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공급물량 소진…중고 웃돈 거래
콘솔상인들 오랜만에 '기지개'…유통 흐름 더 지켜봐야 할 듯

최근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대표 앤드루 하우스)의 ‘플레이스테이션4’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이며 큰 관심을 끌었다.

이 제품은 발매 첫 날 엄청난 인파가 몰리며 출시 열흘이 채 되기도 전에 1차 공급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에 밀려 항상 수세에 몰리던 국내 콘솔게임 시장에서 이같은 일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그동안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에 밀려 입지가 크게 좁아졌던 콘솔게임이 다시 활기를 찾지 않을까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콘솔게임 시장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이란 판단은 시장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차세대 콘솔기기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은 국내 뿐만은 아니다. 지난 해 11월 처음 출시된 PS4는 북미에서만 100만 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어서 출시된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대표 스티브 발머)의 ‘X박스원’ 역시 유럽 등 13개국에서 하루만에 100만 대가 판매되는 등 콘솔게임 시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국내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지난달 17일 발매된 PS4는 엄청난 관심을 받으며 초기 물량이 전량 소진돼 현재 PS4의 중고가는 70만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S4의 신제품 가격이 50만원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이에대해 소니는 매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며 1월 중에 2차분 물량을 공급하고 판매 추이를 보며 3차, 4차 추가 물량을 발주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콘솔게임이 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던 국내 시장에서 이 같은 현상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반기고 있다.

이처럼 콘솔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시장상황과도 큰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해 중순까지 스마트폰 보급과 스마트 기기의 향상으로 인해 모바일게임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장르가 편중되는 등 모바일게임에 대한 관심이 한 풀 꺾였다는 것이다. 또 온라인게임 역시 대작들이 속속들이 등장했지만 NHN엔터테인먼트의 ‘에오스’ 등 일부 작품을 제외하면 시장에서 외면을 당하며 유저들이 또 다른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유저들이 기존의 콘텐츠에 질려갈 시기에 때마침 차세대 콘솔 기기들이 출시되며 유저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PS4의 초기 물량 조기 매진은 바로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콘솔 기기 전쟁 역시 유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차세대 콘솔게임기 경쟁이 올 상반기 중에는 본격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세대 기기들이 모두 모습을 드러내면 그만큼 시장파이가 커지고 유저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콘솔게임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국내에 가장 먼저 발매된 PS4가 시장을 선점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닌텐도(대표 이와타 사토루)가 콘솔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위유’를 발매했지만 국내에서는 판매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원’은 게임만을 위한 제품이라기보다는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표방하는 고성능의 셋톱박스에 가깝다.

무엇보다 경쟁기기로 여겨졌던 X박스원이 국내에 아직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PS4는 거의 무혈입성을 한 셈이다. 이미 출시 된지 2년의 시간이 지난 위유는 사실상 앞으로도 국내에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다크호스로 불리고 있는 밸브(대표 게이브 뉴웰)의 ‘스팀머신’ 역시 아직은 불투명하다. 이런 요소들이 국내 게이머들의 관심을 PS4에 집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출시된 차세대 콘솔 기기들의 시장 반응은 콘솔 시장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판단을 모두 뒤엎고 있다는 평이다. PS4만 해도 전작인 PS3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인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콘솔게임기 시장이 활기를 띄게 되면서 콘솔게임 유통사들도 덩달아 분위기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콘솔 게임 유통업체들은 게임 타이틀 유통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충분치 않아 사업을 축소하거나 현지화를 하지 않는 등 운영상의 어려움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콘솔 시장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이 커진다면, 국내 콘솔업체들과 함께 유통업체들도 모처럼 봄날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금 불고 있는 PS4 열풍이 잠깐 스쳐가는 미풍에 그칠 수도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PS4의 물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었을 뿐 물량이 늘어나면 다시 예전 분위기로 돌아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더게임스 구지원 기자 endimia@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