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중국 게임자본이 몰려온다
[커버스토리] 중국 게임자본이 몰려온다
  • 이주환 기자
  • 승인 2014.04.21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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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윈전략인가, 자본종속인가?
‘장막치던 시절 지났다’ 긍정론 맞서 기술유출 등 거대공룡 입김 우려


중국 게임자본의 국내 게임시장을 겨냥한 파상적인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 규모도 수백억원이 아니라 수천억원 단위로 높아지며 국내 게임 산업의 지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커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사회적인 분위기마저 게임을 터부시 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게임업체들의 투자와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국 자본의 국내 유입을 막을 이유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되지만 문화콘텐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개발 관련 기술의 유출만은 막아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국내 게임산업이 각종 규제와 부정적 인식으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사이, 막강한 자본을 앞세운 중국의 손길이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시가총액 125조원에 달하는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거대 규모 자금을 투입해 국내 업체들의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무섭게 성장한 중국 게임업체가 국내 시장을 주시하고 공격적으로 나서는 만큼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압도적인 격차에서 비롯한 잠식과 종속의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이에 국내 게임산업이 중국을 비롯한 세계화 바람에 놓인 촛불 같은 신세로 전락하지 않기 위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중국은 지사를 세워 사업 진출을 꾀하거나 협업 관계를 맺는 등 다양한 형태로 국내 시장과 연을 맺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자본을 앞세운 지분 투자의 경우 산업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중국 자본의 국내 유입은 텐센트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 2010년 리로디드스튜디오, 레드덕, 탑픽 등 국내 업체들을 상대로 지분 투자에 나서왔다. 이는 각각 55억원, 15억원, 20억원 등 규모 자금이 투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레드덕은 ‘아바’를 중심으로 FPS 전문 개발사 입지를 다진 업체다. 리로디드스튜디오는 대형 MMORPG ‘더데이’를 개발 중이며, 탑픽의 경우 MORPG 개발에 나섰으나 현재는 복잡한 사정으로 작품 론칭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이밖에 텐센트는 넥스트플레이, 스튜디오혼 등 여러 업체를 포함한 150억원 규모 투자로 중소업체 포섭에 나서왔다.

# 막을 수 없는 흐름
이와 함께 창유 역시 올해부터 1800억원 규모 모바일게임 라이선싱 펀드를 조성해 한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콘텐츠 발굴 및 마케팅 지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국내를 대상으로 하는 중국 업체들의 투자는 국내의 평균치를 월등히 상회한 조건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런 거금의 제안은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들의 경우 거절하기 어려운 기회라는 것이다.

이들에 앞서 샨다의 경우 액토즈소프트와 아이덴티티를 인수하는 등 한국 게임업체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다. 이와 비례해 경제 규모 역시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결국에는 미국을 추월해 정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처럼 중국은 거대한 시장과 자본에 힘입어 게임산업을 급속도로 성장시켜왔다. 지난해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13조원으로 집계, 전년대비 38%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2년 전년대비 20.9% 성장률로 한풀 꺾인 수치를 기록한 가운데 크게 반등하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의 고속성장에는 국내 업체들의 콘텐츠가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2001년 위메이드가 개발한 ‘미르의전설2’ 진출을 기점으로 중국 온라인 게임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대표 게임업체 중 하나로 거듭난 텐센트 역시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크로스파이어’를 통해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시장 규모와 비례하는 효과로 단정 짓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판호를 비롯한 정책으로 내수 시장을 강도 높게 관리하는 동시에 해외투자 기관 적격심사와 같은 점진적인 개방에 나서왔다. 이에 따라 유망한 해외 업체 유치에 집중력을 더해 효과를 극대화시킨 것은 물론 안정적인 시장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이렇게 잘 갖춰진 토양을 배경으로 텐센트와 같은 공룡기업이 탄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 결과, 최근 국내 시장은 이런 대형 중국 업체들의 막강한 자본에 휘둘리게 됐다. 텐센트를 중심으로 창유, 알리바바까지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능력 있는 유망 업체가 중국의 영향력에 속하는 사례가 하나둘씩 늘어나는 것을 마냥 지켜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지분 투자는 가능성 있는 업체들을 미리 포섭해 콘텐츠를 선점하겠다는 전략 중 하나다. 그러나 자금이 투입돼 개발이 진행될 경우 국내 업체들은 직간접적으로 이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게임산업이 다양한 문화와 기술을 아우르는 콘텐츠를 창작하고 있는 만큼 이런 외부 개입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중국 자본이 점차 광범위한 영역으로 침투하고 있어 이런 문제의식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단순히 산업적 기술유출의 문제를 넘어서 문화적 고유성이 흔들리는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액토즈에 이어 또···
이미 국내 게임 산업은 단순히 내수를 바라보고 살아남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영역을 확장시키지 않는다면 버텨낼 수 없다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국 자본에 대한 의존은 기술 및 인력 이동으로 이어지고 결국 국내 터전이 비어가는 공동화 문제까지 초래된다는 지적이다.

벌써부터 이런 기술유출 문제는 국내 게임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또 이를 계기로 SNS 플랫폼 위챗에 게임 서비스를 도입해 모바일게임 시장 장악에 나섰다.

이에 따라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텐센트를 통한 중국 진출 방법을 찾기 위해 애를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텐센트는 최근 CJE&M과 5300억원 규모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국내 시장에 적지 않은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CJ가 보유한 다수의 모바일게임 콘텐츠에 텐센트가 눈독을 들였다는 평이 이어지는 만큼,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이번 계약은 CJ의 증손자회사 처리 과정이 크게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으로도 의미가 깊다. 현재 다수의 업체들을 확보하고 긴밀한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으나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야겠다 판단했다는 게 CJ측의 입장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 가능성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경쟁력 있는 업체들과 협력하기 위한 자본 확보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어느새 중국 업체 자본 투입이 국내 시장의 판도를 크게 흔들고 있는 만큼 보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중국 자본 유입은 거스를 수 없을 정도로 거세게 밀어닥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게임 서비스를 위해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개발사 및 퍼블리셔는 물론 플랫폼 업체까지 접촉해 엄청난 규모의 제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런 적극적인 공세의 결과물 중 하나로 파티게임즈와 협업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반면, 업체 입장에서는 이런 중국 자본 유입이 호재로 작용하는 만큼 마냥 부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빛소프트가 알리바바와 제휴설 때문에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처럼 침체된 상황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활용 가치가 있다는 의견이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국내 문화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역으로 수출 통로를 활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윈윈 방안 모색 바람직
이밖에 과거 샨다가 액토즈소프트를 상대로 지분 투자에 나서면서 중국 자본의 위력은 업계에 각인되기 시작했다. 이어 아이덴티티게임즈까지 샨다를 통해 흡수됐다.

이런 가운데 이들 업체는 현재 중국을 중심으로 일본, 대만 등 아시아를 아우르는 글로벌 시장 사업을 전개하게 됐다. 또 국내 인력을 중심으로 해외 업체들과 협업에 나서는 교류의 폭을 넓혀나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투자 실정이 해결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해외 수출 역군으로 자리 잡은 게임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전문적인 지원 정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경쟁국과 비교했을 때도 자금 규모가 현격히 차이나는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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