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7억원 194억원에 달했다. 경쟁사인 게임빌보다 규모면에선 더 많은 매출을 올렸다. 그런데 이런 알짜 회사를 두고 박지영 사장은 왜 떠났을까.

컴투스가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의 매출실적을 기록하자 업계에서는 이같은 궁금증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대한 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 까닭은 컴투스를 인수한 게임빌측과 워낙 전격적으로 협상을 진행한데 다 박 전 사장이 게임계, 특히 모바일 게임계를 떠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박 전사장은 동남아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빠르면 3월중 귀국해 자신의 새로운 계획 등 거취를 밝힐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박 전사장이 거의 방전되다시피한 자신에게 충전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결단을 내렸을 것이란 견해가 많다. 그동안 컴투스는 늘 앞서 달려 왔다. 그 자리엔 박 전사장이 있었다. 피처폰 시대만 하더라도 여유가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스마트 폰 시대가 열리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생각치도 못했던 일들이 터져 나왔다. 결정적인 것은 믿었던 부하 직원이 등을 돌리고 회사를 떠난 것. 그는 이때 인간적으로 가장 큰 배신감을 느꼈다는 것.

하지만 그같은 속내를 드러내 보이지 않았다. 마음을 다지며 위기의 상황을 넘기려 했다. 그러나 시장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수출시장도 스마트폰 게임 열풍으로 수요가 정체됐다. 고작  ‘타이니팜’ ‘히어로즈워’ 등 만이 이름값을 해줬을 뿐이다.

그가 온 힘을 기울여 온  모바일게임 소셜 플랫폼 ‘컴투스 허브’정도만이 버텨 주었다.

그러나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 환경은 그를 지치게 만들었다. 매일같이 열리는 아이템 회의가 그랬다. 그는 그 모든 걸 혼자 결정해야 했다. 기획회의에서 론칭작업까지 모든 일정이 그의 손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아웃 풋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갈수록 영업비만 늘어났다.   

결국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회사 사정이 그나마 괜찮을 때 좋은 사람에게  넘기는 것이 맞다고 그는 판단했다.  

알려진 설에 의하면 송병준 게임빌 사장은 박 전사장으로부터 첫 제안을 받았을 때 그의 농인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송사장은  막판까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라고 했다 한다. 하지만 박 전사장은 그대로 양수도 계약을 밀어붙였다는 것.  

지난 1998년 이영일 부사장과 의기투합해 회사를 설립한 박 전 사장은 이제 게임역사의 뒤안길로 돌아서게 됐다. 하지만 그가 설립한 컴투스의 게임은 지금도 힘차게 스마트 폰 세계를 달리고 있다.

다만 그가 늘 한 말대로  '떠날 때는 말없이' 입을 꼭 다물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박 전사장이 컴투스 매각과 관련한 기업 비사를 꼭 밝히지 않을까.    

[더게임스 김병억 기자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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