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50분, 이 곳 판교역을 나서는 샐러리맨들의 발걸음은 분주하기만 하다. 그래도 구로, 여의도, 강남역의 출근시간에 비하면 이 곳 판교역의 아침은 그래도 나은 편이라고 할까? 9시가 되기 전에 회사에 도착하기 위해 뛰어가는 우리 샐러리맨들 모습은 흡사 윤태호 작가의 만화 ‘미생(未生)’에 나오는 장그래를 옮겨다 놓은 모습과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필자는 이번 호에서 사회생활을 준비하고 있는, 그리고 시작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을 하고자 한다. 필자는 보통 면접을 볼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근태이다. 1차적으로 스튜디오 및 각 부서의 임원 및 팀장들이 실무 및 팀웍에 대해서는 문제없이 모두 검증 했으리라는 가정 하에서지만. 근태를 가장 중요시 하는 이유는 사회 초년병 시절 멘토로부터 받은 정서적 영향이 1차적인 이유이고, 인사 및 경영지원 임원으로서 직원들을 관리하며 받은 물리적 경험이 2차적 영향으로 형성되어 현재 근태를 중요시 하는 나를 만들었다.

우선 경험론적 영향으로 형성된 나의 경험이 게임 개발에 미치는 영향을 개인적인 사례로 보아 몇 가지 단정지어 말해본다면 아래와 같다. 현재 사회생활을 오랫동안 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알겠지만 동의하는 부분,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존재할 것이나,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근태가 안 좋은 직원들에 대해서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한다.1) 근태가 안 좋은 직원은 업무 퍼포먼스가 떨어진다. 2) 근태가 안 좋은 직원은 변명과 거짓말을 하는 경향이 다분하다. 3) 근태가 안 좋은 직원은 업무 안정성이 매우 떨어진다.

상기 사항들을 종합해 보면 결과적으로 근태가 안 좋은 직원들은 팀워크 부분에서 현저히 낮은 퍼포먼스를 나타내며 조직 내 융화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는 경향들을 많이 나타낸다. 개인적으로 필자가 내리는 결론은 조직이라는 특성 상 기본적으로 함께 지키며 규약하고 살아가는 공동체적 생활이기에 본인 스스로 약속을 지키지 못함으로써 팀원들을 불안하게 한다는 것이 1차적인 문제 이유이고, 스스로 변명과 핑계 거리를 만들어 냄으로써 본인 스스로의 존엄성을 떨어뜨리는 것이 2차적인 이유로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만약 상습적인 늦잠으로 인하여 팀 회의에 늦게 참석한다던가, 전날 과음 및 게임 과몰입(?)으로 인하여 타 부서와의 중요 미팅 시 펑크를 내는 경우를 상상해 보시라.)

그럼 이제 필자에게 정서적인 영향을 끼쳤던 첫 직장 시절을 회고해 본다. 내 첫 직장시절 출근시간은 9시 까지였다. 지금은 이런 근태 관련 얘기를 하지만 필자도 초기 직장 시절, 9시 전에 와 업무를 준비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렇다고 아주 늦은 것은 아니고 상사로부터 질책 받거나, 지각으로 체크되어 패널티가 부여되는 정도의 시간이 아닌 10분~15분 정도였다.

이 정도의 시간은 통상 직장에서 인정되는 시간이라 많은 분들이 경험하셨을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도 멘토로부터 이 말을 듣기전까지는 1년 반 정도는 늘상 늦게 왔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외국계 회사의 인사담당 임원으로 계신 한 분께서 필자를 불러 차 한 잔 나누자고 하셨다.“상연씨. 상연씨가 5분, 10분 매일 늦는 것을 나는 계속 보고 있었어. 비록 옆 팀이어서 말은 못했지만, 상연씨가 직장생활 잘 해서 꼭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네. 그래서 꼭 말해주고 싶은 게 있어. 이왕 갈거면 앞서 가란 말이야 이 친구야! 조직 내에서 5분 10분 늦어서 단잠을 자고, 헐레벌떡 뛰어 들어와 하루를 망치기보다는 다른 사람보다 5분 10분 먼저 와서 자리를 잡고 늘 준비를 해! 단지 근태 뿐만이 아니라 뭘 하든 늘 앞서 가란 말이야. 그게 사회생활에서 스스로를 위하고 스스로 존엄해 지는 방법이야!“

그날 이후로 늘 귓속에서 떠나지 않는 그 한마디.
“이왕 갈 거면 앞서 가란 말이야 이 친구야!”
그 분의 말씀 한마디가 10년 넘게 내 사업과 삶의 중요한 모토가 되고 있다. 팀장님. 그때 그 말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때 배운 그 말씀 저도 이 지면을 통해 제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습니다.

[김상연 엠씨드 대표 ceo@mseed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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