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혁명 다룬 '텀블벅'에 이의제기…"권고사항일 뿐" 해명 나서

▲ 팀수안의 '불워크'

국내 한 인디게임 개발팀이 게임에 정치적 소재가 담겨있다는 이유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수정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안은 개발 단계에 있던 작품에 대한 게임위의 제재였기 때문에 월권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1일 인디게임 개발팀 팀수안(대표 정재순)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을 통해 신작 게임 '불워크'를 공개하면서 발생했다.

이 작품은 가상의 독재국가에서 독재정치에 반대해 혁명을 일으킨 시민들로부터 정부청사건물을 방어하는 전술디펜스 게임이다.

특히 이 작품은 비슷한 소재의 해외 유명 인디게임 '페이퍼플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주제와 그래픽 컨셉을 바탕으로 펀딩 하루 만에 목표치 200만 원의 64%인 128만 원을 달성하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개발자인 정재순씨는 22일 오전 게임위를 통해 게임 소개와 리워드 수정 요청을 전화로 전달 받았다고 게임 커뮤니티를 통해 밝혔다. '불워크'의 소재가 광주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는 민원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특히 게임 설명과 관련해 시위하는 사람과 싸우는 것을 '테러리스트와 싸우는 것'으로 수정해 줄 수 있겠냐는 요구를 받고, 리워드 예시로 제시한 김정은 사진 역시 교체를 요청받는 등 외압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정재순 팀수안 대표는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당황했고, 수정 요구라고 했지만 외압을 느꼈다"며 "수정을 할 수 있는 선에서 진행을 하겠지만, 게임 자체의 내용이 바뀌기 때문에 큰 수정은 힘들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게임위 측은 "민원이 들어와 게임 설명 변경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을 뿐 게임 개발을 막기 위해서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과거 국내 발매가 불발된 '홈프론트'의 경우를 예로 들며 관리위 역시 게임 산업의 육성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게임위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권고사항일 뿐 직접적인 영향력은 없으며, 게임위 역시 인디게임 개발 환경 육성에 긍정적인 입장"이라며 "다만 이번 케이스 뿐만 아니라 다른 경우에 있어서도 민원인의 강력한 요구 등이 있다면 논란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이해를 구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물등급심의와 사후 관리를 담당하는 게임위의 이 같은 행보가 '월권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평소 게임 심의와 관련된 사안에 있어 '우리 소관이 아니다'란 대답만을 해 온 게임위가 이례적으로 이런 행동에 나선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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