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팬터지풍 스토리 ‘탄탄’…10년 공들인 대작 ‘카운트다운’
더게임스는 창간기획으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3개 작품을 선정해 집중 조명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두 번째로 소개할 작품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10년에 걸쳐 개발한 ‘이카루스’다.
10년 전 위메이드가 온라인 게임 시장에 주도권을 잡기위해 칼을 갈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네드’라는 프로젝트 명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다양한 ‘펫’을 이용한 전투를 중심으로 개발 중인 작품이었다. 하지만 1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펫’은 ‘펠로우’ 시스템으로 변경됐고 세번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치는 등 많은 변화를 겪었다. 3D게임을 개발하는데 있어 뼈대라 할 수 있는 3D엔진도 몇 차례 변경됐다.
위메이드는 출산의 아픔에 견줄만한 노력을 쏟은 이 작품이 그 어떤 게임보다 높이 날아올라 최고의 게임으로 인정받도록 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이카루스’라 명명하고 출사표를 던졌다.
위메이드는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산업 기초를 다졌다고 할 수 있는 전통의 개발업체다. 최근 모바일 게임 붐이 일면서 유저에게 더 알려지게 됐지만, 온라인 게임 산업을 일으켰다는 자긍심은 그 어는 업체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위메이드는 지금까지 다양한 온라인 게임을 선보였다. 무협을 소재로 동양권에서 인기가 높은 ‘미르의전설’ 시리즈와 한국을 대표하는 캐주얼 액션 게임 ‘로스트사가’를 서비스하고 있고, ‘창천온라인’ 등 대형 온라인 게임을 개발해 서비스해 왔다.
특히 10년 전 부터 게이머의 마음에 박혀있던 ‘네드’는 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의 개선작업을 거처 ‘이카루스’로 이름을 바꾸고 얼어붙은 온라인 게임시장을 녹일 채비를 마쳤다.
# 완성도 ‘추종불허’
‘이카루스’는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세월동안 끊임없이 개발돼 왔다. 굳이 비교하자면 웬만한 대작 온라인 게임 두 개는 만들 수 있는 시간과 비용이 투자됐다.
‘이카루스’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10년간의 제작기간이다. 이를 평가해보면 성공에 대한 기대감은 반반이라 할 수 있다. 개발기간이 오래 걸렸다고 해서 작품이 성공했다면 한국 온라인 게임의 눈부신 발전은 없었을 것이다. 1990년대 중반 ‘리니지’와 ‘바람의나라’ 이후 수많은 게임들이 개발되고 사라진 것 역시 개발 기간 보다는 작품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공개서비스를 앞두고 실시한 비공개 테스트를 접한 유저들은 ‘잘 만든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중세 유럽풍 분위기의 팬터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작품은 그동안 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출시되고 사라져 왔다.
이 과정에서 높아질 대로 높아진 유저의 입만을 맞추기 위해 SF, 무협, 스팀펑크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은 ‘잘 만든’ 중세풍 팬터지 게임이라는 것은 증명된 사실이다.
바꾸어 말하면 완성도 높은 중세 팬터지 MMORPG는 흥행에 보증수표와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카루스’는 확실히 ‘명품’이라 할 수 있다. 많은 변화를 거치면서 갈고 닦은 스토리 전개와 대사들은 흡사 소설처럼 유저에게 흥미를 일으킨다.
스토리 라인은 간단하다. 작품의 주 무대인 미들라스 대륙은 마신 ‘젤나리스’로 인해 마계로 변할 위기에 처하지만 4대 주신의 노력으로 지켜진 땅이다. 마신 ‘젤나리스’의 영혼은 ‘데모닉 스톤’에 봉인돼 엘로라 성역에 보관됐다.
젤나리스의 후손인 악한 마법사 ‘사란트’는 마신을 부활시키기 위해 엘로라 성역을 공격하고 ‘라니아’ 공주를 납치하면서 호위를 담당했던 유저가 드디어 게임에 첫 발을 내딛게 된다.
언뜻 보기에는 수많은 소설과 작품들이 내세웠던 용사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이 속에 유저가 들어가야 하는 당위성을 부여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공주의 호위로서 임무에 실패했다는 자책감. 잘못된 과오를 고치기 위해 스스로 강해져야 하는 사명감을 유저에게 부여함으로서 진부하다는 느낌을 지우고 몰입감을 선사한다. MMORPG의 필수 과정인 마을을 위협하는 마수사냥 퀘스트 조차 동료를 위해 해야 한다는 설명을 함으로서 오직 전투와 더 나은 아이템을 입수하기 위한 과정을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3D엔진 ‘유니티3’로 그려진 아름다운 세계 속에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동시에 제공한다.
사실 ‘유니티3’ 엔진은 MMORPG 개발에 적합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태생 자체가 FPS 장르에 특화된 점과 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 고사양 PC를 요구한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위메이드 ‘이카루스’ 개발팀은 이런 문제를 긍정적인 측면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성능이 나쁜 PC에서도 끊김 현상 없이 구동될 뿐 아니라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세부적인 곳에도 신경을 써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됐다.
# 이야기 품은 매력적 캐릭터 ‘우훗~’
유저가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등장인물이 필요하다. 조정할 수 없는 캐릭터(NPC)의 존재가 이 역할을 담당하는데, ‘이카루스’의 NPC는 독특하다. 유저에게 퀘스트를 주고 완료 시 보상 아이템을 지급하는 수동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스스로 유저와 소통하며 스토리를 만드는데 일조한다.
유저가 조작하는 캐릭터는 튜토리얼 격인 감옥 탈출 미션에서 ‘크로우’를 만나 전투의 기본과 현재 상황에 대해 알게 된다. 감옥을 탈출하며 동료를 구하고, 그들의 증언에 따라 사건을 유추하면서 유저 스스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이 매끄러워 마치 잘 만든 콘솔 게임을 하는 듯 한 경험을 제공한다. 10년간 개발하며 쌓은 콘텐츠는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되면 풍성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저의 적인 몬스터도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사란트’의 하수인인 몬스터들은 다양한 액션을 보여줘 자칫 지루해 질수 있는 사냥을 생동감 있게 만들어 준다.
전투를 도와주는 동반자 격인 ‘펠로우’도 이 작품이 가진 캐릭터 성을 높인다. 고독한 영웅에게는 항상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는 동반자가 약방의 감초처럼 붙어 다닌다. 다양한 동화 속 왕자의 친구이자 말벗인 백마가 그랬고, 최근 극장가에서 인기를 끈 ‘겨울왕국’(원제 프로즌)에서는 눈사람 ‘올라프’와 순록 ‘스벤’처럼 유저와 동고동락을 같이한다.
이 ‘펠로우’는 유저가 원하는 몬스터를 직접 붙잡아서 사용할 수 있는데, 공중을 날아다니는 몬스터의 경우 높은 곳에서 뛰어내린 뒤 길들여야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입수 할 수 있다.
이렇게 길들인 ‘펠로우’는 유저를 도와 전투를 펼치거나 인스턴트던전 공략, 공성전 등 다양한 상황에서 도움을 준다. 유저가 키운 ‘펠로우’는 필요에 따라 아이템 형태로 만든 뒤 무기나 다른 펠로우에 장착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첫 번째 확장팩 ‘불타는성전’을 내놓았을 때 유저와 게임 개발자의 눈은 생전 처음 보는 탈 것에 쏠렸다. 일반적인 X축과 Y축 이동을 넘어 불가능해 보였던 Z축 이동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 하늘 누비는 재미 ‘신선’
‘이카루스’는 이런 공중전을 핵심 콘텐츠로 삼았다. 유저가 탈것에 올라 거대한 창과 석궁처럼 특수한 탑승무기로 견고한 성을 공략하거나 거대한 적과 맞서 싸우며 새로운 재미를 느껴보라는 이유였다. 어려움이 많은 시도였지만 ‘이카루스’ 공중전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여러 가지 모험을 하며 길들인 ‘펠로우’를 타고 싸우는 공중전은 박진감이 있으면서 자유로운 전투 운영을 할 수 있어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적 하나를 타깃팅하는 전투 방식도 공중전에서는 예외가 된다. 적의 공격을 유저의 손으로 피하는 재미는 짜릿함을 넘어 쾌감에 가까운 감격을 준다.
‘이카루스’의 성공이 공중전에 달려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중요한 콘텐츠지만 해결해야 될 문제가 눈에 띈다. 조작의 어려움과 유저의 취향이다.
그동안 CBT를 통해 공중전을 경험한 유저들은 새로운 재미를 부여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세대와 유저를 가려 테스트를 진행하는 CBT는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유저가 많기 마련이다. 즉, 이들의 의견은 매우 특수한 경우라 할 수 있어, 불특정 다수의 일반 유저가 이를 받아들이고 즐길 가능성은 높지만 실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터뷰] 석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이카루스’ 개발팀장
“새로운 도전 담은 호탕한 전투 핵심”
펠로우시스템 수집 재미 살려…하늘서 벌어지는
공중전 ‘짜릿’
- ‘이카루스’를 선보이는데 10년이 걸렸다.
“지금의 콘셉트로 완성하기 까지 5년이 걸렸다. 그동안 여러 번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그동안의 이미지와는 다른 작품을 선보이고 싶었다.”
- 공중전이 주목받고 있다.
“다른 무엇보다 유저들에게 재미있는 게임을 선보이고 싶었다. ‘이카루스’는 전투, 펠로우 수집과 활용, 공중전 등 다양하고 새로운 도전을 담은 작품이다. 이 콘텐츠들이 유저에게 다양한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몬스터 리액션을 포함해 전투가 재밌다는 평이다.
“지루하단 생각을 날려버릴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 중에서도 배틀콘트롤 시스템이 호평 받은 것으로 안다. 이 시스템은 콤보, 차지, 연계스킬, 멀티 리액션, 컨디션 콘트롤, 크로스 오버 타깃팅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특히 연계스킬을 활용한 전투가 백미가 될 것이다”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양적확장보다 내적 콘텐츠 강화를 목표로 개발할 계획이다. 3D 엔진 교체 같은 어려운 선택도 모두 이런 점을 고려해 시행한 것으로 앞으로도 더욱 변해 나갈 계획이다.”
-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 ‘이카루스’를 계기로 살아나길 바란다. 이 게임과 선의의 경쟁을 할 대작들이 나와서 시장이 활성화 됐으면 한다.”
[더게임스 서삼광 기자 seosk@the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