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적한 업계 현안 풀기엔 역부족
‘선택과 집중’ 위해 용퇴해야… ‘임기 얼마 남지 않아 늦었다’ 의견도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로 선출된 남경필 게임산업협회(K-iDEA) 회장의 거취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남경필 회장은 경기도지사 취임 전부터 파격적인 행보를 계속해 나가며 여당 내 소장파로써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다. 하지만 남 회장의 경기도자시 취임 이후, 회장직 유지에 대한 찬반양론이 불거지고 있다.

물론 당사자인 협회 측은 남은 임기를 끝까지 수행한다는 입장이지만 남 회장이 처한 상황으로나, 업계의 상황을 모두 고려했을 때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경필 회장의 사퇴 관련 논란은 이미 경기도지사 출마 전부터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정치인 협회장을 추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협회장이 속한 여당에서 잇따른 게임 규제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정치인 협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누적돼 왔다.

여기에 남 회장은 최근 국회 선진화법의 일환으로 진행된 국회의원 겸직금지법과 관련되어서 전병현 한국e스포츠협회장과 함께 사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이 때에도 남 회장 측은 영리를 목적으로 한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국회의원 겸직 금지 법안에 해당이 되지 않는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이 해 비영리단체의 기준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사퇴 관련 움직임은 경기도지사 당선을 전후로 해 더욱 거세게 제기됐다. 당선 전에는 야당 측에서 공직선거법과 관련해서 겸직 문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바 있고, 업계 역시 당선 이후 도지사 업무와 협회의 업무를 어떻게 같이 진행할 수 있겠냐는 의견을 나타내며 사퇴론에 힘이 실리는 듯 했다. 하지만 남 회장은 선거 전과 당선 이후 2번에 걸쳐 공식적으로 “도지사 업무와 협회 업무를 같이 수행할 것”이란 입장을 밝히면서 남 회장의 사퇴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남 회장의 거취 발표 이후 업계를 중심으로 남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하나 둘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특히 남 회장의 협회장 취임 이후 협회가 어떤 행보를 보여줬느냐란 지적이 나오면서 다시금 ‘정치인 협회장 무용론’이 힘을 실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향간에는 남경필 회장의 취임 이후 협회 명칭 변경,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셧다운제 무용론의 어필, 성남국제게임페스티벌과 지스타의 성공 개최 등 공 역시 적지 않다며 무조건적인 사퇴는 혼란만 더할 것이란 주장 역시 나오고 있다. 실제로 남 회장의 이 같은 활동은 여당 내에서도 셧다운제의 일원화에 대한 여론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중국 정부기관과의 협력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의 확장에 기여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남 회장의 임기 동안 이런 득보다 실이 더 많았다고 지적하며 업계의 기대해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과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으로 대표되는 게임 규제 법안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의 활동은 입법 반대 서명 외에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신의진 의원의 1차 공청회와 관련해 반대 측 의견을 어필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기는커녕 새누리당 국회의원 자격으로 공청회에 참여해 오해의 요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렇듯 부정적인 인식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취임 초기인 만큼 경기도 도정에 집중해야 하는 남 회장의 입장이라면 이제 용단을 내려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남 회장의 임기가 사실상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협회 역시 후임자를 고려해야 최소한의 공백으로 업계가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게임계는 현재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한 의견 수렴과 행동이 절실한 상황이다. 웹보드게임 시행령은 역차별 논란이 제기되고 있고, 강제적 셧다운제 역시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 이후 재심의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여당의 게임 규제 움직임과 지스타 관련 사안 등 하루라도 빨리 협회가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게임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남 회장의 중도사퇴는 지금 시점에서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며 “도지사 선거 전에 사퇴하는 것이 옳았지만 지금이라도 업계를 위해 길을 열어주는 것이 그 자신을 위해서나 업계를 위해서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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