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에 대한 학술적 접근 전무”
과학적 근거 없는 주장 중단해야… 연구집단 이미지 벗고 세상과 소통

한국게임학회가 주최한 첫 ‘대한민국 게임포럼’이 지난달 26일 숭실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행사는 이재홍 게임학회장(숭실대 교수)과 서병문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단국대 교수)의 키노트 발표와 △게임의 본질 △스마트폰 시대의 핫이슈 △대한민국게임산업의 미래 설계 등 3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대한민국게임포럼’의 방향성과 역할에 대한 논의는 물론 최근 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게임 시장의 미래 및 현황에 대한 의견 교류가 이뤄졌다.

“이제까지 한국게임학회가 연구집단으로 조용하게 살아왔었지만 앞으로는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할 것입니다. 여기에 있는 분들과 함께 산업과 학문의 모델을 제시해 세상과 소통을 하고 싶습니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은 ‘대한민국 게임포럼’의 시작을 알리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포럼에 앞서 가진 키노트 발표를 통해 국내 게임산업이 굉장히 고통스러운 산업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6년 바다이야기 이후 오늘까지 집요하게 이어져온 규제가 계속되고, 외래 게임 유입이 상승으로 인해 게임 업계의 무기력증이 이어졌다"며 "이로 인해 게임산업이 힘들어 지고 게임 관련 학과의 패쇄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런 무기력증을 이기기 위해 계획적으로 포럼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근 20년 가까이 단발성 포럼과 보여주기 식의 게임 포럼만이 있었을 뿐 제대로 된 게임 포럼이 없었다"며 "이제는 게임의 본질 문제부터 풀어나가는 포럼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포럼에서 산업과 학문, 정부, 언론 등이 공동전선을 구축해 게임 산업의 진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봤다. 그리고 연 4회 다양한 주제로 포럼을 계속해서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포럼에서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한쪽에서는 게임이 산업을 이끌어나가는 유망산업이라고 말하는 한편 한쪽에서는 규제해할 대상으로 공격하면 부당하다”며 “이 포럼에서 힘을 모아 과감한 발언을 통해 발전해 나가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게임은 사회, 심리, 미디어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융합 연구가 필요한 분야인 만큼 인터넷게임중독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종수 한국정보화진흥원 전문위원은 게임포럼에 발표자로 나서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게임 중독자들을 상담할 전문기관 및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게임에 대한 이해 역시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미국에서 인터넷도박게임의 합법화 움직임이 있으므로 웹보드게임 규제와 별개로 인터넷도박게임에 대한 다각적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게임중독법’을 반대하는 이유 열가지를 발표했다. 그는 ‘게임중독법’ 발의안 자료에 약 333만 명이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중독자로 추정됐음을 거론하며 이것이 어떤 객관적, 과학적 근거로 나온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외 정신의학계도 게임을 중독물질과 중독행위로 정의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발의안에 나온 인터넷 게임 및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어떠한 개념정의도 없으며 중독치료 확장을 위해 정신의학계가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권택민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은 모바일 게임이 급성장한 반면에 온라인 게임 분야가 많이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 게임의 신작 게임 개발 시도는 점점 약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온라인 게임 분야의 중견 기업이 감소했으며 1000억 원 이상 8개 주요 업체들의 매출 총합이 전년대비 13.38% 증가하면서 빈익빈부익부가 심화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서태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은 지역게임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역별 창업, 인큐베이션 공간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들은 일부 파트를 지역에 나눠 지역 경제를 활성화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과 김재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서병문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한헌수 숭실대학교 총장, 윤준희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 전명진 아프리카TV 본부장, 권혁우 엔씨소프트 실장 , 김정대 동양대 교수, 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 정부와 정치권, 산업계와 학계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더게임스 박상진 기자 kenny@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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