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게임이 대접 받는 사회

대한민국 게임시장에서 이제 모바일게임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어버렸다. 많은 개발사 뿐만 아니라 개발자들까지도 동아리, 친구, 업계 지인 등 게임과 관련된 인맥 두세명만 모이면 도원결의를 맺고 모바일게임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게임이 오픈하고 다수의 게임들이 대박신화를 만들어낸 후 부터는 마치 불난 곳에 기름을 끼얹기라도 한 듯이 그 불길은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들이 급속히 퍼져나가는 것일까? 그들은 왜 멀쩡하게 다니던 회사를 나와 월급을 가져갈 수도 없는 회사를 창업하고, 춥고 습한 반지하 월세방에서 허기진 배를 라면으로 채워가며 게임을 만들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 모두 동일한 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5년, 10년 야근과 스트레스를 이겨내며 자신의 젊음과 열정을 회사에 쏟아 부었지만 정작 거울 속에 남겨진 건 주글주글해진 얼굴과 늘어난 흰머리, 그리고 파리 목숨 같은 내 위치. 아마도 그들은 지금 인간다운 삶에 대한 소박한 희망을 꿈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몸담아 일하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며 가정을 꾸리고 안정적인 삶을 산다는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대한민국에서는 꿈이 되고 목표가 되어버린 현실들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아마도 이러한 힘든 현실들이 그들을 반지하로 향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산다면 삶이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라는 당연한 룰이 적용되는 사회라면 굳이 로또를 사고 대박신화를 이루기 위해 그 힘든 결정을 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곳으로 향하고 그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면 뭔가 이 사회의 구조가 불안정하고 삐그덕거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해본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듯이 이 구조가 피해나갈 수 없는 현실이라면, 그리고 이러한 현실에서는 차라리 그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든다면 그 희망의 끈을 절대 놓지 말고 즐겁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했으면 좋겠다. 물론 지금은 어렵고 힘들고 불안하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잘 견뎌내서 꼭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너무 돈의 사슬에 끌려 다니지 않는 창의적이고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또한 그들의 소중하고 자식 같은 게임을 심사하고 서비스하는 곳에서도 객관적이고 공정한 룰로 잘 평가해서 그들의 땀과 노력이 힘의 논리에 밀려나는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에는 게임으로 돈 많이 번 회사가 많다’라는 타이틀보다는 ‘대한민국에는 좋은 게임을 잘 만드는 회사가 많다’라는 타이틀로 전세계 국가들로부터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는 행복한 날이 오기를 희망해본다.

우리 회사를 포함해 이 땅의 모든 스타트업 게임개발사, 개발자들에게 희망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파이팅!

[나희석 미지수 대표 iampho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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