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시장이 조정국면 양상이다. 온라인게임 수요를 압도해 온 모바일 게임도 뚜렷한 우위를 점유하지 못한 채 상대적 상승세만 타고 있을 뿐이다. 잘 나간다는 ‘애니팡 2’의 경우 전편 만큼의 호응도는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LOL'이 버티고 있는 온라인게임시장 판도 또한 마치 전원이 나간 전광판처럼 고착화돼 가고 있다는 것이 그 것이다.

업계의 움직임도 이같은 시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사업을 추진하던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잇달아 급제동을 걸고 있고, 출시 편수 늘리기에 급급해 온 모바일게임업체들이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플랫폼 향배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는 이들이 그만큼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대세를 거스를 수 없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어느 시점에서 말을 갈아타야 하느냐는 점인데, 이 또한 절묘한 타이밍 찾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런 판에 막무가내로 주변을 기웃거릴 수 없고,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도 없는 딱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게 다름 아닌 게임업계라 할 수 있다.

여기에다 게임에 대한 규제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게임에 이어 모바일게임에 대해서도 일정한 룰을 만들어 보겠다는 게 정부측의 입장이고 보면 어떤 식으로든 모바일 게임에 대한 규제 안이 등장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게임이 놀이문화의 산물이 아니라 도박이나 못된 약물 수준으로 갇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 규제의 손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엔 정부가 아니라 국회다. 타순을 기다렸다는 듯 의원이라고 이름하는 선량들이 마구 달려들고 있다. 업계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자신들의 실적만을 남기겠다는 속셈이다.

내우외환은 한꺼번에 온다는 말이 딱 맞다. 그나마 마음의 위안을 삼아온 수출시장마저 녹록치 않다는 점은 게임업계에 또다른 시름을 안겨주는 좋지 못한 소식이다.

최근 들어 국산 게임의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실제로 빅마켓인 중국시장 뿐 아니라 동남아 시장에서 조차 경쟁국 작품에 밀려 나는 게 대한민국 게임이다.

이로 인해 로열티 감소의 폭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업체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불과 몇 년 사이 반토막이 났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아예 계약자체가 미뤄지는 경우 또한 적지 않다. 그나마 물건을 사겠다는 업체가 나타나면 다행이다. 태도를 미루던 업체가 경쟁사를 의식해 가격협상 테이블에 나오기 때문이다.

예전의 국산게임에 대한 입도선매란 화려한 전력은 과거지사가 됐다. 게임업계가 내수시장에서 막힌 걸 수출시장에서 뚫어 왔는데, 이마저도 여유롭지 않게 된 것이다.

게임계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가꾸고 다듬을 새 없이 고속 성장해 온 국내 게임계가 안팎의 시련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좌초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이처럼 어려운 난국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그 것이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온라인게임이 먼저다 혹은 모바일게임이 답이다의 문제보다는 자신들이 어떤 것을 잘하느냐의 여부로 이 문제를 풀고 결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은 솔직히 남들이 하니까 하는 식이다. 온라인게임이 아니면 과감하게 모바일게임으로 전환하고, 모바일게임이 아니면 온라인게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닌 기업들이 적지 않다.

정부와 국회에 대해서도 정확한 입장을 천명해야 한다. 아닌 건 아닌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제도권의 정서를 받아들이면서 게임계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점이다. 이 점을 확실히 하지 않을 경우 시장과 산업은 바로 설 수 없다. 대립이 아니라 조정이고, 필요할 경우 양보도 하는 것이다. 그 것이 지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길이다. 필요할 경우 져주는 것도 용기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입법, 행정부도 산업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읽는 노력이 필요하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는 사회와 산업을 구제할 수 없다. 게임은 시대의 아이콘이자 킬러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쉽게 얘기하면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억압하고 난도질하고 있다.

게임을 잘 다루는 길은 그냥 시장에 놔두는 일이다. 이를 두고 옆에서 왈가 왈부하니까 문제가 생기고 사단이 일어나는 것이다. 정부와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은 게임계를 먼발치에서 지켜봐 주는 것이 도와주는 일이다.

게임계의 조정 국면이 하루 빨리 걷혀야 게임산업이 바로 설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털어낼 것은 털어내고 수용할 것은 수용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게임계에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게임계가 연착륙할 수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겠다. 지금은 이도저도 아니다. 오로지 혼란스러울 뿐이다.
춘래불사춘이라고 했던가. 게임시장에 더 이상의 동장군의 추위가 없었으면 한다.

[더게임스 모인 뉴스1 에디터/ 건국대 겸임교수 inmo@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