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바라본 사회공헌…단순봉사 벗어나 학문적 접근 긴요

최근 게임 과몰입과 폭력성, 사행성 등이 사회문제로 부각됨과 동시에 게임업체들이 사회를 위해서 한 일이 무엇이냐는 비난이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마녀사냥’식 공격에도 업계는 제대로 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산업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런 현재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떤 진단을 내릴까? 많은 전문가들이 대부분 게임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화콘텐츠적인 요소를 높이 평가했지만 게임 외적인 요소에 의해 이 모든 장점이 평가절하 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게임이 문화라는 인식보다 산업이라는 인식으로 발전을 해 왔기 때문에 이런 오해의 골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런 오해를 해소하고 타 문화 및 다양한 요소와의 교류가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것이다. 더게임스는 게임업체들이 지향해야 할 사회공헌 모델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업계를 포함한, 다방면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짚어봤다.

먼저 국내의 상황을 지적하기 전에 해외의 상황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산업적인 측면의 발전과 동시에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발전 또한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을 복합융합콘텐츠라는 카테고리로 묶는 등 다방면에 걸친 문화적 해석이 많은 부분 진척이 되고 있다. 게임의 역사를 총 망라한 프로젝트 형식의 전시회를 시작으로 게임 내 사용된 OST로 구성된 음악 앨범과 연주회, 게임 개발 및 e스포츠 스토리를 다룬 영화의 제작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자 하고 있어 다행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뒤늦은 출발이 씁쓸하기만 할 뿐이라는 의견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런 활동을 진행함에 있어서 적지 않은 편견과 잘못된 정보로 제대로 된 문화연계 활동조차 전개하지 못하고 있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바로 게임에 대한 그릇된 시선 때분이다. 이런 왜곡된 시선은 많은 게임 관련 활동이 ‘우리들만의 잔치’로 끝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해 전문가들 역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 당연히 해야 할 일 ‘인식’

전문가들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민주주의의 발전과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안착 이후 기업의 해야 할 기본적인 역할로 자리잡아왔다고 강조한다. 특히 사회를 바탕으로 성장한 만큼 다시 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편다. 하지만 타 기업에 비해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기업들은 이런 마인드가 강하지 않아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게임업계는 지금까지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공헌 활동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 많은 지적을 받아온 바 있다. 여기에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봉사활동 위주의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한계를 드러냈다.

여기에 게임업계는 산업적인 측면에 있어 어떤 문화콘텐츠보다 압도적인 성장률과 수익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모에 비해 너무나도 빈약한 사회공헌을 진행하고 있어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게임업계의 사회공헌 활동은 다양한 방면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미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또 현재 국내 사회 전반적인 이미지가 게임의 산업적인 면은 인정하고 있지만, 문화로서의 게임은 전혀 인정하고 않고 있어 한계를 드러낸다고 말하고 있다. 게임 자체가 놀이문화에서 시작된 콘텐츠이기 때문에 놀이적인 측면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있지만, 게임을 통해 문화생활을 영유하고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무시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현택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은 “한국 게임산업이 창조경제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다양한 규제로 인해 시련을 겪고 있다”며 “게임을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는 해외와는 달리, 한국에서는 게임의 산업적인 가치는 높이 매기면서도 규제를 통해 발전을 얽매려고 하는 이중적인 잣대를 내밀고 있다”며 한국 게임산업이 나아가야 할 우선과제를 주장하기도 했다.

# 전문가 다양한 연구 쌓여야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존의 게임계가 보여줬던 산업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사회적·학문적 접근 등 문화적인 면모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화 콘텐츠로서의 게임에 대해 설명할 때 사실상 국내의 자료가 사실상 전무해 해외의 사례를 예시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니만큼, 무엇보다 기반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먼저, 사회적 접근으로는 게임을 통해 파생되었거나 새롭게 조명될 수 있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살펴보고 상황에 맞는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게임과몰입과 관련해 각계각층에서 온갖 의견과 해결책을 들고 나오고 있는 만큼 게임계가 먼저 나서서 게임 과몰입에 대한 원인 분석과 문제 해결,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소한 게임업계도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게임 관련 질의의 대부분이 ‘게임 중독(과몰입)에 대한 게임계의 대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실질적인 지원은 어떻게 되고 있느냐’가 대다수를 차지한 만큼 게임계가 먼저 나서서 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어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학문적 접근으로는 다양한 연구 조사에 대한 진행과 지원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몇몇 대학교를 제외하고 게임학이라고 불릴만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 사실상 없는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최근 게임개발 프로그램은 상당부분 개선되고 늘어난 추세이지만 이론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학 자체에 대해서는 과거나 지금이나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여기에 산업과 연계되어 작용할 수 있는 ‘게임법’ 역시 최근 한국게임법학회가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첫걸음에 나섰을 뿐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다.

최승수 게임법학회 회장은 “게임산업의 발전에 따라 현재 각 단계별로 법률적, 정책적 쟁점이 쏟아지고 있으며, 법적인 면에서 다뤄야 할 문제가 산더미인 상황”이라며 “체계적으로 학술적인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발전된 게임법학을 정립하고자 한다"고 게임에 대한 학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 타 분야와의 연대 긴요

전문가들은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사회공헌을 통한 이미지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게임을 즐기는 대다수의 유저 층이 10대에서 30대 사이의 학생 혹은 젊은 층이기 때문에 이런 적극적은 사회공헌 활동은 게임
계가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과제라는 것이다.

특히 해외 게임계가 적극적인 사회공헌을 통해 문화적 입지를 공고히 한 점을 교훈삼아 국내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사회공헌을 전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된 게임규제 문제보다 심각한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된 문제 앞에서도 미국 정부와 미국사회는 보다 객관적인 조사를 통한 진상파악을 먼저 진행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회공헌 활동과 관련해서 타 문화와의 소통을 통한 ‘공동사회공헌’ 등을 통해 시너를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지금까지 게임계의 사회공헌은 게임계 자체에서 움직인 나 홀로 활동에 그쳤기 때문에 타 문화와의 소통 등을 통해 이미지 개선과 공헌 활동 규모의 확대 등 다방면에서 시너지를 발휘해야 할 것이란 얘기다.

물론 최근 게임인재단 등 몇몇 게임단체에서 다양한 문화 교류 사업을 준비 중에 있지만 시작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교류 및 연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게임인재단 한 관계자는 “게임이 문화콘텐츠로서의 위상을 제고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게임과 공연, 미술 문화와 협력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다각도에서 준비 중”이라며 “공연 및 대학로 활성화, 미술 작품 전시 및 판매의 장소 제공 등 다각도에서 게임문화의 리더십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를 구상 중에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은 사회공헌 뿐만 아니라 게임계 모두가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정 업체나 특정인에게 맡기기 보다는 모두가 함께 그 역할을 해나감으로써 빠른 시일 내에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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