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의 판교 테크노밸리에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게임업체들이 입주해 있으며, 현재도 계속 입주 중이다. 엠씨드 바로 옆 건물에도 위메이드, 팜플, 웹젠 등 대형 게임사들이 위치해 있고 현재도 불 켜진 판교의 수많은 건물에서는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분들이 밤을 잊어가며 게임을 개발과 업무에 몰두 중 이다.

이런 환경 덕분인지(?) 회사를 방문하는 분들은 가끔 내게 묻는다. “이런 치열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강한 중소기업으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 어찌 보면 나 스스로 늘 물어보는 화두이자 꼭 풀어야 하는 질문이다.

회사 밖 단골 커피숍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스스로 자문해 본다. 이런 대기업들 사이에서 살아남아 강소기업이 될 수 있는 요건은 무엇일까?

이런 생각을 하며 커피에 입을 가져간다. 향기롭고 따뜻한 커피 한잔의 맛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예가체프 커피다. 약간 신맛에 향긋한 커피내음. 고개를 돌려 주위를 바라본다. 온통 커피숍 들이다. 한집 건너 한집이 아니라 바로 옆에 붙어있다.

‘마치 거대한 대기업들 속에 있는 우리 엠씨드와 같구나’라고 생각하며 그 곳의 사람들을 바라본다. 크지 않은 이 커피숍에는 늘 붐비며 늘 줄을 서서 기다린다. 바로 옆에는 거대한 커피 기업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늘 이 커피숍을 찾으며 잠깐의 기다림을 즐긴다.
바로 이 카페에서 나는 중소게임 업체들이 강한 중소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첫째, 최고의 제품(Purple Cow) 으로 승부한다. 시장에서 주목받는 좋은 제품으로 ‘보랏빛 소’를 만들어야 한다. 게임은 재밌어야 하고 커피는 맛을 보장해야 한다. 게임은 안정적인 시스템과 환경에서 개발되어야 하고 커피는 좋은 원두를 잘 로스팅 할 때 최고의 제품이 나온다.

둘째, 일하는 사람들이 즐거워야 제품이 잘 나온다. 게임과 커피를 만드는 사람들은 자신의 게임과 커피에 자신을 가지고 즐겁게 만들어야 비로소 좋은 제품이 나온다. 만드는 사람들이 즐겁고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그러한 제품을 과연 시장에서 유저들은 받아줄까? 게임개발자들과 바리스타들이 모두 자부심을 가지고 즐겁게 일할 때 최고의 제품은 나오는 것이다.

셋째, 좋은 제품에는 적절한 가격을 받아야 한다. 좋은 제품이 만들어 졌을 때, B2C 이거나 B2B 이거나 적절한 가격을 받지 못한다면 열심히 밤을 새서 그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만든 사람들의 노고는 무엇이 될까? 다소 시장에서 가격이 비싸게 보이더라도 스스로 좋은 제품일 경우에는 그 프로젝트에 속해 있는 모든 사람들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은 보장되어야 한다.

물론 그 가격에 제품을 구입한 사람들 역시 더 큰 만족감을 얻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넷째, 시장과 유저 지향적인 크리에이티브한 제품 개발이다. 게임은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참신함으로 승부한다. 그리고 커피 역시 다양한 로스팅과 블렌딩을 통한 크리에이티브한 제품 개발로 서비스 될 때 시장과 고객들은 그 진가를 알아준다. 
 
마지막으로 고객 지향적인 서비스와 마케팅이 있다. 그 커피숍에는 매월마다 판교에 인접해 있는 각 회사들을 매장 내 보드에 소개하며 그날 방문하는 행사회사의 직원들에 대해서는 무료로 사이즈 업을 해준다.
 
또한 내린 커피가 맛이 없거나 식는다면 돈을 받지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게임 역시 고객들에게 먼저 친화적인 인정받는 서비스를 제공할 때, 그리고 고객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마케팅을 보여줬을 때 비로소 제품에 유입되고 유지가 될 것 이다.

[김상연 엠씨드 대표 ceo@mseed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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