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분위기 식고 관심도 뚝 떨어져…유사 장르 넘치면서 유저들 외면

최근 1년간 무섭게 성장해 왔던 모바일게임 시장에 빨간 경고등이 켜졌다. 전 국민을 열광시켰던 대작들이 뜸해지는가 하면 적지 않은 업체들이 손을 털고 떠나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작품 수는 늘어나는 데 지나친 유통마진으로 개발사나 퍼블리셔는 50%에도 못 미치는 매출을 나눠가지며 속으로 멍드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모바일게임 시장에 정체기에 돌입했으며 이제는 하강곡선을 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처럼 모바일게임 시장이 단 시간에 최고의 정점에 올라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은 왜일까.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너무 단시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지만 게임의 트렌드와 유저들의 성향은 점차 바뀔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이를 손 놓고 지켜보고만 있다면 시장을 되살리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지난 해 카카오톡에 게임하기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모바일게임 시장은 ‘광풍’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무서운 바람이 불었다. 카카오의 친구기능을 활용한 초장기 작품들은 단순하면서도 빠져드는 재미를 주며 단숨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카카오는 전 국민을 모바일게임의 열풍으로 빠뜨리면서 이 시장을 주도했다. 이 때문에 너도나도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점하기를 바라며 줄을 섰다. 그리고 카카오는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흥행보증수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1년여 만에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카카오 게임하기가 더 이상 흥행의 보증수표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초창기 수 십개에 불과했던 카카오 게임하기 작품들은 이제 250여개에 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증가세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지난해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급격한 성장을 이루게 됐다. 특히 캐주얼 장르를 기반으로 신규 유저를 대거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는 스마트폰 보급률 상승과 더불어 SNS를 비롯한 카카오 메신저 확산 등 새로운 모바일게임 시장을 위한 인프라 마련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 카카오 약발 다 떨어졌나?
이에 카카오 플랫폼은 SNS 요소를 적극 도입해 새로운 게임 유저층을 확보하는데 크게 성공했다. 또 이를 통해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여기에 이런 플랫폼 효과를 노리고 다수의 업체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들어 성장세는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모바일게임 시장이 이제 막 성장하는 단계였던 만큼 가벼운 작품들이 트렌드를 주도하며 엄청난 매출을 거둘 수 있었다. 이에 기존 온라인게임 업체들까지 모바일게임으로 전환하게 됐다.

그러나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은 신작 경쟁이 심화되고 트렌드가 변하면서 개발비 역시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격하게 성장하던 시기와 달리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요구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작품 출시에 대한 리스크도 상승하며 업체들의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

# 비슷한 장르 넘쳐 식상
모바일게임시장의 정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톡을 활용한 유통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었다. 소셜네트워크의 특성상 간단하고 흥미로운 작품들이 주로 이용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그동안 ‘팡’류를 시작으로 ‘다함께차차차’ ‘윈드러너’ ‘쿠키런’ ‘모두의마블’ 등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했으나 캐주얼이라는 큰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게임 시장은 성장하는 단계로 캐주얼 장르가 적합했다”며 “그러나 이제 성장기를 지나 점차 심화된 게임성이 요구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신규 유저가 급격하게 유입되는 시기가 지난 만큼 성장 그래프가 완만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업체들이 이런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기존 트렌드를 쫓고 있어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저들의 수준은 벌써 저 앞서 나가고 있는데 업체들은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현상은 유저들의 관심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신선한 작품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도 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작품은 아이디어가 풍부한 소규모 업체들이 만들어야 하는 데 이들 영세 업체가 완성된 작품을 만드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모바일게임 개발 기간이 짧다고는 하지만 소규모 인원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경우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생각 외로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작품 출시와 관련된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예상치 못한 문제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일정이 더 늦어지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결국에는 본래 의도와 달리 트렌드에 어긋나는 작품을 출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완성도 측면에서도 미흡한 점이 있어도 어쩔 수 없이 강행하는 경우도 많아 결국 시장에서 외면을 받게 된다고 한다.

이와 함께 온라인게임 기반 대규모 자본을 보유한 업체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든 것도 트렌드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수 억원에서 수 십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 시장을 황폐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 글로벌 경쟁 격화
이밖에 외국 업체들의 대대적인 공세가 모바일게임 시장 분위기를 위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외국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검증 받은 작품들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상대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일부 업체들은 이런 작품들을 좇아 신작을 준비하는 등 당장의 매출 마련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자충수를 두다보면 유저들도 외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점차 심화된 게임성을 갖춘 작품들이 등장하고는 있지만 아직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인 만큼 유저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만큼 일시적인 부진이 크게 부각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다양한 업체들이 전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곧 분위기가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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