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용산 e스포츠전용 경기장에는 수 천명의 게이머가 몰려 시선을 끌었다.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소울’의 e스포츠화를 추진하기 전 실시한 이벤트 ‘네네치킨배 블소 비무제:임진록’을 보기 위해 몰린 사람들이었다.

면면을 살펴보면 이제 막 20대가 된 대학생부터 함께 게임을 즐기는 40대 부부까지 다양한 유저층이 방문했다.

‘블소’ e스포츠화에 대한 유저의 관심은 뜨거웠다. 2시간 가량 진행되는 방송경기를 현장에서 즐기기 위해 몇배가 넘는 시간을 투자해 서울에 올라온 유저도 있었고,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하루 전날 경기장을 찾아 인근 숙박업소에서 잠을 청한 유저도 있었다.

이런 진풍경은 몇 해 전에도 목격된 적이 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e스포츠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가 한국 상륙을 시작했을 때의 풍경과 유사했다.

당시 라이엇게임즈는 ‘리그오브레전드’의 한국 진출을 위해 서비스를 시작하기 앞서 e스포츠 이벤트 ‘인비테이셔널’을 실시한 바 있다. 대회가 진행되는 용산 e스포츠전용경기장에는 타 종목의 결승전을 방불케 하는 인원이 몰려 주최측과 기자들을 당황케 했다. 아직 국내에 소개조차 되지 않은 게임을 보기 위해 수많은 한국 유저가 몰렸기 때문. 또, 한국에서 e스포츠가 얼마나 파괴력 있는 콘텐츠인지 실감케 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비무제:임진록’ 첫날 1600여명이 넘는 유저가 몰린 광경을 보자 당시 ‘LOL 인비테이셔널’을 취재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순간 ‘대박’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스쳤다.

‘비무제:임진록’ 기간은 엔씨소프트의 ‘블소’ e스포츠화 의지를 엿볼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엔씨는 현장에 몰린 관객을 위해 e스포츠전용경기장 건물에 위치한 영화관을 대여해 유저를 배려했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직접 참석해 e스포츠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기도 했다.

성과가 좋았기 때문일까? 배재현 엔씨 부사장은 15일 ‘비무제’ 현장에서 ‘블소’의 e스포츠화를 본격화 할 것이라고 유저들과 약속했다. 

또, 엔씨 내부에서는 조심스럽게 한․중․일 삼국의 ‘블소’ PVP 대회를 개최하는 날이 곧 오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고 곧 서구권에도 도전장을 던지는 ‘블소’ 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e스포츠로 팬들의 시선을 잡으면 그만큼 해외 진출은 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블소 비무제'는 작은 시도에 불과하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큰 불도 작은 불씨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 의미가 결코 작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 방심하면 그 작은 불씨는 곧 꺼져버릴수도 있다. 이 두가지를 명심한다면 우리에게도 '스타크래프트'나 '리그오브레전드' 못지 않은 세계적 e스포츠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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