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산업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급성장한 반면 우리 게임산업은 규제로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의 시작이 바로 2011년 11월 시행된 ‘셧다운제’이다. ‘셧다운제’가 시행된 지 2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시행 전 문제점으로 주장된 실효성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성과가 없는 것으로 이야기 되고 있으며 오히려 국내 게임산업을 위축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올 2월 18대 대통령 취임식 전만해도 게임업계는 오랜만에 희망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네오위즈게임즈 윤상규 대표 및 당시 예술의전당 모철민 사장이 등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임과 인터넷산업에 집중되어 있는 규제 완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식이 끝난 후, 현 정부에서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자리 창출과 성장 등에 있어 문화콘텐츠 분야의 핵심이라고 인정받고 있는 게임산업은 규제완화 및 진흥, 지원이 아닌 '웹보드게임 규제안'이라고 하는 더욱 더 심해지는 규제에 시달리고 있으며, 지난 7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는 술, 도박, 마약과 함께 게임을 ‘4대 중독물질’로 발표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게임산업과 관련된 각종 규제 및 사회적 시선을 보면 한 가지 공통되는 점들이 있다. 바로 정확한 데이터나 근거 없이 감정적인 시간에서 게임산업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연설에서 게임을 술, 도박, 마약과 함께 중독물질 분류했다는 것은 학문적인 관점에서 교육을 하지 않는 술과 도박, 마약과 달리 미래의 게임개발자를 꿈꾸는 젊은 인재들이 모여 있는 국내 및 해외에 있는 여러 게임관련 대학 및 교육기관 자체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게임이 중독을 일으킨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 2010년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실시한 ‘2010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라는 것만이 유일한 연구 결과인데, 이 연구에서는 인터넷 중독과 게임 중독을 분리해서 진행하지 않았다. 인터넷 중독과 게임 중독을 혼용해서 진행을 한 결과이기 때문에 이 연구의 결과는 많은 부분에서 사실과 다르고 신뢰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게임으로 인해 개인과 가정이 고통을 받고 있어 이를 치유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에 대해서도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오류에서 시작된 게임에 대한 잘못된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게임을 빠져 있는 학생들의 경우를 보면 대부분 사회적 약자 또는 부모와 주변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즉 게임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현상, 문제이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게임을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닌 따듯한 마음과 관심인 것이다. 결국 이러한 사회적 현상과 문제는 게임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사회적 인식과 감정으로 접근한다면 ‘셧다운제’ 보다도 더 큰 잘못된 정책적 실패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묻지마 호기심 살인’이나 부모와 게임으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 문제에 대해 게임이 관련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과 같이 정확하지 않은 정보와 잘못된 인식으로 정부가 일방통행 형태로 추진해서는 절대로 해결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들에 대해 가장 적확히 판단할 수 있는 업계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스스로,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산업은 분명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집 및 여러 정책에서 이야기 되었듯이 ‘우리 경제를 이끌 5대 킬러 콘텐츠 산업의 핵심’이다. 게임산업이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과도한 규제와 잘못된 사회적 인식, 감정의 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되고 다시 한 번 우리 게임산업이 기지개를 펴고 급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승훈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 shlee@kg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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