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성패 좌지우지… 영향력 막강
업계, 여심잡기위해 매력남 캐릭터 투입 등 안간힘

몇 년 전만 해도 남성 유저에 밀려 소수층에 속했던 여성들이 이제는 게임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의 파워유저로 자리 잡고 있다. 게임시장에서 우먼파워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전까지 게임은 남성이 주로 향유하는 문화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급과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이와 같은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성 유저가 소비력을 과시하는 작품들이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 이에 게임업체들이 속속 여성 유저층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PC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게임 시장은 트렌드를 주도하는 작품들이 남성 유저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PC방을 중심으로 게임을 소비할 수 있는 인프라가 크게 증가하게 됐으며, 이와 맞물려 대중적 인기를 끄는 작품까지 등장했다. 이에 따라 게임 문화 저변은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온라인게임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장되면서 다양성이 나타났으며, 여성 유저 비중 역시 점차 늘어나게 됐다. 캐주얼 장르뿐만 아니라 보다 심화된 게임성을 갖춘 작품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게임 시장이 점차 대규모 경쟁 체제로 접어들며 획일화 경향을 보임에 따라, 여성 유저층을 공략하는 시도는 감소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스마트폰의 등장과 모바일게임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게임 업계를 뒤흔드는 일이 벌어졌다. 이는 기존 온라인게임을 비롯해 다수의 게임을 즐긴 유저가 아닌 중장년층과 여성 유저와 같이 새로운 유저층을 상대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 스마트폰이 기폭제
새롭게 형성된 모바일게임 시장은 캐주얼 작품을 위주로 빠르게 팽창하기 시작했다. 신규 유저가 대거 유입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중장년층은 일부 소수 작품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트렌드 소비 속도가 빠른 유저층에게 외면 받은 캐주얼 장르는 약세를 보이게 됐다.

이는 여성 유저층에게도 일부 해당되는 부분이다. 새롭게 유입된 여성 유저층 역시 단 한 작품에만 몰입하는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모두의마블’ ‘쿠키런’ 등은 이와 같은 여성 유저의 과금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장기간 상위권에 머무는 원동력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 PC·온라인 시절부터 게임을 즐겨온 남성 유저층은 이미 다수의 작품을 경험한 상태로, 캐주얼 모바일게임에 대한 소비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또 아무리 신규 유저층이 발생돼 소비 구조가 변화됐어도 기존 유저층 취향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단계로 부상하게 된 것이 ‘몬스터길들이기’와 같은 미드코어 RPG 장르다. 이는 새롭게 확보된 여성 유저층까지 자연스럽게 포섭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히 한 작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문화로써 소비하는 유저층으로 굳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게임 업체들은 이런 소비 흐름에 주목하고 속속 여성 유저를 공략할 수 있는 작품 준비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은 마냥 여성 유저 비율이 높은 작품을 따라갈 수는 없는 처지다.

‘몬스터길들이기’와 같이 이미 장기간 성과를 거두고 있는 작품의 경우 유저 충성도가 높은데다가, 작품 경쟁력까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또 여성 유저 과금 비율이 높은 ‘캔디크러쉬사가’ 역시 이미 시장 장악력이 압도적인 상황이며, 더 이상 이를 쫓는 후발주자로서 성공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과거 ‘룰더스카이’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들이 등장했던 SNG 장르 역시 신작이 쉽게 진입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때문에 오히려 여성 유저층을 집중 공략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중적 취향으로 기존 작품과 경쟁하기보다는 여성향이라는 한층 심화된 접근 방식을 채택하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엔씨소프트 역시 올해 초 여성향 게임 제작을 위한 인력 모집에 나서는 등 이와 같은 시장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는 여성향 작품에 대한 수요 및 성장 가능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 갈수록 ‘귀하신 몸’
우선 여성향 장르에 공을 들인 업체로는 투바이포랩(구 안다물코리아)을 꼽아볼 수 있다. 이 회사는 ‘신닌자야화’ ‘연애데이’ 등을 통해 국내 여성향 장르 시장 입지 확장에 나서고 있다. 또 이미 ‘소드걸스S’와 같이 남성향이 강한 작품을 선보였던 업체라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기본적으로 여성향 장르는 일본 서브컬처의 영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비주얼 노벨 방식이나 연애 시뮬레이션과 같은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남성향 장르와 맞닿아 있는 부분으로, 사업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모바일게임으로 등장한 엠게임의 ‘프린세스메이커’는 이런 두 가지 성향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이는 PC 패키지 시절, 남녀 모두에게 추억으로 자리 잡은 IP라는 점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또 캐릭터 원작의 게임성 재현은 물론 보다 확대된 커스터마이징으로 남녀 유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구성을 추구했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도는 비주얼 노벨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이런 기조가 흐르고 있는 만큼 여성향 장르 역시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비주얼 노벨 장르가 마니아 위주의 장르로 분류되고 있지만, 여성 유저 비율은 물론 매출 규모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례적으로 비주얼 노벨 장르가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되자, 여성 유저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세시소프트 역시 최근 ‘스마트 노벨’을 내세운 ‘라비린시아’를 론칭해 이목을 끌었다. 이 작품 역시 여성향이 강조됐지만, 카드 배틀 장르적 요소는 물론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성으로 남성 유저까지 즐길 수 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 여성 취향 파악이 관건
특히 비주얼 노벨 장르는 동인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보다 다양한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동인 게임으로 시작해 모바일 시장까지 진출한 ‘탐정뎐’ 역시 여성향을 내세워 두각을 나타낸 작품이다. 특히 출시 직후 주요 마켓 유료 다운로드 순위 상위권에 진입하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여성향 작품뿐만 아니라, 여성 유저를 주요 타깃으로 삼을 경우 단순히 남성향의 반대 개념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남성 유저가 다수를 차지한 경우가 많았던 만큼 자연스레 이런 사고 전환에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야기의 맥락에 보다 집중하는 여성 유저의 취향을 파악해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