같은 날 지휘봉을 잡은 두 사람의 어깨에는 무거운 책임감이 내려앉는 이유다.

CJ넷마블은 올 10월 게임개발지주회사인 CJ게임즈와 통합해 유통 플랫폼과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중국 IT기업 텐센트 투자로 글로벌 게임통합법인으로서 재탄생하는 셈이다. 지난해 모바일게임으로 큰 재미를 본 만큼, 올해는 세계시장에서 본격적인 ‘넷마블’ 표 게임들을 선보인다.

CJ넷마블은 우선 하반기 국내시장에 30여종의 모바일게임과 기대작 ‘파이러츠:트레저헌터’를 출시해 지지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국내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성과를 더해 국내 최대 게임업체로 발돋움할 태세다.

반면 다음게임은 갈 길이 급하다. 독립은 했지만 손에 쥔 것이 별로 없다. 6월 출시한 ‘플래닛사이드2’가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부족하다. 하반기 ‘위닝펏’과 ‘검은사막’을 출시해 갈증을 해소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도 부족해 보인다. 급격히 커진 모바일시장에서 번번이 실패를 맛보고 있어 약점을 보완하는 방법을 찾는 게 급선무다.

CJ넷마블(대표 권영식)은 1일 CJE&M 게임사업부문에서 물적 분할돼 독립법인으로서 첫날을 맞았다. 오는 10월 CJ게임즈와 합병을 위한 준비단계다. 이 때문인지 홀로서기가 시작됐지만 내부 분위기는 큰 변화를 찾아보기 어렵다.

넷마블은 지난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낸데다, 올해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물적 분할 과정에서 1300억원 가량의 밑천을 확보한 것도 여유를 더하고 있다.

# 조용한 가운데 합병 준비
CJ넷마블 설립이 처음으로 공개된 간담회 석상에는 10여년 만에 모습을 보인 방준혁 고문이 등장해 적극적인 투자로 몸집불리기를 시작한다고 공언했다. 글로벌 경쟁을 위해서는 지금 보유한 개발자회사와 게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새출발 과정에서 조영기 전 대표와 이원술 이사 등 경영과 개발 핵심인원이 이탈했지만 흔들리지 않는 모양새다. 방 고문과 손발을 맞춰온 권 대표가 남았기 때문인데, 권 대표는 독립법인의 대표로 향후 넷마블의 게임사업을 이끄는 중책을 맞았다.

CJ측은 “권 대표가 게임의 개발과 퍼블리싱 등을 총괄해 오는 등 경험이 풍부, 새롭게 출발하는 독립 법인을 이끄는데 적합한 인물로 판단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권 대표는 꼼꼼하고 치밀한 운영 스타일에 한번 마음먹으면 매듭을 지어야 할 정도로 치밀하고, 오랜 친구부터 챙기는 의리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게임시장을 정확히 꿰뚫고 있어 게임 유통박사란 별명도 있다. 이런 장점을 가진 권 대표의 스타일은 챙길게 많은 새출발에 어울린다는 외부의 평가도 나온다.

내부조직에 흔들림이 없는 만큼 분사계획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오는 10월 CJ게임즈와 합병이 마무리되면 중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 전개를 예고하고 있다. 첨병 격으로 최근 태국시장에 선보인 ‘모두의마블’은 구글과 애플 양대마켓에서 인기순위와 매출순위 모두 1위에 오른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 온라인·모바일 양날개 시동
CJ넷마블은 8월 중에 모바일 야구게임 ‘마구마구라이브’ ‘크로노블레이드’를 시작으로 하반기 30여개의 게임을 출시한다. ‘마구마구라이브’는 넷마블 최고 히트작 ‘마구마구’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모바일 경쟁력을 한층 단단하게 해줄 기대작이다.

‘크로노블레이드’도 모바일 미드코어RPG 라인업에 힘을 보탤 하반기 최고 기대작이다. 남은 30여개도 미드코어와 스포츠, 캐주얼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의 지휘를 확고히 해, 글로벌 진출로 다소 분산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음게임(대표 홍성주) 역시 1일 다음커뮤니케이션 게임부문에서 독립했다. 초대 수장에는 홍성주 전 게임부문장이 낙점됐다. 홍 대표는 그동안 다음의 게임개발 자회사 온네트와 게임부문장을 맡아왔으며, 17년이 넘는 세월동안 게임시장에서 잔뼈가 굵어 경험도 풍부하다.

그는 다음의 게임사업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업계는 사내에서 전폭적인 신뢰를 받아온 홍 대표의 발탁을 기정사실로 여겨 왔고, 실제로 다음게임의 수장자리를 차지했다.

홍 대표를 보좌할 경영진도 그와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로 채워졌다. 허진영 전 게임서비스본부장은 정보보호 책임자(CPO), 김용훈 전 게임사업본부장이 관리책임자(COO)로 함께 하게 됐다. 재무 책임자(CFO)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출신 남재관 부문장이 담당한다.

다음게임은 독립법인 출범과 함께 온라인게임 신작을 론칭해 분위기를 살린다는 계획이다.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검은사막’ ‘위닝펏’은 하반기 출사표를 던진다. 또 지난 6월 서비스한 ‘플래닛사이드2’에도 업데이트로 힘을 더할 예정이다.

다음게임은 새출발 밑천인 3개 온라인게임으로 살림을 꾸리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작품성이 높은 만큼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겉보기와는 다른 것 같다.

다음게임은 지난 5월에는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돌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날렸다. 신작 라인업 확보를 위해서다. 이런 행보는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한 노력으로 보는게 옳다.

사실 다음게임이 홀로서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음게임은 지난 2003년 의욕적으로 게임사업을 시작했지만 2년 만에 정리 했다. 지난 2012년에는 게임개발사 온네트를 인수하고, 일본 모바일게임사 DeNA와 협약하는 등 게임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역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연이은 실패로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 흡수돼 재기의 날을 갈았다. 대작 온라인게임 3개 작품으로 날을 갈았지만, 모바일게임이라는 한쪽 날개가 약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아직도 하반기 모바일 게임라인업을 확정하지 못하는 등 고심하고 있다. 다음게임의 향후 행보가 반쪽자리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같은 날 태어났지만 두 회사의 행보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각각의 처한 상황이 틀리기 때문이다.

먼저 CJ넷마블의 경우 대박은 아니지만 꾸준한 실적을 올리는 온라인게임을 가지고 있다. 게임포털 ‘넷마블’에는 ‘대항해시대’ ‘다크에덴’ ‘SD건담캡슐파이터’ ‘마구마구’ 등이 아직도 인기리에 서비스 중이다.

모바일게임 성과는 눈부시다. 게임사업을 포기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던 CJ넷마블이 살아난 것도 모바일게임 덕이었다. ‘증손자법’ 해소도 CJ넷마블 모바일라인업을 탐내던 텐센트가 통큰 투자를 결정하면서 해결됐다. 조직정비 이슈도 최소한의 규모로 마무리 됐으니 이제 성장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 입장 달라도 성공향한 의지는 하나
여기에 더해 CJ넷마블은 텐센트라는 무기도 손에 넣었다. 2대주주로서 텐센트가 ‘넷마블’ 표 게임을 중국에 나르는 창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향후 과제는 큰 그림에서 판을 잘 짜는 일만 남았다. CJ그룹의 전문가들이 이 약점을 보완해 준다면 순풍에 돛 단 배처럼 순조로운 항해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다음게임은 모바일게임의 빈자리를 카카오게임하기로 채울 것으로 예측된다.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최세훈)과 카카오(대표 이석우)가 합병되면 제일먼저 게임부문을 합치는 작업이 시작된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두 회사의 수장이 수차례 ‘시너지’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다음게임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카카오게임하기와 다음게임의 협업이 전망되는 것에도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다음게임과 카카오게임하기의 협업을 기정사실화한 분위기다. 다음게임이 채널링 사업과 신작 온라인게임 3개로 완성한 진열대에, 국내 최대의 모바일게임 플랫폼으로 꼽히는 카카오게임하기가 장식된다면 이보다 좋은 그림은 없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가 같은 날 분사를 시작해 비슷한 행보를 가는 점은 분명 흥미롭지만, 출발선이 다른 만큼 올 하반기에는 분위기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오는 10월부터 각자가 그리는 큰 그림을 얼마나 완성도 있게 마무리 짓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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