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방지 위해 매년 고강도 압박
2015년께 지속여부 재검토…불법게임 범람 등 풍선효과 우려

작년 12월 웹보드게임 규제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며 올해 2월부터 웹보드게임에 대한 규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된다. 이에 웹보드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던 업체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체부는 법안 시행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법안의 부작용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며 시행 후 2년 뒤 이번 규제안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지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웹보드게임에 대한 규제는 지난 2003년 검찰이 짜고 치는 사기방(일명 짱구방) 업주들을 구속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아바타 중복구매 불가 등 웹보드 게임 규제를 도입하며 시작됐다.

지난 2008년 현장에서 웹보드게임 환전을 해주는 불법 PC방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며 정부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해 과도한 사행성을 유발하는 게임 내 시스템을 개선하고 불법 환전상 및 이용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맞춰 문체부는 114개 웹보드게임에 대해 고액 배팅이 가능한 풀배팅방 서비스(게임의 판돈과 동일한 수준의 배팅을 진행하는 것)를 금지하고 게임의 자동 진행 제한, 아이템 1회당 판매 가격을 1만원 이하로 하향 조정하는 행정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이어 문체부는 2011년 게임 내 배팅 규모를 25% 수준으로 축소하고 보유금액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유저 간 1대 1 대결을 금지했다. ‘선물하기’ 등을 악용해 월 단위 이용 금액 이상의 게임 머니 보유를 금지했다.

이에 더해 2012년 문체부는 게임 1회에 이용 가능한 게임머니 1만 원으로 제한, 소유한 게임머니가 하루 10만 원 이상 감소할 경우 48시간 접속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고포류 웹보드게임의 사행적 운영 금지 지침’을 내놓았으나 규제개혁위원회가 법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규제안을 철회했다.

그러나 문체부 측은 여전히 불법환전 문제 등이 빈번하다는 이유로 추가 규제를 추진하며 이번 웹보드게임 규제안을 내놓았으며 이 규제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며 웹보드게임에 관한 규제가 본격적으로 강화된 것이다.

이번에 강화된 웹보드게임 규제안은 ‘배팅이나 배당의 내용을 모사한 카드게임이나 화투놀이 등의 게임물’을 대상으로 하며 매달 충전한도를 30만원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게임 1판 당 배팅금액 3만원 제한, 1일 10만원 손실 시 24시간 접속 차단, 랜덤 매칭 의무화, 자동 배팅 금지, 분기별 본인인증 의무화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정부의 규제가 이어지자 업계에서는 자율 규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K-iDEA)는 작년 5월 웹보드게임 자율 규제를 위한 틀을 마련했다. 이는 하루 이용시간을 5시간으로 축소하고 월 30만원의 결제 한도, 특정 상대방과 게임을 진행할 수 없도록 ‘맞포커’ 폐지, 랜덤매칭 방식을 도입, 자율 규제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웹보드게임 사행성 관리 조직 구성 등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문체부는 자율 규제에 실효성이 없다며 게임법 개정을 통한 규제를 강행하게 된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강력한 규제안으로 인한 풍선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배팅금액 상한 규모와 일정시간 사용을 차단하는 등 정부가 구체 금액을 설정해 직접 규제하는 것은 국민기본권 침해일 수 있으며 오히려 불법 사행성 게임이 성행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한국 법에 의해 등록된 사업자를 역차별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사업자들은 결제 한도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사업하는 게임업체들이 도리어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본인 인증을 하는 횟수가 잦을수록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에까지 결제 제한 및 배팅 한도를 걸어두는 것은 자유 침해”라며 “불법 사행성 게임에 대한 실질적인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규제는 합법적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던 업체들까지 이미지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임지혜 기자 jihye1116@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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