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 ‘겜심’ 어디로 튈까 ‘시선집중’
카카오톡 이어 새 마켓 플레이스로 부상가능성··· 수수료 인하 등 긍정효과 가져올 듯

카카오톡 게임하기로 엄청난 지각변동을 맞았던 모바일게임업계가 네이버 ‘밴드게임’의 등장으로 또다시 격변의 시기를 맞을 전망이다. 20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폐쇄형 SNS 네이버 밴드가 게임 플랫폼 싸움에 뛰어들면서 지각변동은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 카카오 플랫폼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 양상은 어떻게 전개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후발주자 입장인 밴드게임이 네이버 앱스토어 연계와 수익분배 개선 등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적극적인 포섭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이 불투명한 전망으로 위기감이 팽배한 만큼 이런 유통구조 재편이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카카오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유통구조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카카오 플랫폼 위주의 상위권 고착화가 지속됨에 따라 수익분배는 개발사가 감내할 요소로 굳어지게 됐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플랫폼 등장으로 변화가 기대되기도 했으나 대세를 바꾸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그러나 막강한 영향력을 갖춘 네이버가 국내 모바일게임 플랫폼 사업을 정조준하면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은 물론 글로벌 메신저 라인 등 거대한 배경을 두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에 따라 후발주자 네이버 밴드가 어떻게 카카오에 대항할 것인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가 초기와 같은 성공의 마스터키로 불리던 시절은 지나갔으나 여전히 가장 영향력이 큰 플랫폼으로 건재하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이미 네이버 역시 라인을 통해 모바일게임 플랫폼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별개의 노선으로 전개되는 상황이다. 대신 네이버 밴드를 통해 카카오와 정면 승부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 밴드를 서비스하는 캠프모바일은 오는 21일 밴드 게임을 정식 오픈한다고 밝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오픈 당일을 위한 10여개 라인업이 준비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오픈 이후에는 2주일에 한번씩 10개 작품을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기존 플랫폼에 비해 주기가 긴 편이지만, 결코 적지 않은 숫자라는 점에서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시장에 미치는 영향 메가톤급
그러나 엄밀한 의미로 네이버 밴드는 카카오와 다른 성질의 것인 만큼 보다 효과적인 점유율 확보가 기대되고 있다. 이는 밴드가 폐쇄형 SNS를 내세워 급격한 성장을 거뒀다는 점에서 이미 차별화 전략이 검증된 상태라는 시각이다. 또 이런 기본적인 구조에서부터 나타나는 차이점이 게임 플랫폼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자 다른 형태를 구축해 새롭게 시장을 양분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네이버 밴드 게임은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친구 초대, 메시지 발송 등 기능이 지원된다. 그러나 이는 각각 일일 30회, 50회로 제한된다. 여기에 밴드 주요 기능인 포스팅 역시 각 게임마다 하루 1회로 정해졌다.

또 포스팅을 작성했다는 대가만으로 리워드가 제공될 수 없다는 제한 정책이 적용된다. 대신 리워드가 없는 포스팅 작성은 허용된다. 특히 단순 게임 점수, 레벨업, 아이템 획득 등 일반적인 게임 활동은 포스팅 내용이 될 수 없다.

본래 이런 소셜 요소는 점유율을 급속도로 확장시키는 효과를 발휘했으나, 시간이 흐른 지금에는 스팸성 메시지처럼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런 제한 정책은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처럼 밴드 게임은 경쟁 구도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다각도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후발주자 위치를 적극 활용해 경쟁력 강화 요소를 적극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밴드 게임은 새롭게 등장하는 만큼 기존 플랫폼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게임업계는 수익분배 구조 개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플랫폼 수수료로 인한 매출감소가 가장 민감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밴드 게임은 결과적으로 기존 플랫폼보다 낮은 비율로 수수료가 책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에 마케팅 및 홍보 관련 부분에서도 보다 폭넓은 선택권 제공으로 개발사 포섭에 나서는 중이다.

먼저 구글 및 애플 앱스토어 등 기존 오픈마켓을 상대로 입점 했을 때는 네이버 밴드를 서비스하는 캠프모바일이 전체 매출에서 14%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또 네이버 앱스토어와 연계할 경우 캠프모바일이 16%, 네이버 앱스토어가 20%를 나눠 갖게 된다.

# 수수료 14%로 크게 감소
이는 기존 카카오 플랫폼이 21%, 구글 및 애플 등 오픈마켓이 30%를 갖는 수익분배보다 적은 비율로 밴드 게임의 승부수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 앱스토어 역시 기존 오픈 마켓과 차별화에 나서기 위한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는 만큼 이런 전략들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개발사 80%, 네이버 10%, 유저 대상 마일리지 10%라는 수익분배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적립된 마일리지는 자연스럽게 다시 결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 유저 잔존율은 물론 과금 규모까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 앱스토어는 이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기준, 하루 평균 일인당 결제액 약 7만원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네이버 앱스토어는 매출 5억 원 이상부터 회사 측이 가져가는 수수료를 적용시키는 방법으로 상생 전략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기존 플랫폼에 진입 장벽을 느꼈던 소규모 개발사 관심이 늘어가는 추세다. 또 이런 분위기가 가속화되면서 네이버 앱스토어만의 특징으로 자리 잡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적지 않은 편이다.

이렇게 밴드 게임은 단독적인 성과 외에도 네이버 앱스토어와 동반 성장까지 고려한 전략이 전개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네이버 앱스토어 영향력이 부족한 만큼 이런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려면 보다 많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밴드 게임은 기존 플랫폼과 달리 30대 이상 남성을 주요 타깃층으로 설정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밴드 유저 80%가 30대 이상이라는 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선 주 타깃층에 어필할 수 있는 라인업을 통해 점유율 상승 효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밴드 게임은 우선 10여개 작품으로 시작한다. 여기에 상반기 동안 40여개 작품을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를 비롯한 기존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밴드 역시 입점 작품에 대한 플랫폼 정체성을 부여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밴드 기능이 활용된 소셜 요소가 강조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이미 여러 업체들이 밴드 게임과 협력하기로 결정했으며,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모바일게임 대표 업체 역시 속속 참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기존 플랫폼과 힘겨루기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처럼 밴드가 본격적으로 게임 시장에 뛰어듦에 따라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보다 다양한 채널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는 중이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시도하는 과정이 또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 올 상반기 40개작 론칭
반면 파편화에 대한 우려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소규모 개발사가 플랫폼 대응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딜레마에 빠질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 대응 작업에 대한 부담감도 커져 오히려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밴드 게임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 만큼 기존 플랫폼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밴드 게임이 네이버 앱스토어와 연계에 힘입어 시장 변화를 주도할 경우, 카카오 역시 이에 대처하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고착화로 접어들었던 모바일 유통구조는 신흥강자의 등장을 계기로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모바일게임 시장이 수요와 공급에 대한 어려움이 가중되는 시기였던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한 분위기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