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인기순위는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팩트’다.

인기 순위는 전국에 있는 1만2000개 PC방 중 게임백서 지역별 비율에 따라 4000개의 표본 PC방이 선정돼 조사된다.

인기 순위는 객관적이기 때문에 많은 기자들이 애용한다. 인기 순위 자체만으로 사실이라는 점, 원인을 분석할 근거로 사용하기 쉽다는 점 때문이다.

이런 PC방 인기 순위에서 최근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지난 21일 ‘피파온라인3’가 ‘리그오브레전드’를 누르고 깜짝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던 ‘리그오브레전드’를 꺾었다는 소식에 업계는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게임의 품질이 아닌 마케팅 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점이다. ‘피파온라인3’가 압도적인 차이로 이긴 건 사실이지만, 월드컵 특수와 온타임 이벤트 효과를 등에 업은 기록이라는 것이 업계평가다.

‘피파온라인3’ 이벤트가 진행된 21일에는 PC방 등지에서 희한한 광경이 목격됐다. 빈자리가 분명한 곳에서 ‘피파온라인3’ 클라이언트가 실행되고 있고, 몇 시간이 지나도 유저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PC방 점주는 “손님들이 ‘피파온라인3’ 클라이언트가 꺼지지 않도록 부탁하고 볼일을 보러 가는 일이 있어 무슨 일 인가 했더니 이벤트를 크게 하더라”며 “오픈 이후 이런 사태는 처음 겪어보지만, 빈자리를 채울 수 있어 허락했다”고 말했다.

물론 업체들의 사정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리그오브레전드’가 장기 집권하면서 잠시라도 이를 꺾는다면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건 아니지’ 싶다. 주식시장에서도 단기 호재로 인한 주가 상승은 오래 가지 못한다. 오히려 이런 단기 호재를 지속 발굴하지 않으면 주식가치가 폭락해 회사의 존속을 위협하기도 한다.

겨우 게임 마케팅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역으로 게임 업체에게 묻고 싶다. PC방 인기 순위가 뭐길래 이렇게 많은 의미와 자원을 투자하는가 말이다. 그 보다는 실력으로 겨루고 작품성으로 승부하는 것이 진정한 승부가 아닐까.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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