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 골드 차이나 빗장 풀리나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수요 환경 급변…블랙마켓·불법 복제 등 자취감춰

중국 모바일게임시장이 우리나라의 황금어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게임에 이어 모바일게임도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신데렐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블랙마켓과 복제, 해킹 등으로 정상적인 판매가 어려웠던 시장도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시장이 워낙 폐쇄적일 뿐만 아니라 중국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우리 기술을 따라잡고 있어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아직은 쉽게 성공을 장담할 수 없지만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그동안 블랙마켓, 복제, 불법해킹 문제 등으로 접근할 수 없는 시장으로 여겨져 왔다. 컴투스가 이미 2003년에 중국에 지사를 설립해 상당한 공을 들였지만 공을 들인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해 고전해 온 것만을 봐도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감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같은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대세로 등장하면서 유통구조가 투명해지고 불법복제가 어렵게 되는 등 우리나라 모바일게임이 뚫고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 한국산 히트작들 속속 등장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새롬빌딩에서 ‘중국 모바일 게임 세미나’가 열렸다. 네오윈게임즈와 두두차이나가 공동 주최한 이 세미나에는 현재 중국 진출 열기를 입증하듯 모바일 관계자 120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세미나에서 김선우 두두차이나 대표는 현재 중국 스마트폰 유저가 지난 1년 새 1억 7000만명 유저로 증가했고 하루 46만 5000명이 매일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중 모바일 게임 시장을 이용하는 유저가 30%정도 되며 계속 성장 중이라고 전했다.
 기존 대형 모바일 업체인 게임빌, 컴투스와 더불어 중소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가속화 되기 시작했다. 핀콘과 위드래곤, 모빌팩토리와 현재 모바일 시장 대세로 주목받고 있는 위메이드도 가세한다.

 중국시장에 가장 먼저 공을 들인 것은 컴투스(대표 박지영)였다. 이 회사는 지난 2003년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해 일찍이 시장확보에 나섰다. 그동안 매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분위기는 매우 좋은 편이다. 특히 중국큐큐게임센터에 ‘타워디펜스’ ‘몽키배틀’ 등 론칭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게임빌(대표 송병준)도 ‘제노니아’ ‘킹덤앤드래곤’을 거쳐 ‘다크어벤져’ 출시로 중국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특히 ‘다크어벤져’는 중국 무료게임 매출부분에서 20위권에 진입해 빠른 시일 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올해 초 모바일 브랜드 ‘위미’를 출범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대표 김남철, 남궁훈)는 강력한 라인업을 내세워 중국 시장에 나선다. 많은 증권 전문가들은 위메이드의 성공을 일찍이 점치고 있으며 ‘윈드러너’ 일본 진출에 이어 중국 시장에서의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초 ‘윈드러너’를 시작으로 ‘에브리타운’ ‘에어헌터’ 등 다양한 장르에서 국내 성적이 좋고 대기 중인 라인업만 5개작인 상황이라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중소 모바일업체들의 중국시장 진출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먼저 핀콘(대표 유충길)은 ‘헬로히어로’를 앞세워 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 작품은 유니티3D엔진으로 제작된 RPG 게임으로 180여개의 다양한 영웅 캐릭터와 77개에 달하는 메인스테이지로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지난 2월 출시된 후 지난달 구글플레이 매출 3위, 앱스토어 1위를 기록, 현재까지도 순위권 안에 머무르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에 중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에 ‘헬로히어로’를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는 삼국지 인기가 높은 만큼 유비, 관우, 장비, 여포 등 주요 명장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위드래곤(대표 조장래)은 ‘퍼즐삼국지’를 오는 7월 국내 출시와 동시에 중국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이 작품은 크로스플랫폼 작품으로 6월 3일 웹게임으로 먼저 출시됐다.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RPG, SNG, 전략, 퍼즐 요소가 모두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는 현재 중국시장은 모바일 작품만 계약이 돼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국내 출시 전부터 중국과 인도, 태국, 대만, 베트남 시장 계약을 체결 돼 눈길을 끌고 있다.

 모빌팩토리(대표 배영진)는 지난달 초 ‘콰이러펑펑펑’을 이미 중국 시장에 내놓은 상태다. 이 회사는 NHN과 지분투자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지원을 받고 있다. 모빌팩토리는 이를 바탕으로 현재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10여개 플랫폼에 ‘콰이러펑펑펑’을 출시, 이후 iOS 버전을 선보이며 점차 유저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은 현재 인구수 만큼이나 빠른 스마트폰 보급률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곳 중 하나”라며 “위험부담을 감수할만큼 매력적인 곳이 중국”이라고 말했다.

# 투명한 유통구조 확대

 이처럼 중소업체, 대형업체 가릴 것 없이 중국 시장 진입에 서두르는 이유는 강력한 유저풀과 더불어 그동안 골머리를 썩혀왔던 문제들이 차츰 해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블랙마켓, 복제, 해킹 등은 중국 시장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돼왔던 것으로 작년을 기점으로 차츰 중국내에서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또 작년에 80여개에 달하던 중국 오픈마켓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흡수통합되는 분위기를 보이며 최근에는 10여개의 마켓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 마켓들은 텐센트, 91.com, 360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예전 피처폰 시절에는 중국 퍼블리셔 업체가 작품 다운로드 수를 숨기기 쉬워 국내 업체 매출이 제대로 계산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급이 증가하면서 게임 형식이 피처폰과 달리 네트워크 형식으로 바뀌어 한국 개발사가 직접 서버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정확한 매출산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기존에는 대형 업체가 직접 중국에 지사를 설립해 유통하는 경우가 아니면 중소 업체들은 엄두를 내지 못냈다. 그러나 점차 스마트폰으로 넘어 오면서 유통과정이 투명해져 중소업체들도 중국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고 있다.

 또 복제도 예전처럼 쉽지 않게 변했다. 최근 모바일 작품들의 경우 복잡한 미들코어가 대세를 이루면서 불법복제가 어렵게 된 것이다. 중국 시장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점차 장르가 이동해 팡류와 같은 단순한 작품에서 벗어나 장시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하고 있다. 중국도 기술력이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기획부분과 연출능력에 있어서 아직 국내 기술을 따라잡을 수 없어 많은 중국 바이어들이 국산 게임을 찾고 있다.

# 텐센트 ‘위챗’에 큰 기대

중국 유저만 3억명을 보유하고 있는 텐센트의 ‘위챗’에 우리 업체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위챗’은 우리나라의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로 여기에 게임을 도입할 경우 어마어마한 시장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조만간 위챗에 ‘게임하기’와 같은 서비스를 론칭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는 ‘위챗’ 해외 이용자만도 5000만 명이 넘어 연내 글로벌 5억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위챗’ 게임하기는 마크 런 텐센트게임즈 대표 직속으로 팀이 꾸려져 비밀리에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텐센트가 자체적으로 많은 게임을 보유하고 있어 1차적으로 텐센트 작품이 먼저 ‘위챗’에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수익 배분이 9:1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챗’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는 업체가 100여 곳이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새롭게 변모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업체들의 성공을 장담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온라인과 달리 기술격차가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중국 업체들이 유통채널을 꽉 잡고 있어 우리 업체들이 치고 들어갈 여지가 그만큼 적기 때문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중국시장이 분명 매력적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호락호락한 것은 절대 아니다”며 “성공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퍼블리셔와 손잡고 철저히 현지화 하는 등 많은 노력이 필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수빈 기자 subink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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