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게임과 문화예술
[데스크 칼럼] 게임과 문화예술
  • 김병억
  • 승인 2014.07.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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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김광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문화예술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게임을 문화예술로 인정하고 진흥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지원 육성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게임인들은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게임이 어엿한 문화예술의 한 장르로 인정받는 길은 결코 순탄할 것 같지 않다. 이 법안에 대한 취지를 납득하지 못하는 의원들이 대부분일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문화예술 장르로 인정받고 존경받는 영화나 사진도 예전에는 천박한 것이나 공포스러운 것으로 치부된 적이 있었다. 유럽에서 사진기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영혼이 빠져나간다고 믿었다. 지금 들어보면 코웃음이 나올 얘기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그 것을 사실인 냥 믿고 사진기를 두려워했다고 하니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영화 역시 천박한 광대놀음으로 치부되며 지식인과 종교인들로부터 박해를 받았다. 그러던 것이 많은 세월이 흐르면서 이제는 대중문화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고 영화인들은 사회의 저명인사로 존경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이제는 게임이 그 ‘순교자’의 자리에 서 있는 듯하다. 게임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시선은 어쩌면 무지와 공포, 그리고 마녀사냥이라는 단어들로 집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에도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문화나 예술이 탄생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지난 달 손인춘(새누리당) 의원의 주도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과도한 게임이용 문제, 올바른 진단과 기업의 역할’이란 토론회에서 이장주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게임 이전에도 책, 소설, 자전거, TV 등 수많은 신기술과 콘텐츠들이 새로운 것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 ‘중독’으로 매도되어 왔다”면서 “이제는 게임에 대한 자율적인 발전을 유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자동차가 현대 사회에 어떤 위치에 있는지 지적하며 게임 역시 자동차산업과 마찬가지 위치에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지금, 게임에 대한 ‘마녀사냥’이 과거에도 있었고 또 앞으로도 수많은 뉴미디어가 겪어야할 시련의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시간이 지나가고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진다면 게임도 문화예술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기간을 더 빨이 앞당겨야 한다는 사실이다. ‘언젠가는 인정을 받겠지’하고 손을 놓고 있다가는 산업의 뿌리가 뽑히고 사람들이 떠나가 황폐한 사막처럼 버려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광진 의원이 발의한 ‘문예법개정안’은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법을 공동발의한 전병한 한국e스포츠협회장을 포함한 12인의 의원들도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의원은 개정안 제안 이유로 현대의 게임이 종합문화예술로 발전한 점을 가장 먼저 꼽았다. 20세기 영화가 문화예술발전을 주도 했다면, 21세기 문화예술 패러다임은 게임이 주도할 것이라고 봤다. 미국이 2011년 연방대법원 판결을 통해 게임을 소설이나 영화, 연극과 같은 예술의 한 장르로 인정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의원은 “미국의 문화부 격인 NEA(국립예술기금)에서도 게임을 예술로 보아 이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일본 또한 자국의 ‘문화예술진흥기본법’에서 게임을 문화예술로 명시해 국가의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게임은 13번째 문화예술 장르로 인정돼 난립하는 규제의 방파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 산업으로서의 육성을 넘어 문화예술 장르로서의 지원책이 마련돼 국내 중소 게임업체에 힘을 보태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하겠다.

이 법안의 개정을 계기로 게임에 대한 논의가 보다 학술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 게임인들도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을 것 같기에 하는 말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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