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게임의 이벤트를 봤는데 깜짝 놀랐다. 게임을 설치해서 간단한 절차로 참여하면 추첨을 해서 자동차를 준다는 것이었다. 혹자는 이런 현물 이벤트가 새삼스러울 것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정말 파격적인 이벤트라고 생각했다.

12년정도 전일까, 피처폰 시절 게임 랭킹 1등에게 50만원 상당 상품권을 준다고 해서 밤새 게임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당시 3등을 해서 10만원 상품권을 받아서 만족했던 추억이 있다.

이제 이런 이벤트는 여행권, 명품가방, 태블릿 등 현물이 흔하게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새 자동차까지 준다고 하는 판국이면 나중에는 아파트도 주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이처럼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은 다채로운 장르의 신작들과 풍성한 이벤트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고사양 기기, LTE 통신망의 대중화까지…. 과거 피처폰 시절과 비교했을 때 현재는 모바일게임을 즐기기에 부족함 없는 시대다.

그런데 가끔씩 아쉬운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눈이 높아져서 일까? 분명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며칠 즐기지 못하고 삭제를 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이다. 수많은 게임들 중 직접 해보는 작품은 고작 몇 종류밖에 안 되지만 그것조차 오래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마치 굴곡 없는 평지만을 걷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예전에는 단순한 모바일 고스톱 게임에 매달려 대사 하나까지 외웠는데 말이다.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빠르게 변화되는 시대를 적응하지 못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오히려 현재 게임들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을 하게 된다.

그동안 게임업계는 작품을 론칭하고 서버를 유지하며 꾸준히 업데이트를 실시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여기에 이벤트를 기획하고 유저와 상담하며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까지 쉬지 않았다.

현재 게임은 분명 과거보다 발전하고 풍족하게 제공되고 있다. 그럼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변했기 때문은 아닐까. 때문에 단지 게임을 즐기는 입장에서 이런 노력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생각의 전환이 이뤄지면 어떨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된다. 아마 지금 즐기거나 앞으로 즐길 것들이 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

[김이주 크레이지피쉬 퍼블리싱기획실 halug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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