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수출비중 추종불허…게임과몰입 등 성장통 앓기도

더게임스는 9일 창간 10주년을 맞아 지난 10년 동안 게임산업이 양적으로 또 질적으로 어떤 변화와 성장을 이뤄왔는가를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이 기간 동안 게임산업은 가히 ‘상전벽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변화와 성장을 이룩했다. 양적으로는 세배 이상 커졌고 질적으로는 급격한 성장에 따른 성장통을 앓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 향후 10년이 지나면 게임산업은 또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변화되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지난 2004년 국내 게임시장은 4조 3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대비 9.6% 성장한 수치였다. 또 3억 8000만 달러(약 4055억3600만원)의 수출 실적을 통해 전년대비 124% 증가하는 등 글로벌 시장 역량까지 고속 성장하는 시기였다.

이런 가운데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산업 매출은 10조 800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1.6%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출규모 역시 전년보다 12.9% 늘어난 29억 7800만 달러(약 3조 1760억 3700만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국내 게임산업은 이렇게 단순 수치 비교부터 10년 사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매출 규모는 150%를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고 수출 비중 역시 지난 2004년 9%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약 30%에 달하는 등 큰 폭으로 변했다. 우리 게임업체들이 과거에는 우물안 개구리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해외 곳곳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10년이란 시간 동안 게임산업은 지속적인 고속 성장을 기록하며 위상을 드높여왔다. 10여년 전에는 세계 게임시장이 콘솔과 아케이드, PC패키지 게임을 중심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10여년이 흐른 지금 세계 게임시장은 온라인게임의 영향력 확대와 모바일게임의 급속한 성장으로 주도권이 바뀌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게임변방에서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이제는 모바일게임을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강자로 우뚝 서게 됐다. 그러나 이렇게 눈부신 성과도 최근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된 경쟁 구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시때때 변하는 트렌드를 쫓아가기에도 급급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게임규제 및 수익분배 등 안팎으로 숨통을 죄여오고 있어 당장 바로 앞날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 콘텐츠 주력산업으로 부상
이처럼 게임시장은 규모뿐만 아니라 내부 구조 역시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게임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역량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온 결과, 문화콘텐츠 수출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특히 단순 매출 수치뿐만 아니라 산업 구조까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4년의 경우 온라인게임 시장은 전년대비 35.1%로 고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1조원 규모를 달성했다. 반면 모바일게임은 1000억원대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1조원 규모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10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률 상승 및 카카오 플랫폼 등장이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킨 결과, 게임산업은 빠른 속도로 체질 변화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모바일게임 1000만 다운로드가 연이어 터져 나왔으며 CJE&M, 위메이드 등 온라인게임 주력 업체들이 노선을 전환해 큰 성공을 거뒀다. CJ의 ‘다함께차차차’ 위메이드의 ‘윈드러너’ 등은 게임 유저층을 새롭게 재편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급격한 변화는 성장통을 유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수의 업체들이 너도나도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 양상이 펼쳐지게 됐다. 이에 따라 상위권과 격차는 심해졌으며 업계 전반에는 박탈감이 팽배하게 됐다. 여기에 불투명한 전망까지 더해져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7년 모바일게임 전문업체로는 첫 상장에 성공한 컴투스 역시 변화의 칼바람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해 게임빌이 컴투스를 인수하며 업계를 놀라게 한 것이다. 특히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지난 2004년, 컴투스는 ‘붕어빵타이쿤’으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시기였다. 그리고 최근 신작 부진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던 ‘돌아온액션퍼즐패밀리’의 미니게임으로 ‘붕어빵타이쿤’이 새롭게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렇게 이 작품은 10년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기회가 됐다.

# 종주국 위상 '새롭게'
10년 전만 해도 시장은 서서히 변해갔지만 지금은 하루가 다르게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는 최근 모바일게임 위주로 전개된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바일게임 비중이 빠르게 상승한 결과, 신작 게임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레 뒤따르는 것이지만 과거 온라인게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게임의 경우 대규모 자본과 오랜 개발 기간이 요구되는 만큼 출시 주기가 길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다수의 온라인게임 신작이 등장해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몸집 불리기 전략이 남용됨에 따라 자멸하는 결과를 초래해 점차 신작 부진의 위험성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특히 2004년 온라인게임 시장은 블리자드의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국내 론칭이 가시화됨에 따라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쳤다. 과거 PC방 열풍을 주도했던 블리자드의 MMORPG 라는 점에서 이미 유저들의 기대감은 뜨겁게 달아올랐으며 국내 업체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또 성공적인 상용화로 이어짐에 따라 온라인게임 시장 판도를 뒤바꿔놓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이에 다수의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포스트 ‘WOW’를 노리며 방대한 세계관, 대규모 콘텐츠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10년이 흐른 지금 ‘WOW’는 새로운 확장팩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발표 준비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모델링 개선 등 대대적인 변혁을 앞두고 있어 다시금 MMORPG 역사를 갱신할지 기대감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업체들 역시 MMORPG 시장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발전을 거듭한 끝에 글로벌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시작으로 ‘리니지2’ ‘아이온’까지 국내 MMORPG 시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여기에 지난 2012년 ‘블레이드&소울’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새로운 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혁신적인 그래픽 구성과 어울리는 풍성한 스토리텔링, 신선한 감각의 액션성 등 대작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런 가운데 ‘블소’는 지난해 중국 진출을 통해 온라인게임 수출 시장의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일본 공략까지 성공적으로 전개해 글로벌 업체의 위상을 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블소’는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방영이 예정되는 등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 10년 이후엔 인식 개선 될 듯
게임산업이 양적으로 급팽창함에 따라 이로 인한 부작용도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몰고 왔다. 가장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은 2006년 발생한 ‘바다이야기’ 사태였다. 비록 도박게임에 불과했지만 전국적으로 퍼져나간 ‘바다이야기’ 게임으로 인해 전국이 들썩거렸고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아케이드게임산업은 초토화 되다시피 했다.

이 여파로 온라인게임에 대한 이미지도 극도로 나빠질 수 밖에 없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게임이 청소년들의 폭력을 조장하며 과몰입으로 인한 학업방해 등의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된 ‘게임죽이기’가 본격화됐다.

이러한 여론은 10년 전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게임의 영향력이 커지자 이에 비례해 더욱 강해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에는 게임을 4대 중독물질로 규정해 관리해야 한다는 법안 제정 움직임까지 나왔다.

수출효자산업으로 칭찬을 받는가 하면 중독물로 지탄을 받는 이중적인 태도는 게임인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10년 사이에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상당히 많이 달라졌다. 이는 그만큼 게임이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게임산업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하고 변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첨단 정보통신기기의 발전과 게임은 불과분의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은 장래에 게임은 더욱 현실과 가까워지고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지금은 사회 지도층에서 게임을 부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10년 후에는 게임의 긍정적인 효과가 검증되고 재활의학과 인지과학 등 각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등 영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바라바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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