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의 절대군주’ 위업 가능성도
2년간 온라인 시장 패권 쟁취… e스포츠 통해 전 세계서 붐업

지난 2011년 12월 우리나라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 ‘리그오브레전드(LOL)’가 서비스 2년6개월 만에 PC방 점유율 100주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해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온라인게임 시장의 역사는 PC방과 함께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금기를 이끈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에이지오브엠파이어’ ‘레인보우식스’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게임들이 한국시장에서 득세하는데 PC방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은 업계와 유저 누구도 반박하지 못한다.

마음에 맞는 친구끼리 혹은 명절에 만난 가족이 삼삼오오 모여 PC방으로 ‘카트라이더’ ‘스타크래프트’ 등을 즐기러 가는 모습은 한국인에게 더 이상 낮선 모습이 아니었다.

이런 PC방에 요즘 가보면 가장 먼저 들리는 소리는 ‘소환사의 협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다. 라이엇게임즈 ‘리그오브레전드’가 PC방을 점령했기 때문이다.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뒤흔든 라이엇게임즈(한국대표 이승현)의 ‘리그오브레전드’는 한국 게임사(史)에 한 페이지를 장식할 대기록을 세웠다. 외산 게임 최초로 ‘서든어택’ ‘아이온’과 함께 PC방 인기순위 100주 연속 1위를 달성한 것이다. 이는 2년여 동안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그오브레전드’가 기록한 100주 연속 1위에는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블리자드 표 게임이 아닌 외산게임의 불모지로 꼽힌 한국 시장에서 세운 기록이라는 점이 가장 높게 평가되는 부분이다.

서비스 기간 중 마의 장벽으로 여겨졌던 PC방 점유율 40%를 장기간 넘어선 것 역시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한국 업체들의 블록버스터급 게임들의 공세에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절대자의 풍모를 뽐낸 덕이다.

# LOL 인기 ‘현재진행형’
지난 2011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LOL’은 서비스와 동시에 업계와 유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북미를 시작으로 전세계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한국유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떠돌았기 때문인데, 뚜껑을 열어보니 상상을 초월하는 ‘초대박’을 쳤다.

한국서비스 초기에 해당하는 2012년에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한 게임 중 하나라고 공식 발표했고, 동시접속자 수 500만명, 다음해인 2013년에는 750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누적 가입자 수를 따지면 7000만명을 가볍게 뛰어 넘었다. 한국 전체 인구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LOL’을 즐기는 셈이다.

라이엇게임즈의 한국 지사는 정확한 수치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국내 동시접속자 수는 최소 20만에서 최대 25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LOL’의 등장으로 한국 게임업계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수년간 업체들이 제시해온 시장지배 구도를 뒤집어엎었을 뿐 아니라 ‘착한 수익모델’을 내세워 그동안 한국업체들이 구축한 매출구조를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LOL’ 열풍이 한때의 유행에 그치길 바랐으나 아쉽게도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위태로운 100주 연속 1위가 아닌 압도적인 비율로 이어온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LOL’의 평균 점유율은 30% 중후반대다. 집계환경에 따라 미세한 차이는 있겠지만 마의 장벽이었던 40%점유율도 더 이상 화젯거리가 아닌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10대에서 30대 고객이 많은 대학가에서 보다 극명하게 드러난다. 젊은 학생들이 모인 대학가 주변 PC방에는 ‘LOL’점유율이 70%를 넘는 상황이다. 적어도 가동 중인 PC 10대 중 7대는 ‘LOL’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차지한 셈이다.

온라인게임의 인기를 가늠하는 PC방 순위만큼 이나 UCC(User Create Contents) 열기도 뜨겁다. ‘LOL’의 승리 전략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하루 평균 수 만건의 글이 작성되고 있으며, 게임 속에서 실수한 내용을 복기하는 방송이 대번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아프리카TV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방송 BJ(Broadcasting Jockey)들중 상위권은 대부분 ‘LOL’을 다루는 방송으로 채워지고 있다.

고수 유저가 화려한 플레이를 뽐내는 방송을 시작하면 적게는 수 백명에서 많게는 3000여명의 시청자가 몰린다. 배울 점이 많은 고수 방송만이 인기를 끈 것은 아니다. 차마 상상하기도 힘들었던 독창적 플레이를 가진 하수 유저 방송도 콘텐츠 내용에 따라 컬트적인 인기를 얻기도 한다. ‘LOL이면 다 돼’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LOL’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시기는 2011년 12월이다. 공개 테스트를 이때 시작했기 때문인데, 항상 새로운 게임을 찾는 한국 유저들은 훨씬 전부터 ‘LOL’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직접 플레이를 즐기고 입소문을 전파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 ‘스타크’ 잇는 전략플레이 ‘압권’
‘LOL’이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한 지는 2년 6개월을 넘겼지만, 해외를 기준으로 보면 5년이 넘은 장수 게임에 속한다. 이 기간 동안 라이엇게임즈는 셀 수도 없는 밸런스 패치를 시행했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컨트롤 실력 이외의 요소가 승패를 결정지어서는 안 된다는 철학을 표명한 것이다. 성실한 업데이트는 e스포츠 경기와 팬들이 즐긴 게임 데이터를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결과물이다.

‘착한 과금제’로 대표되는 수익모델도 유저의 충성도를 높인 요소다. ‘LOL’의 수익모델은 캐릭터와 스킨(아바타) 판매, 경험치와 경기결과에 따라 지급받는 포인트(IP) 부스터, 캐릭터의 초기능력치를 결정하는 ‘룬’을 조정하는 룬페이지 아이템 등이 전부였다.

최근에는 기간한정으로 소환사의 개성을 표현하는 아이콘을 판매하거나 와드(시야를 밝혀주는 아이템) 스킨을 판매하는 등 상품을 내놓았다.

이 상품들의 공통점은 게임 속에서 벌어지는 경기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다는 점이다. 110여개를 넘어선 캐릭터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얻은 IP로 구매할 수 있고, 경기에 영향을 주는 ‘룬’은 캐시 아이템이 아닌 일반아이템으로 게임을 즐기면 자연스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스킨이나 와드 스킨, 소환사 아이콘 등은 당연히 게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소환사의 개성이나 선호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결제를 진행하면 된다.

캐시 아이템이 게임 속 균형에 영향을 주지 않는 만큼 유저의 실력이 곧 승패를 가르는 요인이 된다. 결국 실력을 갈고 닦아야 보다 높은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은 유저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소로 직결된다. 전세계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게임 실력이 ‘군계일학’으로 꼽히는 한국 유저들의 승부욕을 제대로 자극한 것이 인기의 최대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한국 한정으로 게임 특성을 살린 PC방 정책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라이엇은 가맹 PC방에서 ‘LOL’을 즐기면 모든 챔피언을 제한 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게임 속 화폐인 IP를 20% 추가 획득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유저가 집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LOL’을 굳이 PC방에서 즐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챔피언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것. 평소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조차 새로운 챔피언이 나오면 구매의사를 결정하기 위해 PC방을 찾는 지경이다. PC방에서 추가로 제공되는 IP를 캐릭터 구매를 기준으로 환산 했을 때 RP(LOL 캐시 단위)를 구매하는 것과 유사하게 받는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LOL’을 서비스 하는 라이엇게임즈는 한국과 관련이 깊은 회사다. 지난 2006년 창립 당시부터 대표로 활동 중인 브랜든 백 대표는 한인이 밀집돼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다. 이때 e스포츠와 PC방 등 한국 게임문화를 접하며 라이엇게임즈와 ‘LOL’의 미래를 설계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지난 2012년 5월 한국을 방문한 브랜든 대표는 “한국 e스포츠의 열기를 체험하기 위해”라고 답한바 있다. 이후 브랜든 대표는 아시아 출장이 있을 때마다 한국에 들려 용산 e스포츠전용 경기장을 방문, 관람객에게 먹거리를 선물하는 등 무한한 애정을 과시해 왔다.

# ‘롤드컵’ 한국 개최 큰 의미
한때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아리PC방’이 라이엇게임즈 로스앤젤레스 본사에 있는 것도 라이엇게임즈와 브랜든 백 대표의 한국 사랑을 보여주는 증거다. 한글로 ‘아리PC방’이라 적힌 이 장소에서는 인스턴트 컵라면을 비롯한 한국 상품들이 다수 판매된다.

1년에 한번 개최되는 ‘LOL’ 세계대회 ‘월드챔피언십(통칭 롤드컵)’을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도 이런 한국 사랑의 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e스포츠의 성지이자 ‘LOL’ 최고의 리그 ‘챔피언스’를 보유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한국e스포츠협회와 전병헌 협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롤드컵’ 한국 유치에 도움을 줬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이런 ‘롤드컵’ 한국 개최기간 동안 발생할 경제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스포츠 마케팅에서 효과를 분석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현장 집객과 방송시청률, 후원사의 로고 노출, 매체의 기사 수 등이다. 국내에서 열릴 ‘롤 챔피언스’의 경우 결승전에 수 만명의 관람객이 몰린다. 경기를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인터넷 방송 채널은 국내 집계만으로 5만을 우습게 넘긴다. 세계를 대상으로 하면 올해 초 열린 ‘올스타전’ 시청자는 3200만명을 넘어 마케터들을 놀라게 했다.

또 해외에서 ‘롤드컵’을 위해 방문하는 여행객까지 포함하면 경제효과는 상금으로 지급되는 11억원의 수백배를 넘어설 것이 분명하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어떤 작품]

   
 

긴박감 넘치는 다(多) 대 다(多) 전투 ‘화려’

‘리그오브레전드’는 실시간 전투와 협동을 강조한 AOS 온라인 게임이다. 유저는 최대 5명이 한 팀을 이뤄 상태팀의 넥서스(건물)를 파괴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약 110여 명으로 한명 당 하나의 캐릭터가 배정된다. 각각의 캐릭터가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조합을 시도해 시너지를 일으켜야 한다.

‘챔피언’은 현재도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으며 가장 대중적인 5대5 전장인 ‘소환사의 협곡’을 기본으로 ‘도미니언’ ‘수정의상처’ 등 다양한 맵을 즐길 수 있다.

게임은 모두 같은 출발선상에서 시작되며 한정된 자원인 ‘중립몬스터’ ‘미니언’ 등을 사냥하며 효율적인 성장과 전략적인 협동 플레이, 순간적인 선택으로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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