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게임산업협회(K-iDEA) 회장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가 당내 경선을 통해 새누리당의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된다면 선거전은 가히 불꽃 경쟁이 예상된다.

남 회장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된다면 그로서는 매우 큰 성공이며 정치적으로도 위상이 달라질 게 확실하다. 하지만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협회장으로서 경기도지사가 된다는 것은 조금 다르게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남 회장은 국회의원으로서도 매우 바쁘고 할 일이 많았을 터이다. 그런 와중에도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 회장이란 직책을 맡아 노심초사해 온 것은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그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이후에도 협회장직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한다면 이 또한 업계로서는 미안하게 생각해야 할 일인 듯싶다.

그러나 게임업계에서는 이 사안을 보다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협회장이 도지사라면 그만큼 더 많은 힘일 실릴 것이니 좋은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지사라는 자리는 어는 특정 단체의 이익을 대변해서는 안되는 자리다. 경기도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이다.

그런 그에게 특정 단체를 대표하는 회장이니 더 많은 신경을 써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그에게 더 많은 시간을 주어서 큰 일을 하게끔 해주는 것이 맞다.

또 국회의원과 도지사는 하는 일의 양부터가 다르다. 의원의 경우 정기국회나 임시국회가 열리는 시기를 빼면 어느 정도 정책을 고민하고 휴식할 수 있는 여우가 있다. 하지만 도지사의 경우는 매일매일 출퇴근을 하며 경제, 사회, 문화 등 도민들의 생활 모든 것을 챙길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의원의 신분일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바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 회장에게 계속 회장직을 맡아달라고 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무리가 아닐 수 없다.

업계에서는 남 회장이 도지사에 출마를 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그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먼저 용퇴를 건의하는 게 옳다고 본다. 아무도 하겠다는 이가 없어서 억지로 떠넘긴 인상을 주기 보다는 ‘우리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옆에서 도움을 부탁한다’는 모습을 보이며 당당할 수 있어야 한다.

남 회장이 사퇴할까봐 전전긍긍하면서 어제 어떡하나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도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드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남 회장이 이번 6.4 지방 선거에서 게임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판교 주민 표를 의식해 회장직을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남 회장으로서는 이 주장이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지사에 당선된 이후 달라진 환경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회장직을 내놓는 상황이 빚어진다면 이러한 주장이 그에게 흠집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남 회장이 선거에 앞서 용단을 내리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게임업계는 지금 그 어느 때 보다도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글로벌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모바일게임의 급성장과 이에 따른 문제점도 하나둘씩 불거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게임업계는 똘똘 뭉쳐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구심점 역할을 해야할 회장이란 사람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남 회장의 사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계속 미루고 논의만 하다가는 때를 놓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남 회장 뿐만 아니라 협회의 회원사들은 심사숙고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뉴스2 에디터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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