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게임산업협회장(K-iDEA)의 사퇴 표명설과 관련,  사실이다 아니다 등으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 기사는 더게임스에서 제일 먼저 보도했다. 남 회장이 도정 업무로 바빠, 더이상 협회 일을 할 수 없게 됐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는 게 보도 내용의 골자다. 하지만 협회는 남회장의 사퇴 입장 표명에 대해 전혀 사실 무근이며 남 회장이 중도에 사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싶다.  남 회장의 사퇴 이유를 살펴 보면 협회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중도에 사퇴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게 아니다.  먼저 새롭게 맡게된 도정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국회에서 5선의 선수를 가지고 있는 남 회장이지만 지자체 행정은 처음이다.  경기도의 업무를 그나마 들여다 본 것은 그가 잠시 기자생활하던 때가 전부다.   

또 경기도 입장에서 보면 한가롭게 게임계의 일을 세세히 챙길 때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특히  도민들은  남지사에게  도정의 일을 하라고 지사직을 맡긴 것이지 협회의 일이나 하라고  뽑아준 게 아니지 않느냐고  항변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그에겐 도지사 취임초다. 한 눈 팔 시간조차  있을 수 없다.

경기도 한해 예산이 무려 17조원에 달한다. 서울시 예산 24조원에 버금간다. 도 인구를 보더라도 그리 녹록치 않다. 더군다나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 남회장은 상대 후보에게 압승을 거둔게 아니라 거의 신승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 한가지는 만의 하나, 협회 일로 인해 때 아니게 구설수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남회장에게 시작도 하기전에 치명타를 얻어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실제로 협회 안팎에선 남회장과 관련한 각종 이상한 루머가 나오고 있다. 

그 같은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얼토당토 하지 않아 사실무근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그런 얘기는 줄기차게 업계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이렇다면 남 회장 측근들로선  당연히 협회와  일정한 선을 그어야 한다고  조언할 수 밖에 없고 그래야 맞다. 

게임계 입장에서 봐도  그렇다. 도정 업무에 바쁜 남 회장에게 협회 일을 계속 맡긴다는 게 뭔가 앞뒤가 맞지 않고 어설퍼 보인다.

예컨대 게임계의 처지가 그렇게 한가하느냐는 것이다. 플렛폼의 변화에 따른 산업 생태계를 새롭게 구축하고,  안팎의 도전에 머리를 싸매도 시간이 모자를 지경이다.  그런 일은 컨트롤 타워인 협회장이 직접나서 진두지휘해야 한다. 그런데 도정 업무에 바쁜 남회장이 그같은 일을 과연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 남 회장이 직접 챙긴다 하더라도 과거 의원시절과 같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같은 기대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같은 논란은  무엇보다 협회를  신뢰하지 못하는,  게임계에 짙게 깔린 협회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 때문에 빚어진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해 볼 수 있다. 

그동안 협회의 일은 거의 베일에 가려져 왔다.  협회의 예, 결산서 따위를 최근 몇년사이 접해 본 적이 거의 없다. 총회도 회원사만 입장하도록 하는, 아주  전근대적이고 폐쇄적 방식으로 진행해 눈살을 받아 왔다.  주요 일정과 행사에 대한 배경 설명도, 언급도 없다는 건 협회를 출입하는 기자면 다 아는 사실이 됐다.

그렇다면 그런 협회의 말을  어떻게 믿고 신뢰할 수 있을까.  그건 천지개벽의 부처님에게도 불가능한 얘기다. 

이번 남 회장의 사퇴설의 진위 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게 아니다고 하면  아닌 것으로 받아주거나 기사를 수정해 내 보내면 될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라 협회란 취재원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 생긴 일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할 것이다.

기자들은 여러 취재원을 두고 진위 여부를 저울질 한다. 그러나 한번 불신을 안겨준 취재원의 첩보는 결코 신뢰하지 않는다. 이번 남 회장 사퇴설에 대한 진위여부 논란의 본질은 다름아닌  협회의 불신에서 비롯됐다 할 것이다.

협회가 그만큼 신뢰를 잃고 있다는 뜻이다.  업계 취재원의 얘기에 더 신뢰감을 안겨 줬다면 협회가 잘못해도 한참을 잘못했다 할 것이다.

혹 협회가 남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실상 레임덕 상태에 빠져있는 남 회장의 거취를 계속 나몰라라 하며 쥐고 있으려고 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의 하나,  그런 것이라면  정말 협회는 게임 역사에 큰 죄를 짓는 일이 될 것이다. 지금  게임계가  그렇게 한가하게 손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남 회장 사퇴설의 진실은 그래서  더 중요하고 낱낱히 밝혀져야 할 것이다. 

언필칭, 남 회장이 사퇴의 얘기를 하지 않았다면  게임계의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이 될 것이며 ,  반대로 남회장이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협회측이 이를 드러내지 않고 감추려 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것과   함께  이래저래 시간만 때우려 한  책임도 반드시 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더게임스 모인 뉴스1에디터 /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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