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작 ‘소울워커’ 해외서 먼저 인정”

콘셉트 만 보고 日‧대만서 달려들어… 대작 게임과 승부도 ‘자신’

한국에서 개발 중인 온라인게임이 일본과 대만, 중국의 게임 전문가들을 매료시켰다. 올 하반기 테스트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소울워커’가 그 주인공이다.

게임업계는 라이언게임즈와 ‘소울워커’의 행보에 즉각 반응을 보였다. 신생 개발업체가, 그것도 서비스가 시작되지도 않은 게임으로 해외 3국의 게임 퍼블리셔들을 만족시킨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윤성준 라이언게임즈 대표는 “일본과 대만 퍼블리셔 들은 프로토타입을 보고 직접 방한해 게임을 직접 체험해 보고 계약을 체결했다”며 자부심을 보여줬다.

라이언게임즈를 이끌고 있는 윤성준 대표는 여타 스타개발자들처럼 이름 석자 만으로 투자를 받을 만큼 유명한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게임업계와 개발자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만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윤 대표는 지난 99년 엔씨소프트에 입사해 2007년까지 8년 동안 근무를 하면서 게임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처음에는 기업홍보와 제품홍보를 담당하면서 ‘리니지’, ‘리니지토너먼트’, ‘리니즈2’ 브랜드 전략 팀장 등을 역임, 지금의 엔씨소프트를 만드는 초석이 됐다.

이후 그는 SK텔레콤 아이미디어, 와이디온라인을 거치며 게임 산업의 다양한 면을 직접 경험했다. 특히 엔씨소프트 재직시절 태국 합자법인 엔씨트루의 사업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익힌 글로벌 감각은 라이언게임즈의 처녀작이 세상의 빛을 보기 전부터 해외시장에 눈길을 끈 원동력이 됐다.

# MORPG 한계에 도전
지난 2011년 7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게임 개발을 목표로 설립된 라이언게임즈는 올 하반기 처녀작 ‘소울워커’ 론칭을 목표로 비지땀을 쏟고 있다. 다년간 게임업계의 A부터 Z까지 경험한 윤 대표가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소울워커’를 소개함에 있어 ‘뻔하지 않은 팬터지’임을 강조했다. 차별화된 기술과 개발력, 노하우가 있는 개발자가 새로운 게임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자신감의 원천이 됐다.

‘소울워커’는 지난 2011년 12월 첫 프로모션 영상을 공개한 뒤 2년이 넘는 개발 기간 동안 숙성돼 왔다. 초기 영상에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타격감과 이펙트 효과, 다양성, 액션성을 개선하는 작업은 이미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현재는 다른 MORPG와 차별화되는 시공간의 일체화를 위한 막바지 단계를 적용하는데 비지땀을 쏟고 있다는 것이 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같은 출발선 상에서 출발한 유저들은 동질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며 “기존 MORPG의 경우 공용 마을을 통해 이런 부분을 해결하고 있지만 ‘소울워커’는 유저들이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과 시간감각을 일치시키는 여러 방안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소울워커’는 하루 2시간 플레이를 기준으로 할 때 6개월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해 개발을 마무리한 상태다. 이 기간 동안 대규모 업데이트와 소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할 계획도 이미 세워놓은 상태다. 이런 활동에 밑바탕에는 기존 게임들의 최고레벨 콘텐츠가 부족했다는 점이 반면교사가 됐다. 여기에 기존 게임과의 차별점이 될 시공간의 일치를 구현하기 위해 남은 기간을 전부 투자한다는 것이 윤 대표의 구상이다.

“게임 열성 유저들도 점차 나이를 먹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콘텐츠를 즐기는 취미가 인정받는 시대가 오고 있지 않습니까? ‘소울워커’의 특색은 변화에 민감한 고등학생 유저부터 게임에 익숙한 30대 초반까지 재미있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대작들과 시너지 기대
그는 ‘소울워커’의 주요 고객이 될 고등학생 또래 유저부터 30대 초반 유저까지 모두가 만족하는 게임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 하향 평준화된 레이드시스템이 대표적인 경우다. 2명 이상이 파티를 맺어야만 즐길 수 있는 던전을 마련하고 여기에 유저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랭킹 서비스를 제공, 함께 레이드를 즐기는 친구가 늘어야 캐릭터 육성이 편해지도록 카드 스킬 시스템을 도입했다.

카드 스킬시스템은 6번부터 0번까지 스킬 단축창에 사용되는 스킬 카드를 친구들과 공유하며 포인트도 쌓는 일종의 마일리지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스탠드얼론’(Stand Alone)을 선호하는 MORPG 유저들에게 친목과 협동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강조할 수 있게 됐다.

‘소울워커’ 완성도로 비롯된 자신감은 그에게 여유를 부여한 듯 보였다. 대형 온라인게임 출시가 연이어질 올해에 중소개발업체에서, 그것도 처녀작을 내놓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대형 온라인게임 출시에 대해 걱정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검은사막’과 같은 액션 중심의 게임이 더 흥행하길 바라는 편이지요. 온라인게임 시장은 이슈가 되는 게임이 하나 폭발하면 덩달아 시장의 파이가 커지고, 유저의 관심이 높아져 자연히 ‘소울워커’ 같은 중형 게임들의 성공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윤 대표는 대형 온라인게임이 살아나야 ‘소울워커’와 같은 중형 게임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작 게임이 시장의 분위기를 끌어주지 않으면 중형게임들 역시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가 적어진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이 부흥했던 2000년도 초반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범람했던 환경을 대작 게임들이 재현해 준다면 라이언게임즈와 ‘소울워커’에게도 이득이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말투와는 반대로 대작과의 경쟁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듯 자신감에 찬 미소가 번졌다.

“유저들은 액션이나 화려한 효과에 대해서는 쉽게 피로감을 느낍니다. 단적인 예로 하루이틀이면 게임의 화려한 모습에 무관심하게 되지요. 또, 게임이 제공하는 모험이나 스토리가 재미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 차별점을 두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시대의 흐름만으로 게임을 점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온라인 게임시장이라는 것을 윤 대표는 간과하지 않고 있다. 그는 화려한 액션만을 무기로 하는 것에 대해서 경계할 필요성에 대해 힘을 실어 설명했다. 액션의 화려함과 유저 선호도를 수 십년간 연구하고 경험한 콘솔 게임업체의 노하우에는 미칠 수 없다는 것을 수많은 게임을 서비스 하면서 경험한 덕분일 것이다.

윤 대표는 “온라인게임은 궁극적으로 캐릭터의 육성과 강화되는 모습에서 느끼는 카타리시스가 본질”이라며 “온라인게임에서 발생하는 인간관계와 경제, 소비 형태는 모두 전투를 포함한 사냥에서 나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유저간의 연대감이나 장터를 깔아주는 역할은 전적으로 개발자의 책임이지만, 온라인게임 세상 속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유저의 역할이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판을 만들어 주는 것은 개발업체의 일이지만 게임을 완성하는 것은 유저의 역할과 상호작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윤 대표는 ‘소울워커’의 상호작용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리그 활동과 월드 지배력 등 샌드박스 형태의 게임플레이 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 유저와 연대감 강조
해외 3국에서 서비스가 확정된 만큼 평범한 게임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욕심 때문일까. 윤 대표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시간 중간중간 함께 고생하는 직원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채찍질해야 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잘나가는 퍼블리셔들과 비교하면 직원 복지가 열악합니다. 아직 고객들에게 상품을 내놓지도 않은 상황에서 욕심이라는 것은 알고는 있지만 쉽게 납득되지가 않아요. 대표의 자리에 서보니 직원들에게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라이언게임즈는 현재 여러 투자가로부터 투자금을 지원받아 왔다. 게임업계의 선순환 구조가 깨진 현재 다른 업체들에 비하면 풍족해 보일 만큼 안정적이라는 설명이 뒤 따랐다.

풍족한 환경만큼이나 라이언게임즈의 직원 복지 수준은 상당했다. 연간 100만원 수준의 복리후생비 제공, 교통비 지급, 휴식 공간의 다과 비치 등 대부분의 중소개발업체가 알아서 챙겨야 하는 부분들이 이미 제공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함께 고생하는 직원들에게는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고백했다. 현재 상황에서 제공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잘나가는 업체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윤 대표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에게 지켜야할 도리는 다하려고 노력한다”며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보상해주기 위해서라도 빨리 ‘소울워커’를 세상에 내놓고 싶다”고 다짐했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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