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오거돈, 절반의 성공
[데스크 칼럼] 오거돈, 절반의 성공
  • 김병억
  • 승인 2014.06.13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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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가 빚어진 이후 박근혜 대통령을 심판하자는 야당과 박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여당이 맞서 정책보다는 정권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도 있었고 뜻하지 않게 행운을 거머쥔 후보도 적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지자체는 서울과 부산, 그리고 경기, 인천 등 네 곳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서울을 뺀 나머지 세 곳에서 여당이 당선됨으로써 여당은 체면을 차리게 됐고 야당은 아쉽지만 그 정도 선에서 만족해야 했다.

정치적인 이슈를 차치하고 보면 게임업계에서도 이번 선거에 큰 관심을 끌었던 두 지역이 있었다.

하나는 현 게임산업협회장인 남경필 전 새누리당 의원이 후보로 나선 경기도와 또 하나는 게임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오거돈 후보의 부산시였다. 남 후보와 오 후보는 모두 막판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한쪽은 승리를 거둔 반면 다른 한 쪽은 패배를 맛봤다.

남 회장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됨에 따라 게임계는 환영과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그가 적극적으로 게임산업에 힘을 보태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형평성의 원칙에 따라 게임에만 신경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되는 등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남 회장의 퇴진론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으나 선거 전 남 회장측은 지사에 당선된다 해도 협회장직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 문제는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 회장의 경우 선거공약을 통해 직접 게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오거돈 후보의 경우에는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게임을 중요시하겠다는 공약까지 발표했다. 그랬던 오 후보가 낙마함에 따라 기대를 걸었던 부산지역 게임업체들은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많은 자치단체장 선거가 있었지만 이번 만큼 게임이 이슈화 된 적은 없었다. 특히 부산시의 경우 게임에 대해 긍정적이었던 오 후보에 비해 당선자인 서병수 후보는 매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기 때문에 그 결과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었다.

오 후보는 공약을 통해 부산을 게임특별시로 만들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그는 부산을 글로벌게임과 e스포츠 메카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2대 목표와 8개 주요공약을 발표했다. 오 후보는 차세대 게임콘텐츠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세계 4대 게임박람회인 지스타의 위상을 다시 높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8개 공약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을 부산정보콘텐츠진흥원으로 확대 개편 ▲게임콘텐츠 투자펀드(100억원) 조성 ▲산학관협력을 통한 'e게임 디자인 연구소' 설립 ▲창조문화 콘텐츠사업단 설립 등이었다.

이러한 공약 덕분인지 오 후보는 여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산에서 서 후보와 막판까지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끝내 1.4% 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로 패하고 말았다. 서 후보가 50.7%(79만7926표)를 획득한 반면 오 후보는 49.3%(77만7225표)에 그쳐 눈물을 삼켜야 했다.

오 후보는 결국 부산시장 당선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무’로 돌리기에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게임특별시’라는 비전은 선거가 끝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부산시장 후보가 이 공약을 더욱 구체화시키고 더욱 강력한 카리스마로 밀고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사회 지도층에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개방적인 도시라 할 수 있는 부산이 게임특별시로 거듭난다면 그 의미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선거는 이제 끝났지만 다음 선거가 남아있다. 이번 선거를 지켜보며 손에 땀을 쥐었을 많은 게임인들에게 다시 한번 희망을 품어보자고 말하고 싶다. 오거돈의 도전은 완전한 실패가 아닌 ‘절반의 성공’으로 기록될 것이기에.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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