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을 즐기는 그 재미 ‘짱’…첫 테스트 미비점 보완 필요

엑스엘게임즈(대표 송재경)는 최근 ‘문명온라인’의 첫 비공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기존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이었던 ‘문명’ 시리즈를 MMORPG로 새롭게 재탄생시킨 만큼 유저들은 물론 업계 관계자들까지 첫 플레이버전 공개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MMORPG의 기본 틀에 ‘문명’의 게임성을 접목시켜 새로운 게임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테스트 기간 중 3개의 한정된 문명과 중세시대 및 르네상스 시대만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리미트를 걸었음에도 박진감 넘치는 게임 전개와 전투, 다양한 유저 플레이가 진행되면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MMORPG가 처음 등장한 때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작품들이 유저에게 선보였지만, 대부분 비슷한 스타일의 시작과 정형화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유저는 게임에 접속해 자신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를 생성하고, 게임 내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켜 나가며 게임 속 세상에서 다양한 사건(이벤트)을 거치며 살아간다는 것은 MMORPG의 기본 툴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문명온라인’은 MMORPG의 요소를 그대로 가지고 오면서도 ‘문명’만의 재미요소를 강조해 전혀 색다른 느낌을 제공한다. 특히 게임의 목표가 유저 개인의 성장이 아닌, ‘자신이 속한 문명의 승리’이기 때문에 유저의 플레이가 개인의 성장이 아니라 문명의 발전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 MMORPG에 ‘엔딩’을 담다
‘문명온라인’의 첫 느낌은 기존 MMORPG를 간소화 시킨 느낌이 강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기존 MMORPG와 비교하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와 카메라를 제외하면 많은 부분에 있어 유저에게 보이는 노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UI도 상대적으로 스킬&아이템 슬롯이 대폭 줄었고, 그 자리를 큰 사이즈의 미니맵과 큼직큼직한 아이콘이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게임 진행에 들어가면 단순했던 UI와 달리 다양한 기능들이 담겨 있는 아이콘 때문에 복잡하다를 넘어서 ‘어렵다’는 느낌을 주는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다. 물론 이 기능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접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요소를 위한 장치이기 때문에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익힐 필요는 있지만, 게임 자체는 심플하게 구성이 되어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MMORPG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엔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존 MMORPG는 유저가 캐릭터를 육성하고, 엔드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꾸준히 게임 플레이를 유도하는 데 반해 ‘문명온라인’은 게임 플레이 타임이 세션 별로 정해져 있고, 세션 종료와 함께 엔딩을 보게 되는 색다른 방식으로 이뤄져 있다.

이런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게임의 플레이 방식마저 기존 MMORPG와는 다른 것이 되도록 작용한다. 유저는 개인의 성장도 성장이지만 보다 많은 영토와 문명의 번창, 혹은 빠른 승리를 위해 모든 플레이 유형을 자연스럽게 집중하기 때문에 MMORPG를 하면서도 시뮬레이션 이상의 집중도를 체험할 수 있다.

# 핵심은 동료와의 협력
물론 온라인 게임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유저의 플레이 모두는 업적 시스템으로 기록이 된다. 기존 콘솔 및 PC게임에서 제공했던 업적시스템을 온라인 게임에 접목시켜 보다 다양한 게임 플레이를 유도함은 물론, 업적 수집이라는 콜렉팅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게임 플레이에 따라 카드를 보상으로 받아 다음 플레이에 있어 다양한 요소를 적용할 수 있어 새로운 게임을 지속적으로 플레이 하면서도 다양한 혜택과 편의 요소를 활용할 수 있다.

기존 ‘문명’ 시리즈는 계속 이어져 오며 다른 유저와 경쟁을 하는 멀티 플레이가 제공됐으나 기본적으로 혼자서 게임을 하는 싱글플레이 요소가 강했다. 하지만 ‘문명온라인’은 타이틀에 온라인이라는 요소가 붙은 만큼 같은 문명을 선택한 유저와의 협동 플레이가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혼자 모든 것을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문명에 속해있는 유저끼리 자신의 문명을 번창시키고 승리를 목표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기존 온라인 게임과 스타일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속한 문명의 승리’라는 공통된 목표를 위해 유저는 문명의 발전에 필요한 캐릭터 성장을 진행해야 한다. 캐릭터 성장을 위주로 플레이해 영토 경쟁을 위한 전투 위주의 캐릭터로 육성할 수도 있고, 자원 채집 및 건설을 위주로 해 건물 건축에 있어 빠른 세력 확장을 도모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유저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며 유저의 선택에 따라 자신의 문명은 일정 부분에 특화된 전략을 갖게 된다.

이런 요소는 ‘문명’시리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승리조건’에도 그대로 적용돼 유저들 간의 협력을 통해 빠른 승리를 도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쟁과 정복을 통한 기본적인 승리뿐만 아니라 웅장한 건축물(원더)를 먼저 건설하거나 스페이스셔틀을 먼저 쏘아 올리는(우주 엔딩) 등 다양한 엔딩을 협력을 통해 이끌어낼 수 있다.

특히 ‘문명온라인’은 수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접속해 게임을 진행하는 MMORPG 장르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문명’시리즈와 다른 전투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바로 ‘점령전’과 ‘공성전’으로 대표되는 실시간 전투를 통해 정복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대규모 전투에 있어 유저들의 병과 선택과 건물의 속성 및 배치, 타 문명과의 연합 등이 승리의 복합적인 요소로 작용해 다양한 변수가 된다. 실제로 비공개 테스트 초반 유저가 대거 유입된 이집트 문명이 게임 진행에 있어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았지만,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이집트문명은 로마문명에게 밀려 첫 승리를 내주기도 했다.

기존 시리즈를 계승하면서도 독창적인 재미를 선보인 ‘문명온라인’이지만, 첫 비공개 테스트였다는 점에서 여러 개선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MMORPG에 시뮬레이션 요소가 결합하면서 생긴 기술적인 문제다.

세션 초반에는 모든 유저가 큰 무리 없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지만 게임이 계속 이어짐에 따라 수많은 데이터가 누적되면서 서버 응답 딜레이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소위 ‘서버렉’이라고 통칭하는 현상인데 본격적인 문명 간 영토 확장이 마무리되면서 이런 현상은 심화되었는데 서버 내 모든 유저의 플레이 데이터와 오브젝트가 게임 내 데이터로 활용되면서 벌어진 문제점으로 보인다.

# 방대한 데이터 처리 관건
특히 이런 현상은 문명의 영토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전체 맵을 키는 순간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서버의 모든 현황을 불러오기 때문에 극심한 렉이 발생하게 되고, 튕기는 유저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이런 서버 문제를 정식 서비스 전에 방지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 비공개 테스트지만, 국내 최대 규모의 샌드박스형 게임을 서비스 중인 엑스엘게임즈의 노하우를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라는 평가다. 특히 ‘아키에이지’ 정식 서비스와 관련해 상당히 성공적인 서버 유지 및 복구를 보여주면서 호평을 받은 엑스엘게임즈가 차기작 테스트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빠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게임 내적으로 게임의 시스템 구조를 붕괴시킬 수 있는 밸런스 문제도 확인이 되고 있다. 특히 전투 부분에 있어 무조건 칼보다 총이 센 상황이 연출되면서 초반의 다양한 변수가 후반으로 넘어가면 거의 무의미한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문명온라인’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는 예상보다 재미있고 독창적인 게임이 나왔다는 점이다. 기존 ‘문명’ 시리즈의 네임드 파워 때문에 개발 공개 이후 긍정적인 기대보다 부정적인 기대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1차 비공개 테스트 덕분에 보다 긍정적인 기대감으로 다음 테스트를 기다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